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view 로고

VIEW

스텔스기
스텔스기
[르포] KF-21 산실 사천 KAI 가보니…전세계 하늘에 태극마크 새길 준비 끝

2026.04.30 07:01

KF-21 양산1호기. [사진=KAI]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경남 사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격납고에 들어서자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태극마크를 단 채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앞에 서자 대한민국이 만든 전투기가 세계 하늘을 비행한다는 말이 실감났다. KF-21은 단순한 차세대 전투기를 넘어 세계 시장을 향한 출발점처럼 서 있었다.

KF-21은 방위산업 역사에 획을 그을 만한 이정표다. 세계 8번째로 4.5세대 이상 초음속 전투기 독자 개발국에 대한민국 이름을 새겨넣은 주인공이다.

사실 KF-21 탄생 과정은 불가능에 도전한 서사나 다름 없었다. "한국은 못 만든다"는 회의론과 우려도 적지 않았다. 천문학적 개발 비용을 둘러싼 예산 논란이 이어졌고 미국에서 핵심장비 관련 기술 이전을 거부하기도 했다. 수차례 난관을 넘긴 끝에 2001년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첨단 전투기 자체 개발 포부를 밝힌 지 25년만에 10년6개월에 걸친 체계개발을 거쳐 KF-21 양산 1호기가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KF-21 시제기 최종조립 모습. [사진=KAI]


그렇다면 KF-21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고정익동 생산라인에 들어가니 KAI 엔지니어들이 KF-21 제작에 한창이었다. 기둥 없이 넓게 펼쳐진 공장에는 일정 간격으로 놓인 전투기 동체들이 각각의 공간에 자리잡고 있었다. 소음도 분진도 없었다. 빠르게 움직이는 컨베이어 벨트도 불꽃 튀는 용접 장면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한 대의 기체를 중심으로 한 정교한 작업이 이어졌다. 전투기는 과학·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결정체인 만큼 기술적 난이도가 높다. 거대한 정밀 기계 혈관을 잇고 기체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엔지니어들 모습에서 장인의 집중력과 자부심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투기 제작은 전방·중앙·후방 동체를 하나로 결합하는 작업으로 이뤄진다. 항공기 앞·가운데·뒤·날개를 각각 만들어 연결하는 방식이다. KAI가 개발한 동체자동결합체계(FASS)를 이용해 레이저로 정밀하게 연결 지점을 파악하고 유압 기둥을 움직여 위치를 미세하게 조정한다.

항공기시스템기술1팀 김철희 부장은 "과거에는 광학 장비로 정렬하느라 나흘이 걸렸지만 지금은 레이저 트래커를 활용해 반나절이면 끝난다"며 "오차 범위는 A4 용지 4분의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KF-21 주익동체결합장치. [사진=KAI]


생산 방식과 속도 또한 일반 제조업과 다르다. KAI 관계자는 "부품은 30만개가량이고 전선도 40㎞씩 들어간다"며 "자동차 생산공장처럼 모든 공정을 자동화할 수 없기에 숙련된 인력들이 이를 제대로 조립하지 않으면 전투기를 만들 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철희 부장은 "자동차 공장에서는 기본 5만대 생산을 기준으로 하는데 이곳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투기 F-16가 40년간 6000대 정도 생산했다"고 전했다. 그만큼 생산공정이 복잡하고 완성까지 오래 걸린다는 이야기다. KF-21 경우 14개월, FA-50은 10개월가량 소요된다.

기체 내부를 보면 최대한 많은 연료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큰 연료 탱크는 중앙 동체에 위치하며 비행 때 날개 쪽 연료부터 먼저 소모된다. 조종석에는 대형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다. 터치 기반 인터페이스를 통해 임무컴퓨터로 명령을 전달받거나 직관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열을 식히기 위한 별도 냉각장치도 적용된다. 조종석 아래에는 낙하산과 생존 물품이 담긴 75㎏에 달하는 비상탈출 키트가 자리잡고 있다.

KF-21 최초 양산1호기 최종 조립 모습. [사진=방위사업청]


KF-21은 두 대의 엔진을 기반으로 동체 하부 반매립 무장창 4곳과 양 날개에 각각 2곳씩 최대 8발의 공대공 무장을 장착할 수 있다. 중장거리 공대공미사일 '미티어'가 대표적이다. 현재는 무장을 외부에 장착하는 구조지만 향후 내부 무장창으로 전환 가능하다. 무장이 완전 매립되면 레이더 반사면적이 줄어들어 스텔스 성능이 크게 향상된다. 사실상 5세대 스텔스기로 진화 로드맵이 확정된 셈이다.

KF-21은 최고 속도 마하 1.8 항속거리 약 2900㎞를 갖춘 4.5세대 전투기로 설계됐다. 스텔스기와 비슷한 저피탐 형상과 첨단 항전장비,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 현대적 데이터링크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KAI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자체 플랫폼이 없어서 레이더, 엔진, 미사일 무엇을 만들어도 통합해보기 어려웠다"며 "자체 플랫폼이 있어야 무장과 시스템을 자유롭게 연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F-21 출고식 모습. [사진=청와대]


이는 수출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KF-21은 단순한 국산 전투기 확보를 넘어 플랫폼 주권을 확보하는 사례다.

다만 엔진과 중장거리 공대공미사일 등 국산화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엔진 경우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제품을 쓰기 때문에 수출 때 미국 정부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공급망 문제도 변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쳐 끊어진 공급망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부장은 "전세계적으로 이 분야 공급망이 무너진 후 회복되지 못해 과거 납기까지 1년 걸리던 알루미늄·티타늄 등 주요 소재도 2~3년이나 소요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래도 희망이 보인다. 현장에는 KF-21은 20여대가 조립 중이었고 같은 공간에서는 말레이시아와 폴란드 수출을 위한 FA-50 생산도 진행되고 있었다. KF-21은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천 공장은 수출 전초기지로 자리잡고 있었다.

KF-21이 머지않아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 하늘을 누빌 날도 멀지 않아 보였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

댓글 (0)

0 / 100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스텔스기의 다른 소식

스텔스기
스텔스기
4시간 전
“최강 스텔스기라더니”…F-22, 중국 앞마당서 약점 드러낸 이유 [밀리터리+]
스텔스기
스텔스기
4시간 전
"최강 스텔스기라더니"…F-22, 중국 앞마당서 약점 드러낸 이유 [밀리터리+]
스텔스기
스텔스기
7시간 전
해외 미군 재배치 신호탄… 유럽과 달리 韓은 영향 제한적일 듯 [트럼프...
스텔스기
스텔스기
18시간 전
"中, 주일미군기지 본뜬 시설 만들어 무인기 타격 훈련 실시한 듯"
스텔스기
스텔스기
2일 전
[인터뷰 전문] 신지호 "전재수 강점 '친화력'…그걸 넘어서는 한동훈"
전투기
전투기
3일 전
“F-35급 아니라더니”…KF-21, 미·중·러 전투기판에 오른 이유 [밀리...
f
f
3일 전
“F-35급 아니라더니”…KF-21, 미·중·러 전투기판에 오른 이유 [밀리터리+]
스텔스기
스텔스기
2026.04.14
美, 역봉쇄에 상륙함-F35 스텔스기-수직이착륙기 다 투입했다
스텔스기
스텔스기
2026.04.05
스텔스기 감청도 가능? AI 앞세워 미군 작전 노출하는 중국 기업들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