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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생산적금융'…5대금융, 기술금융대출은 10%에 그쳐[only이데일리]

2026.04.30 18:44

'담보 중심 대출' 관행에 기술보유 벤처·중기 소외
尹정부 후 5대 은행 기술금융대출 40조원 줄어
"대출 넘어 금산분리 완화로 지분투자 허용해야"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5대 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 36조원의 생산적금융을 공급했다고 밝혔지만, 기업 보유 기술의 가치를 평가해 대출하는 ‘기술금융대출’은 1분기 3조원대(순증 기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을 기준으로 봐도, 1분기 기업대출액은 15조원을 넘어서며 각사별 생산적금융 목표치는 채웠지만, 이 중 기술금융대출은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금융사들이 첨단 기술을 가진 기업을 발굴하기 보다, 실적 채우기에 급급하면서 담보가 없는 혁신·첨단 분야 중소기업에게는 충분한 자금이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5대 은행 중 3곳은 기술금융 비중 10% 안돼

30일 은행연합회의 기술금융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기술금융대출 잔액은 164조 8251억원으로 지난해 말(161조 2517억원) 대비 3조 5734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전체 기업대출은 15조 483억원(844조 7254억→859억 7737억원) 늘었다. 기업대출 증가액에서 기술금융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23.7%에 그친 것이다.

기술금융대출은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 은행이 자체적으로 또는 기술신용평가기관(TCB)에 기술력과 재무정보 평가를 의뢰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자금을 대출해주는 방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술금융대출은 담보가 아니라 중소·벤처기업이 가진 기술을 근거로 대출을 실행한다”며 “첨단·전략산업 기업 육성이라는 생산적금융의 취지에 가장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은행별 기술금융대출은 신한은행이 1조7741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국민은행(1조 1767억원), 농협은행(3303억원), 우리은행(2554억원)이 뒤를 이었다. 하나은행은 370억원으로 1.2%에 그쳤다. 이는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내세워, 경쟁사 고객의 은행 갈아타기를 유도하는 ‘제로섬’ 경쟁을 벌인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진행하는 특판 등 금리경쟁으로, 대출 규모가 큰 기업들이 다른 은행 대출로 갈아타면 순증액 차이가 벌어지는 것”이라며 “1분기와 2분기에 5대 은행들이 순차적으로 기술금융대출 특판을 진행하고 있어, 그 실적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5대 은행 최근 3년 기술금융 40조원↓

5대은행의 기술금융대출액은 최근 3년간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 시기인 지난 2014년 도입된 기술금융대출은 잔액 기준으로 2017년 3월 100조원, 2019년 10월 200조원, 2021년 7월 300조원을 연이어 넘기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초기인 2022년 11월 343조 56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3년 넘게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5대 은행을 중심으로 기술금융대출 축소가 두드러진다.

5대 은행 기술금융대출은 2022년 11월 204조 6095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올 3월 164조 8251억원으로 3년 4개월간 40조원 가량 줄며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왔다. 같은 기간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은 기술금융대출 잔액이 105조 3963억원에서 133조 9493억원으로 28조 5530억원 순증했다. 기술금융대출이 국책은행 위주로 증가하면서, 5대 은행은 이를 줄이고 안전한 주택담보대출 등 담보 대출을 늘려온 결과로 풀이된다.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에서 담보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말 기준 77.0%에 달한다.

그러다보니 5대은행의 기술평가 역량은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금융위원회 테크평가위원회가 매년 반기별로 시행하는 은행 기술금융 실적에 대한 평가인 ‘테크평가’에서도 평가 1위는 2022년 하반기 이후 줄곧 기업은행이었다. 가장 최근 평가인 2025년 상반기 평가에서도 자체적으로 기술신용평가가 가능한 자체평가은행에서 ‘우수’ 등급을 받은 곳은 5대 은행 중 농협은행이 유일하다.

전문가들은 금산 분리 완화 등을 통해 기술금융을 대출은 물론 투자까지 영역을 확대해야 진정한 생산적금융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기술금융은 보증서를 통한 대출 중심이라 ‘무늬만 기술금융’이라는 비판이 많았고, 은행들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대출을 늘릴 필요성이 부족하다”며 “기술금융대출이란 기존 제도를 바탕으로 금산분리 완화 등을 통해 은행이 자체 기술 심사 역량을 강화해 첨단 벤처기업의 지분 투자까지 영역을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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