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모두 인정…외신 허위공보도 유죄로
2026.04.29 18:39
외신 대변인 역할 1심과 달리 해석…"尹, 공무원법상 성실의무 방해"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2025.9.26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당일 국무위원 2명의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가 유죄로 판단한 것은 실질적인 국무회의 참석 기회를 박탈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29일 윤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에 앞서 국무위원 9명의 국무회의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직권남용)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지난 1월 1심은 9명의 국무위원을 두 부류로 나눠 유무죄 판단을 달리한 반면, 항소심에서는 이를 폭넓게 모두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1·2심은 소집 연락을 받지 못한 국무위원 7명에 대해서는 동일한 판단을 내렸다.
국무위원의 심의권은 법령에 따라 보호돼야 할 이익이므로 대통령은 전원에게 소집 통지를 해야 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이를 위반해 심의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항소심에서 뒤집힌 지점은 소집 통지를 받았으나 참석하지 못한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 안덕근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2명에 대한 판단이었다.
1심은 국무회의 소집 통지 및 개최 기준에 관한 구체적인 법령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이들에 대한 윤 전 대통령의 심의권 침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이들에게 소집을 통보한 이상 심의권을 침해하려 했다는 고의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러한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두 사람의 당시 위치, 현실적인 이동 시간, 국무회의가 열린 시각 등을 고려하면 윤 전 대통령이 소집 통보를 했더라도 국무회의 참여 기회를 보장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취지다.
박 전 장관과 안 전 장관은 연락받을 당시 각각 경기 군포시, 서울 강남구에 있는 거주지에 있었는데 국무회의는 이들이 연락받은 시점으로부터 불과 30분∼1시간 뒤 개최됐다.
이를 두고 재판부는 "현실적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없는 시점에 소집 통지해 이들이 국무회의 심의에 참여하지 못하게 한 것은 소집통지에 있어서 절차적 하자로 봐야 한다"며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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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대통령이 홍보수석실 외신대변인(해외홍보비서관)에게 허위 공보 PG(프레스 가이던스)를 작성·전파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도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혔다.
원심은 특검팀의 주장처럼 외신대변인에게 '사실에 터 잡아 업무를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직권남용 혐의는 공직자가 직권을 남용해 다른 사람에게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할 때 성립하는데 애초에 외신대변인에게 사실에 기초해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할 의무가 없으므로 윤 전 대통령이 의무에 없는 일을 시켰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되려 대통령비서실 소속 비서관은 대통령의 직무 명령에 복종 의무를 부담한다는 게 원심 판단이었다.
하지만 항소심은 시각을 달리 했다.
재판부는 외신대변인에게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의무가 있으며, 이에 따라 객관적 사정과 달리 긍정적 측면만을 부각하거나 불확실한 점이 있는데도 과장되거나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선 안 되는 '주의 의무'를 부담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작성된 PG에 '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다', '국정 마비 상황을 타개하고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 목표였다'는 등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내용이 있었다며 "외신대변인의 주의 의무에 위반되는 내용"이라고 했다.
그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이 이러한 PG를 작성·배포하도록 지시한 것은 비서관에게 주의 의무를 위반하도록 한 것이므로, 직권을 남용해 외신대변인의 권리 행사를 방해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선 특검팀이 공소장에 기재한 8개 혐의 가운데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과 관련한 허위공문서 행사 혐의를 제외한 7개 혐의 모두 유죄가 나왔다.
유일하게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유지된 허위공문서 행사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문서에 관한 공공의 신용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원심 판단을 바꾸지 않았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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