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시내버스 정기상여는 통상임금” 확정…수당 산정 기준은 ‘보장시간’
2026.04.30 16:23
미지급 수당 산정 때 ‘간주 근로시간’ 기준
서울 시내버스 기사가 지급받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버스 기사들이 소송을 제기한 지 9년여 만에 나온 결과다. 대법원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해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재산정할 때는 실제 근로시간보다 긴 ‘간주 근로시간(보장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30일 동아운수 소속 버스 기사 97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 중 원고패소 부분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동아운수 소속 버스 기사들은 전년도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해 미지급금과 지연금을 지급하라며 회사를 상대로 2016년 9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회사가 기본급의 100%인 상여금을 짝수달마다 지급해 왔고, 이는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을 갖기 때문에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버스 운행 시간을 입력하는 서울버스운송시스템(BMS)에는 운행 준비나 대기 시간이 포함되지 않아, 연장·야간·휴일수당이 실제 노동시간보다 더 적게 지급되었다고도 했다.
반면 회사 측은 상여금에는 고정성이 없다며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등에 대해선 “기존 관행이나 노사 간 묵시적 합의에 반해 민법상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했다.
1심은 과거 ‘고정성’이 있어야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이 진행 중이던 202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고정성 요건을 폐지하는 새로운 판례를 내놓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의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고, 버스 기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간주 근로시간보다 짧은 실제 근로시간만큼만 수당을 지급하도록 판시했다. 간주 근로시간은 실제 연장·야간근로시간과 관계없이 노사 합의에 따라 일정 시간 동안 일한 것으로 간주하는 시간을 뜻한다. 실제 근무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주로 쓰는 방식으로, 보장 근로시간(보장시간)이라고도 한다.
대법원은 이날 원심에서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판단은 유지했다. 더불어 2심에서 실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미지급 수당을 지급하도록 한 판결은 문제가 있다며 파기하면서 버스 기사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노사 간에 실제 근로시간과 관계없이 일정 시간을 연장·야간근로시간으로 간주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며 “상여금을 반영한 통상시급을 재산정하고, 그에 따른 미지급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산정할 때는 원고들의 연장·야간근로시간이 보장시간에 미달하더라도 그 보장시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원심 판단은 “근로시간 보장 약정에 관한 법리 오해”라고 했다.
이 사건은 서울 시내버스 노사 간 최대 쟁점으로 큰 논란이 됐다.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동아운수 2심 판결 후인 지난 1월에 임금 협상을 진행했으나, 높아진 통상임금을 반영한 임금 인상률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결국 버스 파업으로 이어졌다.
이날 판결은 통상임금의 고정성 요건이 사라진 대법원 판례가 시내버스 회사에 첫 적용된 사례이다. 앞으로 파기환송심을 거쳐 판결이 확정되면 회사들의 부담과 공공 재정 투입은 더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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