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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천주혁·김성훈...2026 100대 CEO 첫 선정 영예 [CEO 라운지]

2026.04.30 21:01

매경이코노미가 2005년부터 선정해온 ‘100대 CEO’가 올해로 22년째를 맞았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 새로 이름을 올린 CEO들이 많았다. K뷰티, 인공지능(AI)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낸 중견기업, 스타트업 CEO들이 대거 포진해 눈길을 끌었다.

일러스트 : 정윤정
K뷰티 도약 이끈 CEO

에이피알 김병훈, 구다이글로벌 천주혁

대표적인 인물이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다. 김병훈 대표는 사람은 누구나 늙는다는 사실을 거대한 시장으로 읽었다. 피부 고민을 해결하는 화장품에서 시작했지만 시선은 늘 그 다음에 있었다. 집에서 쓰는 뷰티 디바이스, 피부과 수준의 전문 장비, 나아가 항노화 소재까지 김 대표가 그리는 사업의 끝은 단순한 K뷰티가 아닌 ‘안티에이징 산업’이다. 김 대표는 “에이피알은 화장품, 미용기기를 넘어 미용 의료기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류의 노화를 극복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혀왔다.

실적도 우상향 곡선을 그린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527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11%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3655억원으로 1년 전 1227억원에서 197% 급증했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1조2258억원으로 전년 대비 207% 증가했다.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제2의 K뷰티 붐이라는 ‘순풍’을 탄 덕분이다.

자본 시장도 에이피알을 더 이상 단순 뷰티 기업으로 보지 않는다. 뷰티 업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17~20배를 웃도는 25~30배 수준의 프리미엄이 붙는다. 그 결과 상장 2년 만에 시가총액은 16조원대로 커지며 기존 대형 화장품사를 앞서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K뷰티 대표 주자’ 천주혁 구다이글로벌 대표도 올해 첫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천 대표는 인수합병(M&A)으로 K뷰티 산업 구조를 바꾼 인물이다. 단일 브랜드 중심 성장에서 벗어나 다양한 브랜드를 묶어 확장하는 전략으로 외형을 끌어올렸다. 구다이글로벌 매출은 매년 급성장하는 중이다. 2023년 1396억원, 2024년 3309억원에서 지난해 1조47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2년 만에 매출 규모를 10배 이상 늘린 셈이다.

천 대표는 성장 잠재력 있는 브랜드를 선별해 인수한 뒤 글로벌 유통망과 운영 역량을 결합해 외형을 키우는 전략을 펼쳐왔다. 2019년 ‘조선미녀’ 인수를 통해 브랜드 사업으로 전환한 후, 2024년 티르티르·스킨1004·아이유닉, 지난해 라운드랩(서린컴퍼니)과 스킨푸드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천 대표가 중시한 것은 ‘멀티 브랜드 레이블’ 구조다. 각 브랜드 독립성과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유통·운영 인프라는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브랜드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글로벌 시장 대응력을 높이는 구조다. 기존 K뷰티 기업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천 대표는 “궁극적인 목표는 로레알처럼 100년 이상 지속되며 시대를 관통하는 ‘문화유산’ 같은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실리콘투를 이끄는 김성운 대표 역시 100대 CEO에 신규 진입했다. 실리콘투는 K뷰티 열풍을 타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1조1163억원, 영업이익은 20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1%, 영업이익은 49% 늘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핵심 경쟁력은 잘 갖춰진 물류 인프라와 플랫폼 전략이다. 역직구(해외 소비자가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것) 플랫폼 ‘스타일코리안’을 통해 기업 간 거래(B2B)와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를 아우르는 이중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다. 해외 거점에 전사적자원관리(ERP·기업 내 생산, 물류, 재무, 회계 등 경영 활동 프로세스를 통합적으로 연계해 관리하는 시스템) 체계를 촘촘히 구축하고 국내에서는 물류 로봇 시스템(AGV)을 도입해 국내외 효율을 끌어올렸다.

AI 업계 CEO도 돋보여

업스테이지 김성훈, 퓨리오사AI 백준호

요즘 핫한 AI 업계에서는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가 단연 눈길을 끈다. 최근 업스테이지 뒤에 따라붙는 타이틀은 ‘유일무이’다. 정부가 5300억원을 들여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1차 평가에서 유일한 스타트업으로 선정된 덕분이다.

업스테이지는 ‘솔라 오픈 100B’를 앞세워 1차 평가를 통과했다. 경쟁 모델과 비교해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특히 ‘글로벌 개별 벤치마크 평가’ 항목에서 LG AI연구원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미 서비스화돼 활용 중이란 점도 눈에 띈다. 솔라 오픈은 ‘아숙업(AskUp)’ ‘솔라 오픈 서치(Solar Open Search)’ ‘솔라 딥 리서치(Solar Deep Research)’ 등 서비스에 적용되고 있다. 업스테이지는 2차 평가에서 솔라 오픈 100B 모델을 200B 모델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어 이외에도 영어, 일본어 등 3개 언어를 지원할 예정이다.

AI 스타트업으로는 이례적으로 눈에 띄는 실적도 나오는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170억원)만으로도 2024년 연간 매출(138억원)을 넘어섰다. 여세를 몰아 김성훈 대표는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업스테이지는 프리 IPO 과정에서 1조3000억원가량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를 고려하면 최소 2조원 이상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목표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역시 100대 CEO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대선 후보 시절 첫 공식 일정으로 퓨리오사AI를 방문해 인공지능 분야 희망을 보여준다고 호평한 일화는 널리 회자된다.

백 대표는 창업 당시부터 성능 중심이던 AI 인프라 경쟁 기준이 전력과 비용, 운영 효율성으로 옮겨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 구조와 다른 칩 설계를 선택해 확고한 제품 차별화를 이뤄냈다. 퓨리오사AI의 강점은 설계를 넘어 실제 생산에 도달하는 실행력이다. 퓨리오사AI는 올해 1월 2세대 AI 가속기 레니게이드(RNGD) 양산에 성공하며,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반 AI 반도체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 기업으로 올라섰다. 2023년 1세대 신경망처리장치(NPU·인공지능 핵심인 딥러닝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된 반도체) 상용화에 이어, 올해 2세대 양산까지 도달하며 독자 경쟁력을 증명했다.

새내기 CEO뿐 아니라 15회 이상 선정돼 ‘명예의 전당’ 입성을 기대하는 CEO도 꽤 많다.

올해로 17회째 이름을 올린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돋보인다. 지난해 미래에셋금융그룹 고객자산(AUM)은 1000조원을 넘어섰다. 1997년 자본금 100억원으로 출발한 지 28년 만이다. 글로벌 19개 지역에서 사업을 펼치며 해외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는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세전이익 약 1조4300억원 가운데 3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명실상부한 글로벌 투자 전문 그룹으로 도약했다는 평가다.

올해로 16회째 선정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본업 경쟁력 극대화’에 힘쓰는 중이다. 지난해 이마트 영업이익은 3225억원으로 전년 대비 585% 증가했다. 위기 속에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빠르게 정착시켰다는 평가다.

이들 외에도 오랜 기간 100대 CEO에 선정된 인물이 꽤 많다. 신창재 교보생명 이사회 의장은 18회, 최태원 SK 회장은 17회, 이재현 CJ 회장과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은 각각 16회 이름을 올렸다.

[김경민 기자 kim.kyung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7호(2026.04.29~05.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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