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50배 키운 삼성…파운드리 부활, AI글래스 신사업으로 성장 잇는다
2026.04.30 12:12
메모리 넘어 전사 실적 반등 구상
파운드리, 조만간 2나노 대형 수주
엔비디아 LPU·광통신모듈도 양산
멀티모달 AI 탑재한 글래스 출시
“폰·가전 근본적 사업체계 개선”
HBM 중 신형 HBM4가 매출 과반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 전략마케팅실장은 30일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다수의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터(HPC) 대형 고객사와 2㎚(나노미터·10억 분의 1m) 수주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일부 고객과는 가까운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강 실장은 “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따라 메모리 공급 타이트 현상이 지속되면서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턴키로 확보하려는 고객 수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1.4나노 공정도 계획된 일정에 맞춰 순조롭게 개발 중이고 하반기에는 2나노 2세대 공정 기반 모바일향 신제품 양산을 시작하고 4나노의 경우 메모리향 베이스다이와 신경망처리장치(LPU) 신제품 양산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운드리는 메모리와 달리 상대적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지만 2분기 이후 대형 수주 등을 통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함께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에 이르는 반도체(DS) 부문 전 영역에 걸친 성장동력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강 실장은 “파운드리는 1분기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고객 수요 ‘상저하고’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은 감소했다”면서도 “2분기에는 두 자릿수 이상 매출 성장 및 손익 개선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4나노 공정 역시 폭발적인 수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강 실장은 “4나노 고대역폭메모리(HBM)4 베이스다이가 차별적 경쟁력을 인증받으며 선단 공정 수요를 견인하고 있어 이에 부응하기 위한 공급 확대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주와 중화권 지역의 전장과 로보틱스 고객들과도 2나노와 4나노 채택을 활발히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차세대 융합 기술과 신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 영역에서 고대역·저전력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는 ‘실리콘 포토닉스(CPO)’ 기술 선점에도 나섰다. 강 실장은 “첨단 공정과 3D 패키징 기술을 활용한 CPO 기술을 개발 중이고 다수 글로벌 대형 고객과 사업화 논의를 병행하고 있다”며 “특히 광통신 모듈 대형 업체와는 올 하반기부터 곧바로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모바일에 편중됐던 파운드리 사업 구조의 체질 개선도 순항 중이다. 강 실장은 “정부 K-온디바이스 과제에서 무인기(에어로)용 칩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국내 팹리스, 디자인하우스(DSP)와 협력해 적기 양산을 추진 중”이라며 “여러 프로젝트들이 중장기 매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역시 칩플레이션(반도체 가격 급등)과 중동 전쟁 여파로 실적 부진 우려가 커진 완제품(DX) 부문도 신규 폼팩터와 로봇 등 신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 중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이르면 7월 영국 런던에서 열릴 신제품 공개 행사 ‘갤럭시 언팩’에서의 공개를 준비 중인 AI 글래스에 멀티모달(다중모델) AI를 탑재해 성능을 크게 끌어올릴 계획이다.
