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 재판 취소? 셀프 면죄부 논란 불가피
2026.04.30 00:53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권 조작 기소 의혹 국정 조사’에 이어 새 특검을 추진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쌍방울 사건 등에 대한 공소 취소 권한을 특검에 주는 특검법안을 추진하려는 것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위헌적 입법”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직접 기소하지 않은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 권한을 특검에 부여하는 것은 사건을 심리해 유·무죄 여부를 판단하는 사법부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거대 여당이 입법권을 남용해 헌법이 정한 삼권분립 원칙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특검 시각에서 검찰 수사가 위법했고, 조작 기소가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그건 법원에 의해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며 “범죄 사실에 대한 유·무죄 판단이나 검찰이 수집·제출한 증거가 조작됐는지 여부는 모두 사법부가 판단해야 할 사항”이라고 했다. 특검이 검찰이 기소한 사건에 대해 자의적으로 판단해 공소 취소를 할 수 있게 특검법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소취소는 검사가 제기한 공소를 자진해서 철회하는 절차다.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지휘해 진행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공소를 취소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민주당 강경파들이 어떻게 특검법을 정리했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소 취소 범위를 1심 선고 이후까지 넓힐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대북 송금, 대장동 사건의 경우,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대통령 당선으로 1심이 중단된 상태다. 반면,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는 대북 송금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서 1심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2심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20년 경력의 한 변호사는 “대법원이나 하급심 법원에서 유죄로 판단한 사건을 법원 판결이 아니라 특검의 공소 취소로 뒤집을 수 있게 특별법(특검법)을 만든다면 위헌적 입법”이라고 했다. 고위 법관 출신 변호사는 “이미 유죄가 선고된 사건을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조사 대상으로 삼고, 국회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특검이 공소 취소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해병 특검법에도 공소 취소 관련 조항을 넣었지만, 항명 혐의로 군사재판을 받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1심 무죄가 선고된 후 특검이 공소 취소 권한을 쓰지 않고 항소 취하를 하며 논란을 피해 갔다.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이 대통령이 본인 사건에 대한 ‘셀프 공소 취소’의 여지를 열어 놨다는 논란도 불가피하다.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 재가를 거쳐 시행된다. 법조계에서는 “대통령이 자신의 사건을 다루는 특검 출범에 관여하고, 그 특검이 공소 취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면 사실상 자기 사건을 스스로 정리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특검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새 특검법에 따라 이 대통령이 해당 특검을 임명하게 되는 것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특히 특검이 ‘대북 송금 사건’ 등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를 취소할 경우 이해 충돌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현직 부장검사는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있는 재판을 취소하는 셈”이라며 “현 정부 뜻대로 움직이는 검찰 지휘부를 상대로도 ‘공소 취소’ 문제는 설득이 어려워 보이니 특검이라는 조직으로 ‘이재명 죄 지우기’ 작업을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특검법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발의한다는 입장이다. 박성준 의원은 이날 “150여 명의 정치 검찰이 이재명 대통령을 목표로 두고 토끼몰이에 나섰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윤석열 정권 정치 검찰의 조작 기소 실태가 확인된 만큼 특검으로 확실하게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했다. 국조특위는 30일 전체회의를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공소 취소
형사소송법 제255조에 규정된 절차로, 검사가 제기한 공소를 스스로 철회하는 것을 의미한다.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공소를 취소할 수 있고,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지휘해 진행할 수 있다. 정성호 법무장관은 지난해 6월 “대통령 사건은 공소 취소가 맞다”고 했다가 지난 3월 “(공소 취소를) 지휘할 의도나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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