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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드론 안 팝니다"…초강력 규제에 베이징서 철수·쇼도 중단

2026.04.29 07:11

'세계 1위' DJI 베이징 매장서 드론 자취 감춰…"오늘이 마지막"
싱가포르 매체 "드론 매매·운송 금지 도시…역사상 가장 엄격한 규제"


드론 없는 드론 판매점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28일 오후 중국 베이징 한 DJI 매장에서 점원이 드론을 정리하고 있다. 2026.4.28.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오늘이 마지막이에요. 내일부터는 저희 매장에서는 드론을 판매하지 않습니다."

28일 오후 중국 베이징의 명동으로 불리는 왕푸징 거리.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 DJI 매장에서 만난 30대 점원은 드론 구매 문의에 이렇게 답했다.

매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텅 빈 진열대였다.

평소 최신형 드론으로 빼곡하던 자리에는 포장용 상자만 쌓여 있었고, 남아 있는 제품은 서너 대에 불과했다.

한쪽에서는 직원이 에어캡으로 드론을 감싸며 분주히 포장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점원은 "저가형 모델만 일부 남아 있고, 대부분은 이미 본사로 보냈다"며 "드론을 사려면 사실상 오늘이 마지막 판매일이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저녁부터 매장 내 드론을 전면 철수한다"고 덧붙였다.

이 매장은 다음 주부터 액션캠 등 핸드헬드 제품 중심으로 진열을 바꿀 계획이다.

베이징 유명 백화점 팡차오디에 위치한 DJI 매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직원은 "이번 주 안에 드론을 모두 철수할 예정"이라며 "정책적인 이유로 더 이상 판매를 계속할 수 없게 됐다"고 말해다.

이어 "정확한 철수 시점은 통보받지 못했지만, 오늘이 사실상 마지막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 등록된 베이징 DJI 매장 가운데 10곳을 무작위로 골라 확인한 결과 대부분 판매를 중단했거나 이미 재고가 소진된 상태였다.

상용 드론 시장에서 70∼80% 점유율을 차지하는 세계 1위 업체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이 자취를 감추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드론 없는 드론 판매점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28일 오후 중국 베이징 한 DJI 매장에서 점원이 드론을 정리하고 있다. 2026.4.28.


이러한 상황은 베이징시가 최근 도입한 초강력 드론 규제 때문이다.

베이징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지난달 베이징 전역을 드론 통제 공역으로 지정하고 모든 야외 비행에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한 '무인항공기 관리 규정'을 마련했다.

개인의 자유로운 드론 비행을 사실상 금지한 셈이다.

여기에 생산·조립·개조는 물론 판매·임대까지 제한하고, 핵심 부품의 운송과 반입도 금지 대상에 포함했다.

철도·항공·택배는 물론 개인 차를 통한 이동까지 통제 범위에 들어간다.

규정을 어기고 베이징으로 드론을 반입할 경우 공안 당국에 넘겨질 수 있다.

기존 보유 드론은 실명 등록 등 절차를 거쳐 외부로 반출한 뒤 소유자가 직접 들고 들어오는 경우에만 예외가 인정된다.

규정은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된다.

베이징 당국은 "수도 저공(低空) 안전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며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시장에서는 첨단 소비재에까지 통제 범위를 넓힌 조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드론 규제를 앞두고 소비자 혼란도 적지 않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앞으로 드론을 들고 베이징에 들어갈 수 있느냐", "고장 나면 수리는 어떻게 하느냐"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DJI 고객센터는 수리가 필요할 경우 본사로 보내고 베이징 외 지역 주소로 받아 소비자가 직접 찾아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업체가 베이징으로 재배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드론 없는 드론 판매점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28일 오후 중국 베이징 한 DJI 매장에서 점원이 드론을 정리하고 있다. 2026.4.28.


변화는 주요 관광지에서도 확인된다.

베이징 외곽 휴양지 구베이수이전(古北水鎭)에서는 한때 야간 관광의 하이라이트였던 드론 쇼가 이미 자취를 감췄다.

하늘을 수놓던 수백 대 드론 대신 이제는 조명이 켜진 고성 풍경만이 남았다.

여행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구베이수이전 관광의 핵심 콘텐츠였던 드론 쇼가 당국 지침에 따라 중단됐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는 "베이징이 개인의 드론 매매·운송·비행을 사실상 모두 금지하는 첫 도시가 될 것"이라며 "역사상 가장 엄격한 규제"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도심 매장의 진열대부터 관광지의 밤하늘까지, 드론은 이제 베이징에서 더 이상 쉽게 볼 수 없는 희귀한 물건이 됐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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