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전
용인시 두드림, '청원'은 많은데 '정책 논의'는 적었다
2026.04.29 11:36
| ⓒ 용인시민신문 |
민선 8기 출범 뒤 2022년 7월부터 2026년 4월까지 두드림에 올라온 글 1285건을 훑어보면 이 공간이 '정책 청원'이라기보다 생활 불편과 지역 현안을 호소하는 '온라인 민원창구'에 더 가까운 모습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진단이 더 적절해 보인다. 교통 불편, 도로 개설, 버스 증차, 개발 반대, 생활권 침해 같은 글이 줄을 이었고, 같은 사안을 제목만 조금 바꿔 연속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연도별로 보면 민선 8기 첫해인 2022년 하반기에만 495건이 올라와 전체의 38.5%를 차지했다. 2023년은 283건, 2024년은 214건, 2025년은 227건, 2026년은 4월 중순 기준 66건이었다. 출범 직후 관심이 가장 집중됐다. 이후에도 적지 않은 글이 이어졌지만 두드림이 시민참여 플랫폼으로 정착했다기보다 지역 갈등과 집단 민원이 몰릴 때 급격히 뜨거워지는 구조를 보였다.
분야별로는 교통·건설이 500건으로 압도적 1위였다. 전체의 38.9%에 달한다. 이어 환경 206건, 도시·주택 162건, 문화·관광·체육 122건 순이었다. 버스 노선, 배차 간격, 철도 연장, 역 신설, 도로 개선, 개발사업 반대와 같은 생활밀착형 요구가 대부분이었다는 얘기다. 교육은 50건, 보건·복지는 77건, 일자리·산업은 11건이다. 결국 두드림은 시정 전반의 정책 숙의를 끌어내는 장이라기보다 교통과 개발, 환경 갈등을 표출하는 창구로 기능한 셈이다.
전체 1285건 가운데 청원종료는 917건으로 71.4%였다. 답변완료는 359건, 답변대기는 3건, 청원진행은 6건이었다. 10건 중 7건 이상은 답변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종료됐다. 참여인원 기준으로 나눠보면 0명 103건, 10명 이하 315건, 11명 이상 100명 이하 487건, 100명 이상 380건이었다. 100명 이상이 참여한 글은 29.6%에 그쳤다. 상당수 글이 애초부터 넓은 시민적 공론장을 만들기보다 특정 지역이나 단지, 특정 불편을 알리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을 보여준다.
주목되는 대목은 100명 이상이 참여했는데도 답변완료로 이어지지 않은 글이 22건 있었다는 점이다. 목록을 보면 상당수는 '민원이첩 후 삭제' 또는 '삭제' 처리된 사례다. 운영 취지상 일반민원은 별도 민원창구를 이용하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청원과 민원의 경계가 자주 흐려졌고, 참여가 일정 수준을 넘어도 제도 안에서 일관되게 소화되지 못한 흔적이 남아 있다.
민선 8기 출범 직후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죽전동 데이터센터 민원이다. 두드림 목록을 보면 2022년 8월 1일부터 3일 사이 '죽전', '데이터센터', '초고압선' 관련 제목을 단 글이 263건 확인된다. 이 가운데 8월 1일에만 244건이 집중됐다. "죽전 데이터센터 무산시켜 주세요", "이상일 시장님 죽전의 초고압선을 막아주세요", "죽전 데이터센터 관련 공약을 꼭 지켜주세요" 같은 제목이 줄줄이 올라왔고, 사실상 민선 8기 시작과 함께 가장 큰 과제 가운데 하나가 죽전 데이터센터 논란이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들 가운데 100명을 넘겨 답변 기준을 충족한 글은 극히 일부였고, 다수는 유사 제목의 반복 게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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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양상은 반복됐다. 2024년에는 소각장과 광역교통, 2025년에는 기흥역세권 2지구 개발, 종교단체 관련 반대 글, 2026년 초에는 동천동 배수지 파크골프장 찬반 청원이 다수 올라왔다. 하나의 현안을 둘러싸고 찬반 또는 유사한 주장의 글이 수십 건씩 쏟아지는 방식이다. 이는 두드림이 시민 숙의의 장으로 작동했다기보다 각 이해관계 집단이 숫자를 모아 존재감을 드러내는 게시판으로 변해 왔다는 뜻에 가깝다.
애초 우려했던 답변의 질도 문제이다. 100명 이상이 동의하면 답변을 하도록 한 현재 체계는 참여 확대를 염두에 둔 운영 방식으로 읽히지만, 실제 답글이 시민청원 취지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목록 전반을 보면 답변완료 건수는 적지 않지만, 청원 제목만으로도 단순 민원이나 개별 생활불편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여기에 답변 역시 원론적 설명이나 기존 입장 재확인 수준에 머무르면, 시민 입장에서는 '답을 받았다'기보다 '절차가 끝났다'는 인상만 남기기 쉽다. 청원은 정책적 논의와 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민원 접수와 형식적 회신 사이 어딘가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두드림이 시민 참여 플랫폼으로 제 역할을 하려면 몇 가지 보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청원과 민원을 보다 분명히 가를 필요가 있다. 개인적 불편 해소 요청과 다수 시민의 정책 제안을 같은 틀 안에 쌓아두면 정작 중요한 공론 의제가 묻히기 쉽기 때문이다. 유사·중복 청원을 자동으로 묶어 하나의 쟁점으로 정리하는 장치도 필요해 보인다. 특정 사안에 대한 시민 여론의 실제 크기와 방향을 읽을 수 있다. 답변도 단순한 법규 설명이나 '검토하겠다'는 수준을 넘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은 할 수 없는지 향후 일정과 한계를 분명히 밝히는 방식으로 바뀔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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