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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10주년, 구글 ‘에이전틱AI’ 사활…韓 기업 “협력 돈 될까” 눈치게임(종합)

2026.04.30 04:00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최고경영자(CEO, 왼쪽부터)와 이세돌 사범이 4월29일 서울 웨스틴 조선에서 개최된 '구글 포 코리아 2026'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이다. [사진=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2026년은 에이전틱AI의 원년입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이 입을 모아 외치고 있는 캐치프레이즈다. 올해 초 ‘오픈클로’ 충격에 더해 최근 앤트로픽의 ‘클로드 미토스’ 파장에 이르기까지, 에이전틱AI에 대한 관심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AI 도입률도 폭증하면서 빅테크들은 AI 모델 혹은 인프라를 판매할 고객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29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개최된 ‘구글 포 코리아2026’에서 향후 10년 AI 전략을 발표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행사에서 거듭 에이전틱AI 도입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사비스 CEO는 “우리가 제미나이를 통해 하려는 것은 직장과 일상에서 여러분을 돕는 일종의 범용 디지털 비서를 공급하려는 것”이라며 “비즈니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이러한 새로운 AI 도구를 효율적인 방식으로 업무에 통합하는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이전틱AI 쇄도…프런티어 모델 경쟁 격화

글로벌 AI 시장은 현재 ‘프런티어모델’ 자리를 두고 빅테크 3강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분위기다. 생성형 AI 열풍 주인공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제미나이’를 선보인 구글, ‘클로드’ 시리즈를 보유 중인 앤트로픽이 그 주인공이다. 물론 AI 관련 글로벌 기업으로는 메타나 알리바바 등 그 외 기업도 다수 있지만, 이들은 주로 오픈소스 AI 모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다 비교적 최근 들어 프런티어 경쟁에 합류한 상황이다.

프런티어모델이란 현존하는 모델 중 가장 고도화된 대규모 범용 AI를 의미한다. 프런티어모델을 중심으로 산업에 직접적으로 활용되는 ‘소형언어모델(sLM)’ ‘피지컬AI’ 등 다양한 파생 모델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프런티어 모델 우위를 선점해 AI 생태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이들의 목표다.

올해 에이전틱AI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그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AI가 단순히 주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론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직접 업무를 대신하는 진정한 의미의 ‘AI 비서’의 모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각사는 자사의 에이전틱AI 서비스를 구매해 줄 고객사를 찾는데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에이전틱AI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하면서 자사 에이전틱AI의 차별점을 내세우는 전략이다. 현재 산업계에 퍼져 있는 ‘AI 도입 없이는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를 파고들면서 지속적으로 자사 서비스 도입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이익을 강조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사비스 CEO도 이날 행사에서 “잡무나 브레인스토밍, 일상생활을 돕는 이러한 AI 에이전트 기술이 필요하다”며 “AI 비서에게 우리가 하고 싶지 않은 잡무를 대신하도록 하고 인간은 더 창의적인 작업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바로 에이전틱AI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협력사와의 파트너십 강화도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다. 오픈AI나 앤트로픽 등 경쟁사에서는 지난해 글로벌 지사를 다수 설립하는 등 공격적인 글로벌 협력 체계를 구축 중이다. 제아무리 전통 강자 구글이라지만 급변하는 AI 시대에서 ‘불변 강자’는 없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서 한국 협력사 전면에 선 것은 현대차그룹의 보스턴 다이나믹스다. 캐롤리나 파라다 구글 딥마인드 로보틱스 시니어 디렉터는 하사비스 CEO가 무대에서 내려 간 이후 한국 현대차그룹 자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협업 사례를 중심으로 자사 ‘제미나이 로보틱스 ER 1.6’ 모델을 소개했다.

캐롤리나 파라다 구글 딥마인드 로보틱스 시니어 디렉터가 4월29일 오전 11시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개최된 ‘구글 포 코리아2026’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그는 “피지컬 AI 모델이 혼자서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며 “AI 모델이 세상의 공간을 이해하고 추론하기 위해서는 모델을 탑재할 로봇이 필요하다.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파트너십이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올해 초 선보인 휴머노이드 이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에도 구글의 제미나이 로보틱스를 적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피지컬AI 모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공식 행사에 앞서서 국내 주요 파트너사와 별도로 비공개 회담도 진행했다. 같은 장소에서 오전 9시부터 ‘리더스 AI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한 것이다. 행사에는 카림 아유브 구글딥마인드 부사장이 참석해 파트너사들과 질의응답 형식의 회담을 진행했다.

