韓 수출, 중동 전쟁에도 사상 첫 두 달 연속 800억달러 상회
2026.05.01 10:04
AI 훈풍 올라탄 반도체, 13개월 연속 최고 실적
단가 오른 석유 제품도 전년 대비 수출 40% 증가
중동 전쟁 장기화와 미국 관세 변수에도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두 달 연속 800억달러를 돌파했다. 무역 수지도 처음으로 두 달 연속 200억달러를 넘어서며 역대급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SSD 수요 급증이 수출을 견인했고,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석유 제품 수출 단가 상승도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2026년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8.0% 증가한 858억9000만달러(약 127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월간 수출 기준 두 번째로 높은 규모로 지난 3월 기록한 역대 최대 수출액(866억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800억달러를 넘어섰다. 조업 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도 35억8000만달러(약 5조3000억원)로 3개월 연속 30억달러를 상회했다.
수입은 16.7% 증가한 621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237억7000만달러(약 35조원)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흑자 규모가 189억7000만달러 늘어난 것으로, 역대 4월 기준 최대 실적이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2월 이후 1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수출 호조를 가장 크게 견인한 것은 반도체였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73.5% 증가한 319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328억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300억달러를 넘겼으며, 13개월 연속으로 해당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낸드플래시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메모리 고정가격은 1년 전 대비 DDR4 8Gb가 870%, DDR5 16Gb가 662%, 낸드 128Gb가 766% 각각 상승했다.
AI 인프라 확대 수혜는 SSD를 포함한 컴퓨터 수출로도 이어졌다. 컴퓨터 수출은 515.8% 급증한 40억8000만달러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신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11.6% 증가한 1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제품 수출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석유제품 수출은 39.9% 증가한 51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수출 물량 증가보다는 단가 급등 영향이 컸다. 실제 석유제품 수출 물량은 36.0% 감소했다. 정부의 휘발유·경유·등유 수출 통제 영향으로 품목별 수출 물량은 전년 대비 휘발유 43.0%, 경유 23.2%, 등유 99.9% 각각 감소했다. 그러나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05.4달러로 55.6% 상승하고, 석유제품 수출 단가 역시 톤당 1432달러로 118.5% 급등하면서 전체 수출액은 오히려 늘었다.
석유화학 수출은 유가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 일부 반영되며 7.8% 증가한 40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내수 공급 확대 영향으로 수출 물량 자체는 20.9% 감소했다.
자동차 수출은 중동 전쟁에 따른 물류 차질과 미국의 자동차 관세 영향으로 5.5% 감소한 61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수출은 각각 23%, 9% 증가하며 감소 폭을 일부 상쇄했다.
지역별로는 중국·미국 수출이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대중국 수출은 반도체·컴퓨터·무선통신기기 수출 호조에 힘입어 62.5% 증가한 177억달러를 기록하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미 수출은 자동차·차 부품 등 관세 대상 품목은 부진했지만, 반도체·컴퓨터 등 관세 예외 품목 중심으로 증가하며 54.0% 늘어난 163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대중동 수출은 자동차·일반기계 부진 영향으로 25.1% 감소한 12억7000만달러에 그쳤다.
수입에서는 원유 수입액이 유가 급등 영향으로 13.1% 증가한 70억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 영향으로 수입 물량 자체는 줄었지만, 단가 상승 폭이 이를 웃돌았다. 반도체 장비 수입은 59.9%, 컴퓨터 수입은 35.6% 각각 증가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중동 전쟁이 두 달 이상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수출 800억달러 이상, 무역수지 200억달러 이상을 기록했다”며 “전 세계적인 AI 투자 확대와 유가 상승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공급망을 확보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 품목 경쟁 심화와 원재료 수급 불안 등 수출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는 만큼 마케팅·금융·보험 지원과 수출 시장 다변화 정책 등을 통해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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