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사망 '급발진 소송' 2심 본격화…국과수 감정관 증인 선다
2026.04.30 19:01
[강릉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2022년 12월 강원 강릉에서 이도현(사망 당시 12세) 군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민사소송의 항소심 재판에 사고 차량을 살폈던 국과수 감정관이 증인으로 나선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민사2부(심영진 부장판사)는 30일 도현이 가족 측이 KG모빌리티(이하 KGM·옛 쌍용자동차)를 상대로 제기한 9억2천만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두 번째 변론기일에서 도현이 가족 측의 추가 증거조사 신청을 모두 받아들였다.
주목할 점은 사고 차량의 상태를 조사하고 감정서를 작성했던 국과수 감정관에 대한 증인 신청 채택이다.
도현이 가족은 '기계적 결함은 없으며 운전자가 페달 오조작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국과수 감정을 믿을 수 없다며 줄곧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발생'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KGM 측은 국과수 분석을 핵심 근거로 내세워 "페달 오조작"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재판부가 국과수 감정서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감정관을 대상으로 증인신문을 진행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서 오는 7월 9일 열리는 변론기일에서 감정 결과를 둘러싼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국과수에서 페달 오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본 근거인 변속레버 변경, 사고기록장치(EDR) 기록, 제동등 점등 여부, 고장코드 분석 등 감정 결과에 대한 신문이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1심에서 차량 파손 부위를 분석한 감정인에 대한 파손 부위 보완 감정과 블랙박스 영상 음향분석 감정인에 대한 사실조회 신청도 받아들였다.
1심에서의 증거조사에 더해 항소심에서도 추가 증거조사가 이뤄짐에 따라 쟁점이 보다 명확해지고,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법정 공방이 한층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릉=연합뉴스) 강원 강릉에서 2022년 12월 이도현(사망 당시 12세) 군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해 차량의 결함에 의한 급발진 여부를 밝힐 '재연 시험'이 2024년 4월 19일 오후 강릉시 회산로에서 진행됐다. 도현 군의 아버지 이상훈씨가 재연 시험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이날 재판에서는 양측이 프레젠테이션 자료(PPT)를 활용한 변론을 진행했다.
도현이 가족은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자동차가 정상적인 주행 상태에서 ECU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급발진이 발생한 사고"라며 "국과수와 피고의 가설과 과학적 근거 없는 주장은 모두 반박되었으므로 항소심에서는 실체적 진실에 기초한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KGM 측은 "급발진이 아닌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사고"라며 "국과수 감정 결과와 EDR 기록, 분당 회전수(RPM) 분석 그래프, 브레이크등 미점등, 브레이크 오버라이드 시스템(BOS) 미작동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이 사건 사고는 2022년 12월 6일 강릉시 홍제동에서 발생했다. 당시 도현군을 태운 2018년식 티볼리 에어 차량에서 급가속 현상이 나타나 사고로 이어지면서 도현군이 숨지고 운전대를 잡았던 도현군의 할머니가 다쳤다.
도현이 가족이 제기한 민사소송의 1심을 심리한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도현군의 할머니가 가속페달을 제동페달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도현이 가족은 손해배상 소송에서 결함 입증 책임 주체를 '소비자→제조사'로 전환하는 제조물 책임법 일부개정법률안, 이른바 '도현이법'이 제정해달라고 국회 국민동의 청원을 냈으나 지난 21대 국회에서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된 데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법안 심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conanys@yna.co.kr
(끝)- [이 시각 많이 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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