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 160엔 돌파..엔 가치 1년9개월래 최저
2026.04.30 15:44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엔·달러 환율이 30일 장 중 달러당 160엔을 돌파하며 엔 가치가 1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동 정세 장기화로 국제 유가 상승 기대가 커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엔 매도, 달러 매수세가 커진 영향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60.60엔까지 상승(엔화 가치 하락)하며 2024년 7월 이후 약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엔화 가치 최저)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8~160엔 사이에서 움직였다. 중동 정세 긴장에 따른 '위기 시 달러 매수' 압력이 강했지만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시장 개입을 경고하며 엔화 매도세를 억제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동 정세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고유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자 엔·달러 환율은 1개월 만에 다시 160엔선을 넘어서게 됐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이란 정권이 미국의 핵 개발 계획에 대한 합의에 응할 때까지 해상 봉쇄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원유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며 달러 매수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
미국의 금융정책도 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미 연준은 지난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12명의 위원 가운데 8명이 찬성을, 4명이 반대 의견을 냈다.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서 공식적인 반대 의견이 4명이나 나온 것은 1992년 10월 6일 이후 34년 만이다.
금리 동결에 찬성한 위원 8명 가운데 3명은 향후 금리 인상보다 인하가 더 유력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완화적 기조'를 성명에 포함하는 데에는 반대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하다는 해석이 확산됐다. 이는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수입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 기대와 합쳐져 엔화 매도, 달러 매수로 이어졌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실수요를 제외한 달러 대비 엔화 순매도 규모는 지난 21일 기준 약 1조1800억엔으로 당국이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섰던 2024년 7월 이후 약 1년 9개월 만에 최대다.
이구치 게이이치 리소나홀딩스 시니어 전략가는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기자회견은 금리 인상에 비교적 적극적인 '매파'적 입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엔저가 진행됐다"며 "투기적인 엔화 매도·달러 매수가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모로가 아키라 오오조라은행 수석 시장 전략가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9엔을 넘어가는 구간에서 달러를 사려는 실수요에 더해 원유 가격 상승으로 엔저를 예상하는 투기 세력의 달러 매수, 엔화 매도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1엔을 돌파할 가능성도 점쳤다. 한 일본계 은행 외환 딜러는 "월 말에는 엔화 매도가 나오기 쉬워 달러당 161엔을 넘는 엔저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사키 도루 후쿠오카파이낸셜그룹 수석 전략가는 "최근 엔저가 펀더멘털에 따라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아마도 정부 개입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일본의 장기 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2.5% 선을 넘어 29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이날 일본 채권 시장에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2.535%까지 올랐다. 이는 1997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닛케이는 "일본 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채권 매도가 우세한 상황"이라며 "유가 상승에 엔화 약세도 다시 불거져 물가 상승 우려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미 연준의 금리 동결로 미국의 장기 채권 금리가 상승한 점도 일본 국채 시장에 영향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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