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국민과 한국경제 볼모 삼은 삼성 노조
2026.04.28 17:14
“실적이 많이 올라가고 있어 올해 조금 더 채용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지방 투자 관련 기업인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호황에 ‘초대형 실적’이 예고되면서, 이를 재원으로 일자리 창출에 더 기여하겠다는 의지다. 자리가 자리인 만큼 의례적 멘트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3개 노조가 연합한 공동교섭본부가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이러한 채용 여력도 위축되게 생겼다. 지난 23일 평택사업장에 모인 4만여명의 조합원들은 검은색 투쟁 조끼로 무장해 멀리서 보면 마치 흑빛을 연상케 했다.
노조의 요구는 요지부동이다.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올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것이다. 올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을 270조원으로 가정하면, 그 가운데 15%인 40조5000억원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300조원 이상의 전망도 나오는데, 300조원을 번다고 하면 45조원으로 불어난다.
그러면서 노조는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18일간의 총파업에 나서겠다며, 30조원의 손실을 입힐 것이라고 협박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의 한남동 자택 앞 집회를 위한 신고도 마쳤다고 한다. 40조원 성과급을 주지 않으면 30조원의 손실을 입히겠다는 으름장이다.
우선은 18일간의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지만 타결되지 않을 경우 그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손실액이 30조원이 아닌 그 이상으로 불어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주요 고객사 등 대내외 신임도도 떨어질 수 있다. 고객사 이탈이 얼마나 뼈아픈지는 삼성 반도체 직원들이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 생각한다.
삼성전자는 명실상부 한국 경제를 이끄는 버팀목이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 전체 수출의 38%를 책임져 역대 최대 월별 수출액을 이끌었다. 이달 들어서도 추세는 비슷하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에서 반도체 양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40%가량으로, 이 중 삼성전자가 25% 안팎을 오간다. 최근 미국-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경제는 물론 한국도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반도체 투톱의 갖는 의미는 한층 중요해졌다.
이런 상황에서의 노조 파업은 회사의 생사를 넘어 국가 경제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23일 평택에 집결한 4만 조합원들이 420만 주주, 5500만 국민을 볼모로 삼는 것이나 다름없다. 노조가 ‘성과급을 더 달라’는 이유로 총파업을 강행한다면, 이 회장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연다면 어느 정도의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지 물음표가 달린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쳤다는 평을 받았지만 6세대 HBM4에서 반전을 일궈냈다. 가장 큰 수요처인 엔비디아에 납품을 공식화하며 시장을 선점했다는 평을 받는다. 고질적인 적자 늪이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도 테슬라, 퀄컴에 이어 엔비디아까지 고객사로 확보해 흑자 전환에 탄력을 붙였다.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는 2024년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나서면서 “경영진의 무능으로 HBM 시장 경쟁력이 뒤쳐졌다”고 주장했다. 반도체 실적이 온전히 반등한 현재, 파업으로 실적이 다시 뒷걸음질 친다면 노조는 스스로의 탓을 할 것인가, 아니면 성과급 요구안을 받아주지 않은 경영진을 탓할 것인가.
노조 입장에서 최대 실적에 걸맞는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협상은 일방통행이 아니다. 사측은 업계 1위시 ‘최고 대우’를 약속하며 최대한의 안을 제시했다. 이제는 노조가 답을 내놓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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