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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태료 '20% 감경' 10일의 시한…가상자산 업계 현실과 '괴리'

2026.01.13 15:18

코빗, 사전통지 후 기한 마지막 날 12일 자진 납부
자진 납부 감경 혜택 10일… 이사회 등 의사결정 물리적 시한 촉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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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황지현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제재 처분이 잇따르면서, '10일 이내 자진 납부'를 규정한 행정 규정과 업계 현실 사이의 괴리가 부각되고 있다.

코빗이 의견제출 기한 마지막 날 과태료를 완납하며 행정 절차를 마무리한 가운데, 가용 현금이 제한적인 나머지 거래소들의 경우 향후 제재 확정 시 유동성 확보 여부가 감경 혜택 수혜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코빗, 10일째 되는 날 완납 결정… 업비트는 행정소송 중
1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빗은 전날 FIU로부터 부과받은 과태료 약 27억3000만원을 자진 납부 감경(20%)을 적용받아 납부했다. 지난 2일 사전통지를 받은 이후 의견제출 기한 마지막 날이다. 코빗은 사전통지 수령 이후 여러 차례 이사회를 개최하며 과태료 납부 및 소송 여부를 논의했다.

앞서 FIU는 지난해 2월 업비트에 대해 신규 영업 일부 정지(3개월)와 대표이사 문책 경고 등의 제재안을 통보했지만, 업비트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같은 해 11월 352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됐으나, 업비트는 13일 현재까지 납부하지 않은 상태다.

현행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르면, 과태료 부과 사전통지 후 당사자에게 부여되는 '10일 의견제출 기간' 내에 과태료를 자진 납부할 경우 20% 감경을 적용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기간은 기업이 이사회를 소집하고 대규모 자금 집행을 최종 결정하기에 물리적으로 촉박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자산의 유동화 과정이 복잡한 가상자산 사업자에게는 이같은 행정 시한이 실질적인 납부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빗썸·코인원·고팍스에 쏠린 눈… 가용 현금 확보가 관건
향후 제재가 예정된 거래소들의 경우, 10일이라는 단기 시한 내에 자진 납부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실무적 한계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용 현금이 제한적인 코인원과 고팍스 등은 재무 구조상 감경 혜택을 받기 위한 유동성 확보 여력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인원의 최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현금성 자산은 2546억원에 달하지만 이 중 96%가 넘는 2444억원은 고객이 입금한 예치금이다. 이용자보호법에 따라 거래소가 운영비나 과태료 납부로 전용할 수 없는 자금이다. 여기에 사용 제한 금액 등을 제외하면 코인원이 실제 가용할 수 있는 운영 현금은 약 71억원 수준이다.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 중인 고팍스의 상황은 더 엄중하다. 공시상 현금성 자산이 약 26억원 규모여서 향후 과태료가 부과될 경우 10일 이내에 자금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물리적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빗썸의 경우 보유 현금은 넉넉하나, 업비트의 사례처럼 거액의 과태료가 부과되면 이사회 의사결정과 자금 집행을 가급적 10일 안에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가상자산 매각 시 시장 충격 우려…"실무적 한계 뚜렷"
운영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거래소가 보유 가상자산을 매각해 납부 재원을 마련하려 해도 '시장 교란'이라는 변수가 존재한다. 대규모 가상자산을 짧은 기간 내에 매도할 경우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코인원이 가상자산 매각 시 시장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매도 계획을 미리 공지하고 수일에 걸쳐 분할 매도를 진행했던 사례는 가상자산 현금화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됨을 보여준다. 즉, '10일'이라는 기한 내에 가상자산을 현금화해 납부까지 완료하는 것은 실무적으로 가혹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 "천문학적 과태료, 실무적 방어권 보장해야"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과태료 규모가 과거와 달리 천문학적으로 커진 만큼 행정 절차의 유연한 운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황 교수는 "과거 과태료가 수천만원 수준일 때는 10일이라는 기간이 실무적으로 가능했을지 모르나 지금처럼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로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는 사실관계 반박이나 이사회의 의사결정을 내리기에 물리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FIU 제재금 선납부 10일 규정은 행정 편의성은 있지만 헌법상의 적법 절차나 방어권 보장 측면에서는 과도한 성격이 있다"며 "사실상 기업에 '선납부 후 다툼'을 요구하는 구조인 만큼 실질적인 방어권 침해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황 교수는 제도 개선의 필요성도 함께 역설했다. 그는 "이의신청 기간 자체를 늘리거나 아니면 이의 신청 기간은 유지하되 과태료 납부 기간을 3주에서 한 달 정도로 늘리는 등 운영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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