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의식불명인데 "아들 사고로 한밑천 잡으려 하나"…체육회 고위 간부 망언에 발칵
2026.05.01 09:10
김나미 사무총장, 지원 약속 부인 및 피해자 가족 비판
대한체육회 유승민 회장…직접 만나 사과 예정
[파이낸셜뉴스] 불의의 사고로 8개월째 병상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학생 복싱 선수의 가족을 향해, 대한민국 체육계를 총괄하는 대한체육회 고위 간부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 공분을 사고 있다.
1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전남 무안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A군은 지난해 9월 제주 서귀포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경기 도중 쓰러져 의식을 잃은 뒤 현재까지 병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시 현장에는 119구급차가 아닌 사설 구급차가 대기 중이었고, 이송 과정에서 구급차가 길을 헤매는 등 응급 대처가 미흡해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 안타까운 사고와 관련해 최근 김나미 사무총장이 사고 직후 피해자 가족에게 약속했던 지원을 부인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김 사무총장은 피해자 가족의 대응 방식을 비판하고,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한 선수의 상태에 대해 단정적으로 언급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해 공분을 샀다.
사고 직후 A군의 부모에게 "100% 책임지겠다"고 장담했던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이후 입장을 바꿔 지원을 거부한 것은 물론, 입에 담기 힘든 폭언을 쏟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목포 MBC가 보도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사무총장은 A 군의 상태와 관련해 "아이는 처음부터 가능성이 없었다. 이미 뇌사다. 이제는 깨어날 수 있는 확률이…" 등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나아가 "저희는 정말 그런 거 하고 비교하고 싶지는 않지만, 마라톤 대회에서 사고로 한 사람이 죽었는데 가족들이 장기 기증을 했다"며 장기 기증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까지 했다.
또한 피해 부모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대화를 녹음하려 하자 "아들 이렇게 된 걸로 뭔가 한밑천 잡으려고 하는 건가 할 정도로 굉장히 기분 나빴다"는 말까지 내뱉었다.
파문 커지자 유승민 체육회장 조기 귀국 결정
논란이 확산하자 제6회 산야 아시아비치경기대회 참석차 해외에 머물고 있던 유승민 회장은 이날 긴급 온라인 회의를 소집해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
유 회장은 "선수의 생명과 안전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위로와 공감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하며, "귀국 즉시 선수와 부모님을 직접 찾아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리고 선수의 완쾌를 위해 체육회가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사태 수습을 위해 현지 일정을 조정하고 조기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대한체육회도 기관 차원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체육회는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중학생 복싱 선수 사고 관련 사무총장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큰 상처를 입은 선수와 가족, 그리고 실망감을 느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사무총장의 부적절한 발언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며 "선수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할 공공기관의 책무를 저버린 매우 중대한 문제임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대내외 소통 과정과 내부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파문을 일으킨 김 사무총장에 대한 구체적인 징계는 아직 논의되지 않은 상태다.
체육회 관계자는 "우선 피해 선수 가족에 대한 사과가 먼저"라며 "이후 사안에 대해 꼼꼼히 검토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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