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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발 한 달 만에 또 도박판 개설…법 비웃는 '꾼들'[only 이데일리]

2026.04.30 06:09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지난 2023년 3월 문을 연 서울 도봉구의 한 게임장에는 ‘불타는 불새’, ‘태평양’, ‘불여우’ 등 릴게임기 102대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손님들은 쌓은 점수를 현금으로 환전했다. 연인 사이인 두 피고인이 1년여 동안 모은 돈은 약 2억원에 달했다. 단속이 임박하자 이들은 직원들에게 “환전 영업은 없었다”고 입을 맞추도록 지시하며 증거를 감추려 했다. 서울북부지법은 지난 1일 이 도박업장과 관련한 피고인 둘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피고인별로 추징금 약 9817만원을 선고했다.

최근 불법 도박장 운영으로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도박개장죄 검거 인원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도박개장죄는 불법 도박장을 개설·운영하거나 장소를 제공해 이익을 취하면 성립하는 죄로 도박판을 벌이고 수익을 챙기는 운영자에게 적용된다. 홀덤펍처럼 일반 음식점으로 위장해 수수료를 챙기거나 릴게임기를 설치하고 점수를 현금으로 환전해주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도박개장 검거 4년새 3.2배 증가


29일 이데일리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주영 의원실(개혁신당)을 통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박개장죄 검거 인원은 2020년 2028명에서 2021년 1724명, 2022년 1937명, 2023년 2460명으로 완만하게 증가하다 2024년 6558명으로 전년 대비 2.7배 뛰었다. 4년 전과 비교하면 3.2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 가운데 도박개장죄로 이미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같은 범행을 저지른 동종 전과자도 같은 기간 210명에서 414명으로 약 두 배 늘었다. 재범 시점을 보면 마지막 적발 이후 3년이 넘어 다시 잡힌 경우가 2024년 기준 158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적발된 지 1개월도 채 안 돼 다시 검거된 경우도 2024년 9명으로 형사처벌이 사실상 억지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판결에서도 이런 사례가 확인됐다. 서울 중랑구에서 홀덤펍 뱅커로 일하던 A씨는 2024년 4월 도박장소개설 혐의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A씨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타인 명의 계좌와 연결된 체크카드를 시간당 1만원을 주고 빌려 손님들로부터 현금을 이체받는 수법을 동원하는 등 범죄가 더 치밀해졌다. 두 달 뒤인 같은 해 6월 26일 그는 또다시 경찰에 붙잡혔다.

A씨가 뱅커로 가담한 이 홀덤펍은 2024년 3월 31일부터 업주 B씨가 운영을 총괄하는 방식으로 문을 열었다. 게임 테이블 2개를 설치하고 일반 음식점으로 위장한 채 손님들의 베팅액 중 10%를 수수료로 챙겼다. 잡혀도 다시 판을 벌이는 구조가 반복된 셈이다. 서울북부지법은 지난 1일 A씨 등 4명에게 징역 6~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업주 B씨에게 추징금 약 4939만원을 물었다.

홀덤펍으로 위장한 불법 도박장 내에서 손님들이 게임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도박범죄도 2년 만에 2배 늘어…“가벼운 처벌이 문제”

이처럼 처벌에도 불법 도박장이 사라지지 않는 가운데 시장 자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단순 도박죄 검거인원도 2022년 8249명에서 2024년 1만 7129명으로 2년새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도박개장죄(운영자)와 단순 도박죄(참가자)가 동반 급증했다는 건 불법 도박 시장 자체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검거 급증의 배경으로 사이버 공간을 통한 불법 도박 접근성 확대와 청소년 도박 수요 증가를 꼽았다. 집행유예가 반복되는 양형 관행이 재범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도박 개장범죄에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양형 관행이 재범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라며 “도박의 멍석을 깔아준 도박개장죄를 도박죄보다 훨씬 강력하게 처벌한다는 분명한 형사정책적 메시지를 현재보다 더 선명히 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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