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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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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밖 4·3 교육] ③ 수학여행과 1,948㎞ 달리기

2026.04.29 15:00

경북 문창고, 4·3 기리고자 2,100㎞ 달린 성금 기탁
교실 바꾼 '효리네 민박' 효과... '내 이름은'도 주목
[제주4·3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등으로 이젠 어엿하게 '대한민국의 역사'로 불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를 벗어난 4·3 교육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면서 4·3의 전국화와 세계화를 무색케 하고 있습니다. 이에 세 차례에 걸쳐 세계화 이전 제주 밖 '육지 교실'에선 미래세대를 대상으로 한 4·3 교육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경북 문창고 학생들이 제주 4·3을 기리기 위해 기획한 '1,948㎞ 달리기 프로젝트' 모습 (문창고 제공)


■ 달리기 성금 모아 기탁...'제주만의 역사 아니'

쉽지 않은 제주 밖 4·3 교육의 실상 속에서도 희망적인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올해 수행여행 때 제주를 찾은 경북 문창고등학교의 사례가 바로 그것입니다.

문창고 2학년 학생 100여 명은 올해 제주도 수학여행을 앞두고 스스로 기획한 '1,948㎞ 달리기 프로젝트'를 통해 125만 원의 성금을 모았고, 이를 4·3 평화재단에 기탁했습니다. 4·3 발발 연도인 1948년을 기리며 시작한 달리기는 목표를 초과해 2,100㎞에 달했습니다. 지난달 말 짧은 수학여행 일정 중에도 4·3평화공원을 방문해 참배도 했습니다.

지난달 말 수학여행 일정 중 제주4·3평화공원을 찾은 문창고 학생들 (촬영, 강명철 기자)

이 활동에 참가한 학생들은 "대한민국에 이런 아픈 역사가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 학생들이 이러한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태도를 지녔으면 좋겠다", "우리가 기억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활동을 하자라는 취지에서 제주도 공감 달리기 1,948km 달리기하고, 크라우드 펀딩까지 저희가 직접 실천으로 이어갔다" 등의 소감을 전했습니다.

모두 제주와 연고가 없는 학생들로 '4·3은 제주만의 역사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몸소 보여준 경우로 평가됩니다.

지난 2018년 방영된 JTBC '효리네 민박'


■ 교과서 너머 4·3 교육...'효리네 민박'과 '내 이름은'

그러나 이렇게 희망적 사례가 확산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단순 학교 교과서 교육을 넘어 사회 전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경기도에서 10여 년째 역사를 가르치는 A 교사는 지난 2018년 2월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효리 씨는 당시 프로그램에서 "제주도를 대부분 관광지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아픔이 있는 땅"이라고 했고, 이 발언은 두 달 뒤 맞게 되는 4·3 70주년과 맞물려 큰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A 교사는 "'효리네 민박'에서 4·3이 한 번 언급된 뒤로 교실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며 "(육지부에서) 2010년대 중반까지는 4·3을 가르치는 것에 뭔가 부담 같은 게 느껴졌다면, 방송 이후부터는 어떤 공감대가 확산된 거 같다는 게 체감됐다"고 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 15일 개봉해 5일 만에 10만 관객을 돌파한 <내 이름은>의 선전도 기대를 모읍니다. 이 영화는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개봉 초 관람평을 남기며 관심을 받았습니다.

지난 3일 열린 영화 '내 이름은' 제주 시사회에서 발언하는 정지영 감독 (사진, 신동원 기자)


정지영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4·3 당시 충격으로 9살 이전의 기억을 잊어버린 한 여성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삶의 존엄과 회복을 그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70여 년 전 4·3의 국가 폭력과 이후 1990년대의 학교 폭력을 교차해서 보여주면서, 과거의 비극을 박제된 역사가 아닌 지금 우리 아이들이 겪고 있는 일상적인 폭력의 문제와 연결해 풀어내기도 했습니다.

정 감독은 지난 3일 제주에서 열린 시사회에 "과거의 4·3과 현대의 학교 폭력을 연계해 연출했다"며 폭력을 극복하는 방법은 결국 '연대'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영화가 4·3을 모르는 중고등학생들에게 상당한 교육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일본에서 왔다는 한 관객도 "한강 작가의 수상을 통해 일본에서도 4·3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그런데 일본에서 4·3 논문을 읽어봐도, 그것보다 오늘 한 편의 영화가 얼마나 큰 힘을 갖게 되는지 느끼고 돌아갈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도 지난 16일 영화를 관람한 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역사의 진실은 덮어 놓는다고 묻히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바로 잡기 시작하면 그 순간이 바로 옳은 때"라며 "영원한 책임은 올바른 기억에서 시작된다. 영화 속 주인공이 이름을 되찾았듯이 제주 4·3의 상처에 제대로 된 '이름'을 찾아 주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지난 15일 서울의 한 극장에서 열린 '내 이름은' 상영회에서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사진,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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