멀티모달은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와 소리, 영상 등 다양한 데이터를 복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모델이다. AI 글래스는 주변환경을 정교하게 인식하고 상호작용하는 비전(시각정보) 성능이 핵심인 만큼 멀티모달 AI를 탑재해 고성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AI 글래스는 구글 AI ‘제미나이’를 탑재하고 세계적인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의 디자인이 적용될 예정이다. 사용자의 시선에 따라 촬영이 가능하고 생성된 결과물을 제미나이가 음성 인식을 통해 해석해 전달하는 기능 등도 지원된다. 갤럭시 스마트폰을 포함해 4억 대 규모의 삼성전자 AI 기기와의 시너지를 통해 미국 메타, 중국 샤오미 등과의 경쟁을 예고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올해 AI 기기를 총 8억 대까지 확장해 갤럭시 생태계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로봇 사업과 관련해서는 “주요 부품의 내재화를 추진해 당사 로봇을 최적화한 맞춤형 부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도 개발해나가고 있다”며 “제조 생산 거점을 보유함으로써 제조향 로봇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홈과 리테일(용 로봇 사업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전했다. 자체 기술 개발에 더해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이은 협력사 확대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플렉트,그룹 인수를 통해 기술을 확보한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올해 1분기에만 연구개발(R&D) 11조 3000억 원, 시설투자(CAPEX) 11조 2000억 원을 투자했다. 연간으로는 역대 최고인 110조 원을 투자하고 로봇, 냉각, 의료 등 신사업 분야 인수합(M&A)도 적극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신사업 확장에 나서는 메모리 호황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은 부진을 면치 못해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해져서다. 칩플레이션과 중동 전쟁 영향으로 올해 1분기 디바이스경험(DX)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36% 감소한 3조 원에 그쳤다. 매출은 52조 7000억 원으로 소폭 느는 데 그쳤다. 가전 사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간 적자가 예상된다.
특히 스마트폰은 D램과 낸드 플래시 원가 부담이 30%까지 커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프리미엄(고급형) 스마트폰 원가 중 D램과 낸드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7%, 13%로 전분기 13%, 7%에서 크게 올랐다.
삼성전자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2분기 영업이익도 전분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요 협력사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통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예정이나 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포함한 DX부문의 2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원가 상승으로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고 했다.
회사는 “갤럭시S26 판매와 마이크로 RGB(적·녹·청) TV 및 AI 콤보 등 프리미엄 라인업 출시를 통해 제품 믹스를 개선하겠다”며 “원가 개선과 구조적 효율화. 중장기 조직 경쟁력 강화 등으로 근본적인 사업 체계 개선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 “M&A를 통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우려 속 메모리를 포함한 반도체(DS) 사업은 영업이익이 1년 만에 50배 가까이 늘며 회사의 창사 이래 유례 없는 성장을 견인했다. DS부문의 1분기 매출은 81조 7000억 원, 영업이익은 53조 7000억 원을 기록하며 전사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1조 1000억 원에서 48.8배로 커졌다.
엔비디아를 포함한 빅테크들의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낸드 플래시 수요가 급증한 덕이다. 특히 업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HBM4 판매 실적이 일부 반영되며 성장폭을 한층 더 키웠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은 “올해 당사 HBM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며 “HBM4의 차별화된 성능으로 고객 수요가 집중되고 있으며며 판매량은 이미 모두 솔드아웃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올 3분기부터 HBM4가 전체 HBM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D램과 낸드를 포함한 메모리는 공급 부족을 우려한 고객사들로부터 내년 공급분을 미리 주문하는 입도선매가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접수된 수요만으로도 내년 수요과 공급 격차가 심화할 것”이라며 “메모리 수요를 늘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팹 확정에 소요되는 리드타임을 감안하면 당분간 업계 내 메모리 공급 확대는 제약이 있으며 당사도 상당히 타이트한 재고 수준 하에서 대비하고 있지만 고객 수요를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고객사와는 3년 이상의 장기공급계약(LTA)도 체결했다. 박 CFO는 “과거 대비 투자 및 생산능력 운영 리스크가 높아진 상황에서 LTA를 통해 고객과 당사 모두 사업 안정성과 가시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사의 중장기 수요를 바탕으로 투자 규모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HBM4E 샘플을 공급해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한층 더 강화할 방침이다. 비메모리 사업 역시 메모리 경쟁력과의 시너지에 더해 스마트폰 칩 엑시노스와 파운드리 수주 확대를 통해 실적을 개선할 방침이다. 시스템LSI는 스마트폰 칩과 이미지센서 판매를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파운드리는 선단공정 제품 수요 증가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며 2나노 기술력을 바탕으로 선단공정 수주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과 손익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모바일 중심에서 AI, 자동차 등으로 사업 구조의 다변화를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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