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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 유능함인가 도덕성인가

2026.04.30 00:38

맹경환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메타의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고대 로마 제국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를 꼽은 적이 있다. 그 때문인지 그의 둘째 딸 이름을 아우구스투스(Augustus)의 영어식 이름인 어거스트(August)로 짓기도 했다. 40년 동안 로마 제국을 통치한 아우구스투스는 제국 번영의 기틀을 마련한 황제로 추앙받고 있다. 아우구스투스 이후 200여년은 로마의 힘으로 세계 평화가 유지되던 ‘팍스 로마나’로 일컬어진다. 아우구스투스는 뛰어난 업적에도 불구하고 도덕적인 면에서 후한 평가는 받기 힘든 인물이다. 그는 수많은 혼외정사로 악명 높은 황제였다. 심지어 친구의 아내조차 외도의 대상으로 삼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런 비도덕성에도 불구하고 저커버그 같은 사람들이 아우구스투스를 존경하는 이유는 그의 유능함 때문일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개인적으로는 도덕적 흠결이 많지만 유능했던 지도자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수많은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지만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냉철한 판단력으로 핵전쟁의 위기를 막아낸 대통령으로 기억된다. 특히 아폴로 계획을 추진해 미국의 기술 패권을 확립했고, 인권 문제에서도 실질적인 진보를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프랑스의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역시 재임 기간 중 혼외 자녀를 뒀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유럽 통합의 기틀을 마련하고, 사형제 폐지 등 프랑스의 개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가리지는 못했다. 반대로 역사는 도덕적이지만 무능했던 지도자들도 수없이 증언한다. 미국의 허버트 후버 대통령은 개인의 자율과 성실, 자선이라는 청교도적 가치를 굳게 믿고 실천하며 당대 최고의 인도주의자라는 칭송을 받았던 인물이다. 하지만 대공황이라는 국가적 재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무능한 대통령의 대명사가 됐다. 대공황 당시 실업자들이 만든 빈민촌은 ‘후버빌(Hooverville)’이라고 불리며 그의 이름 자체가 경제 실패의 상징이 됐다. 후버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도덕적이면서 유능한 지도자가 있다면 최선이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인물을 찾기는 힘들다. 안타깝게도 도덕은 눈에 보이지만 무능은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는다면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매번 선거나 청문회를 보면 도덕성을 공격하며 흠집을 내는 데 집중한다. 유능함이라는 보이지 않는 실력을 검증하기보다 도덕적 흠결을 들춰내는 것이 대중의 분노를 자극하기 훨씬 쉽기 때문이다. 곧 지방선거가 있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지지 않았지만 아마도 후보들 간에 도덕성 공방이 난무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지도자의 유능함을 뒷전으로 미룰 때 그 대가는 고스란히 공동체의 몫으로 돌아온다. 길게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우리나라의 지도자 중에서도 누구나 ‘좋은 사람’이라는 평은 들었지만 부동산 정책 실패를 통해 국민을 고통에 빠뜨린 사례는 가까운 과거에도 있었다.

다시 아우구스투스로 돌아가 보자. 그는 “내가 발견한 로마는 진흙으로 되어 있었지만 내가 남기는 로마는 대리석으로 되어 있을 것”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진흙 속에서 고결함만을 외치는 지도자보다는 설령 부도덕함이 섞여 있더라도 견고한 대리석 도시를 남기는 지도자가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지도자의 부도덕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치는 성인군자를 감별하는 도덕 시험장이 아니라 국민의 삶에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현장이어야 한다. 선뜻 동의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수 있지만 지도자의 진정한 도덕성에는 유능함도 포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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