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는 없애고 코인은 내년부터 과세?"…형평성 논란 재점화
2026.04.30 14:47
금투세와 형평성 논란 재점화…"에어드롭 등 세부 과세 기준 필요"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정부가 가상자산 과세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이후 불거진 과세 형평성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과세 폐지를 당론으로 채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아 정책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박정열 국세청 개인납세국장은 지난 29일 세종시 국세청에서 열린 ‘5월 종합소득세·지방소득세 신고' 브리핑에서 가상자산 과세 관련 질문에 대해 "국세청은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라며 "내년부터 발생하는 가상자산 소득에 대해 과세하도록 법이 제정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발생한 가상자산 소득에 대해서는 2028년 종합소득세 신고부터 신고받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특별히 변동된 사항은 없다"고 덧붙였다.
당초 지난해 1월 시행 예정이던 가상자산 과세는 지난 2024년 12월 여야 합의로 2년 유예됐다. 다만 과세 유예와 함께 금투세가 폐지되며 주식 등 전통 금융자산과의 과세 형평성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치권의 입장은 엇갈린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과세 제도 자체를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24년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를 주장한 데 이어 올해는 아예 과세 페지를 당론으로 채택한 것이다.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코인원 본사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현장 간담회에선 국민의힘 지도부와 거래소 대표들이 모여 현행 과세 체계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송언석 국힘 의원은 "금투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가상자산 과세는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며 "1300만 명이 넘는 국민이 참여하는 시장인 만큼 업계 의견을 반영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은혜 의원은 "과세 기준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부터 걷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거래 과정에서 이미 부가가치세 성격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만큼 이중과세 논란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수영 의원 역시 "가상자산 소득세를 부과할 만큼 국세청의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며 "국내 거래소 중심 과세가 이뤄질 경우 해외 거래소로 자금이 이동하는 풍선효과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과세 원칙과 시장 상황 사이에서 입장 정리가 지연되면서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과세 인프라보다 세부 기준 부재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특히 에어드롭, 하드포크 등 다양한 소득 유형에 대한 과세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실제 과세 단계에서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다.
최근 불거진 ‘니모닉 구문’ 유출 논란도 과세 당국의 준비 수준에 대한 의문을 키웠다. 가상자산 지갑에 접근할 수 있는 민감 정보가 외부로 노출돼 과세 당국의 보안 역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국세청은 민간 자문위원을 영입하는 등 보안·과세 체계 보완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과세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지만 세부 기준과 시스템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특히 에어드롭, 하드포크 등 다양한 소득 유형에 대한 과세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과세 여부를 넘어 제도 설계의 완성도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황석진 동국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과세 시스템 준비는 상당 부분 진행됐지만, 에어드롭 등 소득 유형별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정책 방향과 기준은 국회와 기획재정부 차원에서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국제 암호화 자산 자동 정보교환 보고 체계(CARF) 도입에 맞춰 정비를 진행하고 있지만, 과세에 대한 구체적인 시스템 요구사항은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가상자산 과세 여부는 국회의 입법 판단에 달릴 전망이다. 금투세 폐지 이후 형평성 논란이 커진 가운데, 과세 유지와 폐지를 둘러싼 정치권 논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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