국내 기업 관계자로는 이선주 LG생활건강 대표를 비롯해 정석근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 유경상 SK텔레콤 AI CIC장, 케빈 조 LG유플러스 CSO, 이준영 야놀자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대표, 김세웅 카카오 AI시너지 부사장, 허서홍 GS리테일 사장, 윤상현 CJ ENM 대표, 이진희 CJ올리브영 플랫폼사업총괄,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외에도 스타트업에서 박민준 뤼튼AX 대표,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 등도 자리했다. 총 17개사 26명 관계자가 자리했다.

박민준 뤼튼AX 대표는 “현재 AI 수요 과다에 따른 자원부족(AI 숏티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구글 딥마인드 전략을 물었다”며 “아유브 부사장은 모델 발전에 역행하는 베팅을 지양하라고 이야기하면서 AI 기업들은 AI 모델의 통제에 필요한 하네스 등에 집중할 때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오후에는 국내 주요기업 마케팅책임자(CMO) 및 클라우드 책임자와 구글 관계자 회동이 진행됐다.

윤구구글코리아 사장이 4월29일 서울 웨스틴 조선에서 개최된 '구글 포 코리아 2026'에서 발표 중이다. [사진=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구글과 협력’ 타이틀 좋지만…“AI로 진짜 돈벌 수 있나” 눈치게임

참여자 중 일부 기업 관계자들은 구글과 긴밀한 사업 협력 논의를 위해 리더스 AI 라운드 테이블 행사 이후 관계자들과 추가로 논의를 진행했다.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방식을 모색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하사비스 CEO는 지난 26일 한국에 입국해 27일부터 이재명 대통령과 회동을 시작으로 국내 정부·기업 관계자와 릴레이 미팅을 진행했다. 27일에는 이 대통령과 배경훈 부총리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만났다. 28일에는 4대그룹(삼성·SK·현대차·LG) 총수와 연달아 만났다.

업계에서는 이번 하사비스 CEO 방한을 통해 어떤 굵직한 협력 사례가 구체화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 강자이면서 동시에 AI 기업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유력 기업의 ‘AI 수장’이 방문한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소프트웨어 인프라 측면에서 구글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기업 AI 전략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란 기대다.

물론 이것이 단순히 ‘구글과 AI 협력’이라는 타이틀에 그칠 것인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현재 AI 시장은 여전히 영업손실 늪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이익이 나타나고 있는 곳은 AI 모델·서비스 영역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업에 기반한 하드웨어 시장이다.

구글과 같이 AI 모델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운 기업 입장에서는 AI 하드웨어 인프라에 들어간 비용 이상의 AI 서비스 매출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사 AI를 통해 실제로 매출 성과 및 투자대비이익(ROI)을 낸 협력사례가 필수적인 상황이라는 해석이다.

구글이 한국을 얼마나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고 있는지도 한국 기업 입장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다. 다수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는 한국을 ‘빠른 IT 전환’ 특성을 가진 테스트베드 시장으로 보고 있다. 파트너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시장 인식과 자사 자원을 모두 고려해 구글에게 받을 수 있는 것과 내어줘야 하는 것을 철저히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윤구 구글코리아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한국 AI 시장 특수성에 주목하며 “한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제미나이 이용량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자 이용자 82%가 AI를 성장을 돕는 파트너로 정의하는 ‘AI 퍼스트무버’ 국가”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협력사들은 자사의 AX 전환 과정에 구글이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두고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다. 적절한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 상승 효과를 보기 위해 구글이 어떤 지원을 해줄 수 있는지를 보면서 협력 창구를 모색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리더스 AI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허서홍 GS리테일 사장은 “현재 GS리테일도 구글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으려고 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체적으로 회사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데이터부터 살펴보고 있다”며 “제한된 예산으로 각종 디지털 전환을 진행해야 되다 보니까 관련해 (아유브 부사장에게) AI 전환 전략에 대해 물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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