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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아침에] 키신저가 본 섬뜩한 AI시대의 한반도

2026.04.30 06:02

가공할 위력 ‘AI 해커’ 등장에 전세계 긴장
AI혁명에 미중갈등, 일순간 전면전도 가능
키신저 “AI시대 동맹 안보 강화 더욱 중요”
북핵 정보유출 논란 딛고 한미신뢰 회복을
보안 특화 모델인 ‘미토스’를 선보인 미국 AI 기업 ‘앤스로픽’의 로고. 연합뉴스
2023년 11월에 작고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그해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화상 연설에 나섰다. 그는 100세 나이에도 또렷한 목소리로 인공지능(AI) 역량을 개발하는 핵무장국 미국과 중국의 무력 충돌 위험을 세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강연 2개월여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회담 덕에 가까스로 양국이 군사 충돌의 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도 했다. 실제로 미중 양국 정상의 회동은 그가 베이징과 워싱턴DC를 오가며 진행한 힘겨운 중재 덕택에 극적으로 이뤄졌다. 당시 중국 전투기는 수차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넘어 대만 본토를 위협했고 미국은 ‘항행의 자유’ 작전을 통해 대만해협을 통과하며 맞섰다.

키신저는 이날 강연에서 빠르게 발전하는 AI 기술이 일상생활을 넘어 각국 정부의 군사·행정망에 깊게 침투하면서 강대국 간 전면전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AI 혁명이 이전 어떤 과학 혁명보다 더 강하게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197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키신저는 외교·안보 분야뿐 아니라 미래 첨단 산업 흐름에 대한 탁월한 시각으로 명성이 높다. 그가 2021년 내놓은 ‘AI의 시대: 그리고 인류의 미래’라는 책에는 북한으로부터 핵 위협을 받고 있는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미중 간 전면전 상황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그는 북한이 미국 본토 공격을 결정하면 미국은 이를 즉각 탐지해 곧바로 요격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중국도 이를 바로 알아채 미국 미사일에 역공을 가할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놀라운 점은 북한의 도발에 이은 미중 간 전면전 개시가 0.003초 만에 진행될 것이라는 데 있다. 키신저는 AI로 인해 미래 전쟁은 인간이 인지할 수조차 없는 짧은 순간에 촉발될 것이라고 했다. 이것이 바로 미래 전쟁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키신저의 이런 섬뜩한 예언은 스스로 사이버 공격을 설계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AI 괴물 해커’의 등장으로 실제 상황에서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달 초 미국 AI 기업 앤스로픽은 전 세계 사이버 보안 지형도를 뒤흔들 최신 모델 ‘미토스’를 공개했다. 코드명 ‘카피바라’로 부른 차세대 AI의 테스트를 마친 앤스로픽은 이 모델의 일반 공개를 보류했다. 성능은 역대 최고지만 사이버 보안 리스크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는 점에서 파장을 우려해 스스로 빗장을 걸어 잠근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치명적인 위험이 있기에 일반 공개를 금지한 것일까. 미토스는 보안 전문가들이 수십 년간 찾아내지 못했던 버그를 단 몇 분 만에 찾아냈다. 더 놀라운 점은 미토스가 오류를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시스템을 마비시키거나 해킹 공격을 할 수 있는 코드까지 스스로 만들어냈다는 데 있다. 만약 이 AI 모델이 일반인 손에 들어가 특정 국가의 안보망이나 핵공격 프로그램에까지 침투하면 인류에게 말 그대로 끔찍한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앤스로픽 스스로 미토스에 강제 봉인 조치를 한 것이다. 하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빅테크의 AI 경쟁을 고려하면 다른 메이저 AI 기업이 미토스와 비슷한 모델을 만들어 낼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챗GPT가 본격 등장하기도 전에 키신저가 예언했던 AI 시대 강대국 간 전면전과 그 틈바구니에 낀 한국과 북한의 무력 충돌 위험은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정권의 생존 수단으로 해킹에 목을 매고 있는 북한은 AI 해커를 허투루 볼 리가 없다. 강력한 AI 해커 모델이 극단적 테러리스트 손에 들어가는 일은 상상조차 두렵다. 더구나 북한이 미토스와 같은 ‘디지털 핵무기’마저 손에 넣으면 키신저가 경고한 섬뜩한 미중 전쟁 시나리오가 한반도의 미래와 함께 오버랩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불거진 북핵 정보 유출 논란을 둘러싼 한미 간 파열음은 우려스럽다. 북핵 정보 유출 파장은 이미 미국이 한국과 북한 관련 정보 공유를 중단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정보 유출 논란으로 인한 갈등이 한반도 미래를 뒤흔들 수 있는 한미 동맹 훼손에 이르지 않도록 한미 간 불신을 하루라도 빨리 해소해야 한다. 키신저는 ‘모든 문명사회는 스스로 힘이든 동맹을 통해서든 자신을 지켜내야 한다’고 했다. 상시적으로 북핵 위협을 받고 있는 우리가 동맹의 힘을 강조한 키신저의 충고를 다시 한 번 깊게 새겨야 하는 이유다.

홍병문 서울경제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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