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한국판 미티어' 핵심 기술 공개···항공무장 국산화 속도
2026.04.29 15:35
| 스마트비즈 = 김종훈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항공무장 국산화를 위한 핵심 기술을 공개했다. 전투기 기체뿐 아니라 미사일과 포탄까지 국내 기술로 고도화해 무장 운용의 자립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9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한화 테크 아카데미 2026'을 열고 덕티드 램제트 추진기관과 정밀유도포탄, 탄도수정신관 등 첨단 무장 기술 개발 현황을 설명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무장의 국산화와 정밀화다. 공중에서는 장거리 교전 능력을 높이고, 지상에서는 자주포 포탄을 정밀 타격 수단으로 끌어올리는 방향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국내 방산업체가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외산 무장 의존도를 낮추려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전투기는 국산화했지만 무장은 여전히 과제
항공무장 국산화가 중요한 이유는 전투기 개발과 무장 운용이 따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전투기 기체를 국내에서 만들더라도 핵심 미사일을 해외에서 들여오면 운용과 개량, 수출 과정에서 공급국 승인과 일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KF-21도 초기 공대공 무장은 유럽산 미사일을 중심으로 통합됐다.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미티어와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IRIS-T가 대표적이다. 이미 검증된 외산 무장을 활용하면 전력화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독자 무장 확보가 필요하다.
특히 전투기 수출에서는 기체 성능만큼 어떤 무장을 함께 운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국산 전투기에 국내 개발 미사일을 결합할 수 있으면 구매국 입장에서도 운용·정비·개량 선택지가 넓어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항공무장 핵심 기술을 강조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덕티드 램제트,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핵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날 앞세운 기술은 덕티드 램제트 추진기관이다. 덕티드 램제트는 비행 중 외부 공기를 빨아들여 고체연료를 태우고 추진력을 얻는 방식이다. 미사일 내부에 산화제를 따로 많이 실을 필요가 없어 사거리와 추진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일반 로켓 추진 미사일은 짧은 시간 강한 추력을 낸 뒤 시간이 지나면 에너지가 줄어든다. 반면 덕티드 램제트 방식은 비행 중 추진력을 비교적 오래 유지할 수 있어 장거리 교전에 유리하다. 목표물에 가까워지는 마지막 구간에서도 속도와 기동 에너지를 유지하기 쉽다는 점이 강점이다.
유럽 MBDA의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미티어에도 이 계열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판 미티어' 개발 가능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국내 기술로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추진기관을 확보하면 KF-21의 공중전 능력과 수출 패키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05년부터 ADD 주관으로 추진제, 가스발생기, 연소기 등 덕티드 램제트 추진기관 관련 연구에 참여해왔다. 회사는 이 기술을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 등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보고 있다.
K9 포탄도 '정확히 때리는 무기'로 진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에 쓰이는 155mm 포탄의 정밀도를 높이는 기술도 공개했다. 기존 자주포는 넓은 지역을 타격하는 화력 운용에 강점이 있었다. 그러나 사거리가 길어질수록 바람, 기온, 포신 상태 등 여러 변수로 탄착 오차가 커질 수 있다.
정밀유도포탄은 이런 한계를 줄이기 위한 기술이다. 포탄 안에 위성항법장치와 관성항법장치, 유도제어장치, 꼬리날개 등을 넣어 비행 중 궤적을 보정한다. 기존 포탄이 계산된 탄도를 따라 날아가는 방식이라면, 정밀유도포탄은 목표 지점까지 오차를 줄이며 접근하는 구조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자주포의 역할도 달라진다. 여러 발을 쏴 지역을 덮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휘소, 레이더, 탄약고 등 핵심 표적을 적은 탄약으로 타격할 수 있다. 탄약 소모를 줄이고 작전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K9 운용국에도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분야다.
탄약·미사일까지 수출 경쟁력 확대
한국 방산은 K9 자주포, 천무, 레드백, KF-21 등 플랫폼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무기체계의 경쟁력은 장비 자체에만 머물지 않는다. 어떤 미사일과 탄약을 함께 운용할 수 있는지, 이후 개량과 유지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지도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개한 덕티드 램제트 추진기관과 정밀유도포탄 기술은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덕티드 램제트는 국산 전투기의 장거리 교전 능력과 연결되고, 정밀유도포탄은 K9 자주포의 화력 운용 방식을 정밀 타격 중심으로 넓힐 수 있는 기술이다.
국내 기술로 무장 체계를 확보하면 군 요구 변화에 맞춘 개량이 쉬워지고, 수출 이후 후속 탄약과 성능개량 수요에도 대응할 여지가 커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항공무장과 첨단 포탄 기술을 공개한 것은 플랫폼 중심의 방산 수출을 탄약·유도무장 영역으로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정부, 협력사와 함께 첨단 방위 기술 국산화에 참여해 자주국방과 방산 수출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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