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전
“외국인 결제·동선 데이터로…마케팅·상권 분석 활용” [스케일업리포트]
2026.04.29 18:02
무인 환전 키오스크 400대 운영
선불카드 ‘와우패스’ 연계 시너지
이장백 대표 “현재 250만장 발급”
매출 2022년 8억 → 작년 250억
호텔·택시 예약 등 신사업 확장
“韓브랜드와 연결 플랫폼될 것”
이장백(사진) 오렌지스퀘어 대표는 최근 서울 구로구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올해 외국인 관광객이 2000만 명 넘게 한국에 올 텐데 기업과 소비자 간(B2C), 기업 간(B2B) 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렌지스퀘어는 2013년 설립돼 B2B 핀테크 솔루션을 개발해온 기업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핀테크로 사업모델에 본격 주력하기 시작한 건 2016년 ‘무인 환전 키오스크’를 선보이면서다. 홍콩, 중국에서 10년 이상 유학한 이 대표의 경험이 반영된 결과였다.
무인 환전 키오스크는 외국인들이 은행을 가지 않고도 여권 인증만으로 환전할 수 있는 기기로 서울 홍대입구역 짐보관소 옆에 처음 설치됐다. 현재 전국에 오렌지스퀘어가 운영하는 무인 환전 키오스크는 400대가 넘는다. 서울 을지로입구역, 시청역 등 외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지하철 역, 주요 호텔에 오렌지색 키오스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이 대표는 “여권 스캔, 화폐 위조 판별 여부 등 보안 관련한 하드웨어 기술, 노하우를 갖췄다”며 “외국인들이 자신이 묵는 호텔에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는지 살펴보고 예약을 할 정도로 이용이 늘면서 요즘은 호텔에서 먼저 설치 제안을 준다”고 언급했다.
무인 환전 키오스크가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비결로 선불충전카드 ‘와우패스’로 서비스가 확장된 점이 손꼽힌다. 와우패스는 애플리케이션, 무인 환전 키오스크 통해 환전·충전해서 쓰는 카드로, 2022년 출시됐다. 카드 한 장에 결제와 교통카드 기능을 모두 담은 게 특징이다. 이 대표는 “한국에 처음 온 외국인은 공항에 내려 환전소에서 줄을 서고 교통카드를 따로 구매해 충전해야 했다”며 “외국인들이 여행 도중 현금인출기를 찾아 헤매야 했는데 이 모든 장벽을 와우패스가 없애준 것”이라고 자부했다. 그는 “외국인이 한국 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연결하는 게 와우패스”라며 “현재까지 250만여 장이 발급됐다”고 덧붙였다.
이 사업들을 통해 확보한 외국인의 환전, 결제, 동선 데이터는 오렌지스퀘어가 가진 차별화된 무기다. 그는 “외국인 이용자들이 카드 결제 후 후기를 올리면서 결제 데이터와 고객 경험 데이터 등을 확보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 기업 마케팅·상권 분석에 활용되고 있다”고 했다.
회사는 엔데믹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체 매출은 2022년 8억 원에서 지난해 250억 원으로 3년 새 30배 넘게 증가했다. 무인 환전 키오스크, 모바일 앱을 통한 연간 거래액은 와우패스 출시 이후부터 매년 30~40%씩 늘고 있다. 이 대표는 “주로 일본, 홍콩, 대만, 중국 등 외국인들이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며 “카드 이용률이 낮은 러시아 관광객도 한국 여행 와서 와우패스를 많이 쓴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성과는 회사가 특별히 마케팅을 하지 않고 이뤄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비스 출시 후 현재까지 ‘입소문’만으로 고객을 모은 것이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한 비결로 고객센터에서의 경험을 꼽았다. 키오스크 출시 후 첫 3년 동안 이 대표는 직접 고객센터에서 근무했다. 당시 키오스크를 이용하다가 작동이 안 되면 고객들이 키오스크에 설치된 전화기로 고객센터에 바로 문의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불편사항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당시에는 새벽 6시부터 밤 12시까지 일했다”며 “이 경험으로 카드를 잃어버리고 재발급하는 고객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고 이후 카드 재발급을 쉽게 할 수 있게 바꿨다”고 했다. 그 결과 현재 와우패스의 재이용률은 40~50%에 육박한다. 신규 가입자 3명 중 1명은 앞서 와우패스를 사용한 지인이 추천하면서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가 성장 궤도에 오르기까지 쉬웠던 것은 아니다. 무인 환전 키오스크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회사 존립 위기도 겪었다. 이 대표는 “코로나 기간에 번역 아르바이트를 하며 운영비를 충당했다”면서 “코로나가 끝나면 외국인은 돌아올 것이고 남들 안 할 때 이 사업을 해야 나중에 선점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자칫 힘을 잃을 뻔했다”고 털어놨다.
기존 금융사에 비해 철저히 외국인을 겨냥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코로나 기간을 버티는 원동력이 됐다. 은행, 카드사들은 주로 주민등록번호, 010으로 시작하는 휴대폰 번호로 인증하는 구조를 쓰는 데다가 외국인이 쓰기 어려운 UI/UX를 적용하고 있다. 고객센터의 운영 시간 또한 평일 기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로 제한적인 점도 외국인을 유치하기에 장애물이다. 그는 “외국인들은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에 한국 여행을 오는데 정작 기존 금융회사의 고객센터는 그때 문을 닫는다”면서 “우리는 외국인의 동선, 니즈 등을 고려해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24시간 365일 다국어로 고객센터를 운영하며 고객의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고 피력했다.
올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빠르게 늘면서 회사는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와우패스 앱에서 충전을 넘어 호텔 예약, 택시 호출, 온라인 쇼핑 등이 추가되는 방식이다. 회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앱에 e심, 인천국제공항과 서울을 오가는 직통열차 표, 올리브영 모바일 상품권 등을 시범 판매해왔다. 이 대표는 “성형외과, 약국, 로드숍, 뷰티 브랜드 등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해 우리에게 연락이 온다”며 “지금은 웹사이트 인증, 결제, 호텔 배송 문제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온라인 쇼핑하기 어려운데 이를 푸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 대표는 “외국인이 한국을 오기 전, 한국 여행 마치고 돌아간 뒤까지 모든 과정에서 고객과 접점을 갖고 있는 게 장점”이라며 “외국인과 관련해 쌓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외국인과 한국 브랜드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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