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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P 철책 대신 AI·로봇"…육군,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전면 전환

2026.04.30 17:54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육군이 인공지능(AI)과 드론, 로봇을 결합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전방 경계작전에 실제 적용하며 전투 패러다임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병력 중심 감시체계를 무인화·자동화 체계로 대체해 인력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탐지·판단·대응을 통합한 전투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육군은 29일 충남 계룡대에서 국방부 출입기자단 대상 정책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중장기 전력 운용 방향을 공개했다. 12·3 비상계엄 이후 육군이 공식적으로 미래 전력 구조를 설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규하 육군참모총장은 "2018년 '아미타이거(Army TIGER)' 개념을 통해 드론봇과 개인전투체계 기반 전투구조를 준비해 왔다"며 "기술적 제약으로 지연됐던 전력화가 현재는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김규하 육군참모총장이 29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언론 정책설명회에서 기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육군 제공] 2026.04.30 gomsi@newspim.com

육군은 2028~2030년을 목표로 드론 전력화를 추진 중이다. 중대급부터 군단급까지 전 제대에 작전 목적별 드론 운용체계를 구축하고, 드론을 개인화기 수준의 '상시 운용 전투수단'으로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전방 GOP와 해안 경계작전은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 제5보병사단 GOP와 제23경비여단은 드론, 다족보행 로봇, AI 기반 감시체계를 결합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시험 운용 중이다. 기존에는 철책을 따라 병력이 상시 배치돼 감시 임무를 수행했지만, 현재는 고성능 CCTV, 열상감시장비(TOD), 각종 센서가 수집한 정보를 AI가 실시간 분석하는 '과학화 경계체계'가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족보행 로봇은 험준한 산악지형과 철책 인근 접근 제한 구역까지 투입된다. 야간·악천후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순찰과 감시를 수행하며, 반복 임무를 대체해 장병 피로도와 위험 노출을 줄인다. 실제 GOP에서는 로봇이 전방을 순찰하고 병력은 후방에서 원격 통제하는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해안·강안 경계작전에서도 드론 활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강원 동해안 등 광범위한 해안선을 담당하는 제23경비여단은 드론을 활용해 절벽, 암석지대, 수풀 등 기존 병력 접근이 어려운 사각지대를 정밀 감시한다. 드론은 GPS 기반 위치정보와 영상을 실시간 전송해 지휘부와 공유하며, 이상 징후 발생 시 즉각 대응이 가능한 구조를 구현하고 있다.

29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열린 언론 정책설명회에서 기자들이 육군의 K2 총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육군 제공] 2026.04.30 gomsi@newspim.com

전투 양상도 근본적으로 바뀐다. 드론은 감시를 넘어 타격 임무까지 수행하는 전력으로 확장되고, 로봇은 위험지역 투입 및 지원 임무를 담당한다. 유인 전력과 무인 전력이 동시에 작전을 수행하는 '유·무인 협동 전투(MUM-T)' 개념이 실전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AI는 각종 센서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위협을 식별하고 최적 대응안을 제시하는 '전장 두뇌' 역할을 수행한다. 지휘결심 속도를 단축하는 핵심 요소다.

부대 운용 방식 역시 'Army TIGER+' 개념을 중심으로 재편된다. 병사 개인장비, 드론, 전투차량, 지휘소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실시간 정보 공유와 동시 작전 수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구조다. 기존 단계별 보고 체계에서 벗어나 현장 데이터가 즉시 전장 전체로 확산되는 방식이다.

행정과 업무 체계도 디지털 중심으로 전환된다. 반복 업무는 자동화되고, 장병들은 모바일 기반 시스템을 통해 업무를 처리한다. AI는 자료 분석과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는 단순 전투체계 변화가 아니라 군 조직 운영 방식 전반의 구조 개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육군 장병들이 훈련 중 유탄발사 드론을 운용하고 있다. [사진=육군 제공] 2026.04.30 gomsi@newspim.com

육군은 이러한 전환을 총괄하기 위해 본부 내 장성급 조직인 '미래전략부' 신설도 검토 중이다. AI, 드론, 데이터, 네트워크 등 첨단 전력 도입과 작전 개념, 조직 개편을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군 내부에서는 "감시병력 중심의 전방 경계 개념이 기술 중심 체계로 전환되는 분기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드론·AI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통신망 교란, 사이버 공격, 전자전 대응 능력이 새로운 핵심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goms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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