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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복약 지도 없는 ‘창고형 약국’, 약물 오남용 부추길 수도

2026.04.28 23:34

권영희 대한약사회 회장

이른바 ‘창고형 약국’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트형 진열대에 의약품을 쌓아두고 소비자가 쇼핑 카트를 끌고 다닌다. 가격만이 의약품 선택의 유일한 기준이 되어가고 있다. 그 뒤에 가려진 문제는 심각하다. 의약품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임상적 물질이다. 약대생들이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잘 먹으면 약이지만, 잘못 먹으면 독이 된다’부터 배우는 이유다.

창고형 약국의 가장 큰 문제는 복약 지도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의약품은 증상에 따라 성분과 복용량이 달라지고, 기존 질환이나 복용 중인 약과의 상호작용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감기약·수면 유도제·알레르기약은 성분이 중복되면 심각한 부작용을 부를 수 있고, 졸음 운전과 같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창고형 약국에서는 이런 사고를 막는 상담이 사실상 생략된다. 카트에 담긴 약은 가격표만 남고, 약사와의 대화는 사라진다. 위험과 책임은 오롯이 개인에게 전가된다. 실제로 청소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OD(overdose·약물 과다 복용) 파티하기 좋아졌다’며 반기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약물 운전 법규가 강화되는 지금,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현실이다.

약사법의 근본 취지에도 어긋난다. 약국은 단순 판매 장소가 아니다. 의약품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도록 적절한 의약품과 함께 정보를 제공하고 건강에 대한 정보 소통이 가능한 ‘복약 지도의 최종 단계’다. 하지만 창고형 약국은 의약품을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유통의 대상으로 전락시킨다. 각 지역에 고르게 분포돼 있는 약국들은 취약 계층 건강 서비스의 최전선에 있다. 대형 자본이 진입하면 이 구조가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수십 년간 지역 주민 곁에서 복약 상담과 건강 상담을 이어온 동네 약국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게다가 창고형 약국이 역설적으로 약국 접근성을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문제를 생각해 봐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 경쟁을 통한 소비를 추구하는 마음은 이해한다. 당장은 조금 저렴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동네 약국이 사라지고 창고형 점포 몇 곳이 독점한다면 가격은 상승할 것이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취약 계층에게 ‘우리 동네 약국’은 기억 속의 이야기가 된다.

의약품은 기호품이 아니다. 먹고 싶다고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몸이 아플 때 적당한 양의 의약품을 구입하고 복용하는 것이 올바른 의약품 복용이다. 불필요한 구입을 부추기고,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늘면 개인과 사회의 비용은 결국 증가할 수밖에 없다. 시장 논리에 의료 정책을 맡긴 결과 미국 길거리에는 펜타닐 중독자들이 사회 문제가 된 지 오래다. 이것이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은 고위험 의약품은 반드시 약사 상담을 거쳐야만 구매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다.

약국은 환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건강을 돌보는 마지막 보루다. 가격 경쟁이 아닌 약료 서비스가 약국의 본질이다. 국민 건강은 시장 논리의 실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환자 상태에 맞게 상담하고 적절한 의약품을 추천해 주는 약국이 더 잘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하고 건강해질 수 있다. 대한약사회는 국민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국민 여러분도 가까운 곳의 믿음직한 단골약국을 방문해 많이 물어보고, 상담 받아 안전하게 의약품을 사용하시길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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