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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 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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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다 공에 맞을라"…노인들 푹 빠진 '파크골프' 민낯

2026.04.29 06:01

28일 경기 성남시 하천변에 조성된 파크골프장. 그물망 하나로 산책로와 구분돼 있어 소음과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는 민원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성남=최혁 기자

“갈대밭이 어우러져 동네 주민들이 애용하던 수변 산책로가 하루아침에 거대한 철조망에 둘러싸인 파크골프장이 돼버렸습니다. 쉴 새 없이 들리는 타구음에 공에 맞을까 봐 불안해 산책은 엄두도 못 냅니다.”

40대 직장인 이모씨는 최근 집 근처 하천변 산책로를 찾았다가 씁쓸하게 발길을 돌렸다. 탁 트인 시민들의 휴식처에 수십 홀 규모 파크골프장이 들어서 산책로가 사실상 단절됐기 때문이다. 그는 “어르신들의 여가도 중요하지만, 시민 모두의 공용 공간을 특정 계층에 통째로 내준 것 같아 허탈하다”고 토로했다.

시니어 세대의 파크골프 열풍이 전국 하천변과 도심 유휴 부지를 집어삼키고 있다. 28일 한국경제신문이 대한파크골프협회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파크골프장은 552개로 사상 처음 일반 골프장(546개)을 앞질렀다. 단순한 체육 시설 확충을 넘어, 지방자치단체들의 묻지마식 ‘파크골프 포퓰리즘’이 행정 마비와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대한 수요와 고령층 표심을 노린 무분별한 난개발이 불법 구장을 양산하며 생태계 파괴라는 무거운 청구서로 돌아오고 있다.
◇‘화천의 기적’ 맹신…절반이 불법

지자체들이 법적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파크골프장 조성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경제 효과에 대한 맹신이 짙게 깔려 있다. 인구 2만3000명의 소도시 강원 화천군이 파크골프 하나로 연간 60만 명의 유동 인구를 끌어모은 사례가 기폭제가 됐다. 여기에 고령화 시대 핵심 유권자인 시니어 세대의 민원을 최우선으로 해결한다는 정치적 셈법까지 맞물렸다.


문제는 적법한 절차를 건너뛴 행정 편의주의다. 파크골프장은 주로 하천변 유휴 부지에 조성되는데, 이곳은 홍수 관리와 수질 보호를 위해 환경부 허가(하천 점용 허가)를 받아야 하는 국가하천 구역이다. 하지만 상당수 지자체는 긴 허가 절차나 환경영향평가를 무시한 채 불법으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조성 예정인 곳을 포함한 전국 파크골프장(조사 당시 525개) 중 적법하게 허가를 받은 곳은 41.3%(217곳)에 불과했다. 절반이 훌쩍 넘는 58.7%가 무허가 불법 시설이라는 의미다. 앞서 환경부의 국가하천 구역 내 전수조사(88곳)에서도 64%에 달하는 56곳이 불법으로 부지를 점용하거나 확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혈세 낭비에 생태계 파괴
법을 무시한 막무가내식 행정은 세금 낭비와 환경 훼손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달 초 대전 유성구 갑천 일대에서는 지역 파크골프협회가 금강유역환경청 허가 없이 중장비를 동원해 잔디를 긁어내다가 환경단체에 고발당했다. 광주에서는 수천만원을 들여 하천변에 불법 조성한 구장을 원상복구하는 데 공무원 100여 명과 세금을 추가로 투입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수십억원의 혈세를 들여 불법 시설을 조성하고, 이를 허물기 위해 또다시 세금을 쏟아붓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파크골프가 산림 훼손이 적은 ‘친환경 스포츠’라는 지자체의 항변과 달리 환경단체의 시각은 비판적이다. 멸종위기종의 서식처이자 천연 필터 역할을 하는 하천 습지에 인공 잔디를 깔고 큰 소음을 내는 것 자체가 생태계에 치명적인 타격이라는 주장이다. 강변에 조성된 구장을 소수 지역 협회원들이 ‘전유물’처럼 독점하며 일반 시민의 출입을 막는 사유화 문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환경부는 지난 3월 ‘하천점용 허가 세부기준’을 개정하며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특정 단체의 독점 운영을 막고 일반 시민 접근권을 보장해 공공재의 사유화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인프라의 양적 팽창이 한계치에 다다른 만큼 이제는 정책 패러다임을 ‘속도’에서 ‘관리’로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체육·행정 전문가는 “시니어의 건강 증진이라는 명분이 보편적 휴식권을 침해하고 지역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지속 가능할 수 없다”며 “전 세대가 공유할 수 있는 수변 공간 활용 방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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