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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까지 가는 가장 영리한 방법[이기진의 만만한 과학]

2026.04.30 23:07

이기진 교수 그림
이기진 서강대 물리학과 명예교수
나는 아폴로 키즈다. 1969년 ‘아폴로 11호’를 통해 인간이 달에 가는 모습을 직접 목격한 세대다.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은 달 표면 ‘고요의 바다’에 착륙해 인류 최초로 달 위를 걸었다. 나는 그 ‘달나라의 장난’ 같은 장면을 낡은 브라운관 TV로 보며 과학자의 꿈을 키웠다.

그로부터 57년이 지나, 다시 달 탐사를 목표로 하는 유인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가 약 10일간의 달 왕복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구로 돌아왔다. 비행거리는 111만8000km다. 이 여정을 위해 지구를 떠날 때는 액체수소와 액체산소, 고체 추진제를 사용했고 비행 중 궤도를 미세 조정할 때는 스위치만 누르면 즉시 점화되는 하이퍼골릭 연료를 활용했다.

아르테미스 2호는 지구를 28바퀴 도는 것과 맞먹는 거리를 여행했다. 이 거리를 자동차로 갔다면 얼마만큼의 휘발유가 필요했을까? 보통 승용차 연비로 계산하면 약 7만4000L의 휘발유가 든다. 2L 생수병으로 약 3만7000병 분량이다. 하지만 아르테미스 2호는 자동차처럼 계속 연료를 태우며 움직이지 않았다. 처음에 로켓 추진력으로 지구 중력을 탈출해 달까지 가는 궤도 속도를 얻은 뒤에는 관성과 달의 중력을 이용해 이동했다.

중력이 존재하는 한 물체는 끌리는 힘에 의해 곡선 궤도를 그린다. 아르테미스 2호는 달 근처를 비행하며 달의 중력을 이용해 궤적을 바꾼 뒤, 다시 지구 중력을 이용해 지구로 귀환하는 궤도를 택했다. 이를 ‘프리 리턴 궤도’라고 한다. 추가적인 대규모 엔진 점화 없이도 안전하게 지구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르테미스 2호에는 4명의 우주인이 타고 있어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달까지 가는 도중에 큰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반드시 엔진을 켜야만 귀환할 수 있는 구조였다면 위험 부담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달의 중력을 이용하는 프리 리턴 궤도를 선택해 막대한 추가 연료 없이도 자연적인 경로로 지구로 귀환할 수 있었다.

이처럼 지구와 달의 중력 궤도를 이용한 우주비행의 이론적 출발점은 18세기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조제프루이 라그랑주에게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천체 운동을 설명하는 중요한 수학적 토대를 만들었다. 이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궤도 설계 전문가 로버트 파커 등이 이 원리를 발전시켜 복잡한 우주 탐사선의 궤적을 설계했다.

냉전 시기 아폴로 11호의 목표는 최대한 빨리 사람을 달에 보내고 무사히 귀환시키는 것이었다. 그래서 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아르테미스 2호는 천천히 가면서 중력의 힘을 활용해 연료를 절약하는 방식을 택했다. 앞으로 발사될 아르테미스 3호의 목표는 달 착륙이다. 이번 성공으로 머지않아 달나라 여행이 현실이 될 것이다.

앞으로 몇 년이 지나면 달나라 여행이 지구인의 일상으로 자리 잡을까? 1783년 인류는 최초로 지구의 중력을 거슬러 열기구를 타고 하늘을 날았다. 뜨거운 공기는 가벼워 위로 올라간다는 간단한 물리학적 원리를 이용했다. 그리고 이제는 중력을 이용해 우주를 여행하는 시대가 왔다. 이런 과학적 발전과 인간의 도전 정신을 보면 인류의 위대함을 느낀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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