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연어 술 파티? 술 안 먹어”
2026.04.29 00:55
대북송금 목적 묻자 즉답 피해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으로 2심 재판 중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8일 국회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하는 ‘연어 술 파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씨는 이날 국회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의혹 사건 국조 특위’의 종합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제가 나이가 거의 60인데 먹는 것 얘기 좀 그만해 달라”면서 “술을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수원지검에서 조사받을 때 쌍방울 직원이 반입한 소주를 마셨느냐’는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술 안 먹었다”고 했다. 쌍방울 직원이 수시로 검찰청을 출입하며 자신의 수발을 들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매일 밧줄에 꽁꽁 묶여서 수갑 차고 조사 받으러 가는데 무슨 거기서 저희 직원들한테 수발을 받느냐”고 했다.
김씨는 또 쌍방울이 2019년 북한에 불법 제공한 800만달러에 대해 ‘이재명 경기지사 방북비’가 아니라 쌍방울 주가 부양·조작용이라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앞서 법정에도 같은 진술을 했다.
김씨는 대북송금 목적을 묻는 질문엔 “재판 중이어서 답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고, 이 대통령에 대해선 “본 적도, 상대한 적도 없다”며 공범 관계를 부인했다. 다만, 김씨는 당시 경기부지사로 대북 송금에 관여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된 이화영씨와의 공범 관계는 인정해 왔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28일 국조특위 종합 청문회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기소된 이재명 대통령의 혐의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과는 본 적도 없는 사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검찰 회유’ ‘연어 술파티 의혹’에 대해서는 민주당을 당혹스럽게 하는 답변들을 내놨다. 민주당은 해당 의혹들을 걸어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이 조작 기소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는 이날 “조작이란 뜻이 어떤 뜻인지 잘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은 김성태씨가 2019년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통령 방북 비용 등으로 북한에 800만달러를 대납했다는 의혹이다. 김씨는 1심에서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현재 보석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송금 당시 경기부지사였던 이화영씨는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쌍방울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가 추가돼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됐다. 이 대통령은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됐다가 대통령에 당선되며 재판이 중단됐다.
김씨는 이날 이 대통령에 대해 “그분은 평생 제 마음 속 영웅이었다”면서 “누가 돼 죄송스럽다. 속죄하고 있다”고 했다. 또 “저도 평생 민주당 (지지)했던 사람”이라면서 “포장마차에서 돌아가신 분(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막말하길래 싸워서 파출소를 간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쌍방울 사건과 관련해서는 “(이 대통령을) 본 적도, 대가를 받은 적도 없고 상대한 적도 없다”고 했다. 그는 “김성태 잡겠다고 그 많은 검사가 투입됐겠느냐”면서 “검찰의 목표는 (이 대통령으로) 정해져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과의 통화 여부에 대해선 “제 재판에 관련 증언이 있다”고 했다. 김씨는 이전 재판에서 2019년 이 대통령과 두 차례 통화했다고 증언했다.
여권이 제기해왔던 ‘연어 술 파티’ 의혹에 대해 김씨는 “요새는 옛날 같지 않아서 담배, 술 이런 건 상상을 못 한다”고 했다. 그는 “물론 자주 조사받다 보면 검찰 직원들과 친해져서 냉커피 몇 잔 마시고 (한 적은 있다)”면서도 “한번 김밥 먹다가 걸려서 교도관이 엄청 (혼내고) 자존심을 건드려서 (이후부터) 창피해서 먹을 것도 안 먹었다”고 했다.
이화영씨가 ‘연어 술 파티’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2023년 5월 17일 수원지검 앞에서 법인 카드로 소주를 구매한 박상웅 전 쌍방울 이사도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박 전 이사는 “소주는 제가 개인적으로 먹으려고 샀다. 차 안에서 먹었다”면서 “당시 너무 고통스러워서 술이 아니면 살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화영씨가 소주 파티를 7월이라 했다가 6월 말, 6월 중순, 7월 초로 수도 없이 바뀌었다”면서 “제가 그날 개인적으로 마실 소주를 법인 카드로 사지 않았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다. 가슴 아프다”라고 했다.
그간 민주당은 쌍방울이 대북 송금한 800만달러가 ‘이재명 지사 방북비’가 아니라 쌍방울의 주가 조작을 위한 용도였다는 주장도 제기해 왔다. 이에 대해 김씨는 “(북한) 관련 사업은 저희 자료를 IR(기업 설명)할 수도 없고 공시할 수도 없는데 무슨 주가 조작에 썼다는 것이냐”라고 했다. ‘검찰이 쌍방울 주가 조작 의혹을 봐줬다’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서는 “악랄한 검사들이 저를 죽이려고 그렇게 많은 사람을 구속시켰는데, 그 사람들이 뭘 봐줬다고 그렇게 얘기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김씨는 민주당이 ‘이화영 회유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한 박상용 검사에 대해서는 “제가 느낀 바로 말씀드리면 수사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다”면서 “살이 한 15㎏ 빠진 것 같다. 안타깝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박 검사가 의욕이 넘치다 보니 저도 수시로 불러서 (조사했다)”라면서 “박상용 편 드는 건 아니다. 검사 편 절대 안 든다. 저도 검찰에 사지가 떨렸던 사람이고 유서도 몇 번 썼는데, 그들도 자기네 입장이 있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검찰이 가족과 동료 등 17명을 구속시켜 원망을 많이 했고 정신과 약도 먹었다”고도 했다.
국조특위에서 민주당 주장을 깨는 증언이 나온 것은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에 이어 김성태씨가 두 번째다. 방 전 부회장은 지난 14일 국조특위의 대북 송금 사건 청문회에서 “2019년 7월 리호남을 필리핀에서 만나 (이 대통령의) 방북 대가로 70만달러를 줬다”고 말했다. 앞서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은 당시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다는 취지로 국조특위에 보고했는데, 그것과 배치되는 내용이었다.
서영교 국조특위 위원장이 방용철씨를 상대로 “(리호남) 얼굴을 봤냐” “몇 시에 만났냐” “어디에서 만났냐”며 꼬치꼬치 캐묻자, 방씨는 “리호남이 초저녁쯤 저희가 묵고 있던 (마닐라) 오카다 호텔로 찾아왔다”며 상세하게 답변했다. 김성태씨는 당시 청문회에는 “관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며 불출석했다가 28일에는 청문회장에 출석했다. 다만, 김씨는 어떤 목적으로 북한에 돈을 보냈는지, 필리핀에서 북한 공작원 리호남을 만났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는 “재판 중이라 답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이날 종합 청문회를 끝으로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위’ 활동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국조특위는 30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를 채택한 뒤 위증 및 불출석 증인을 고발할 계획이다.
국정조사 특위 활동 기한은 다음 달 8일까지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위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이어지자 활동 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조기 종료하기로 한 것이란 말이 야권에서 나왔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국정조사가 선거에, 특히 영남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아니겠냐”고 했다.
민주당은 곧바로 특검 도입을 위한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서영교 특위 위원장은 이날 종합 청문회에서 “이번 국조로 조작 검찰의 조작 기소 민낯이 다 드러났다”면서 특검을 도입해 후속 처리를 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늦어도 5월 초에 특검법을 발의하고 선거 전 국회 본회의를 열어 특검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당 지도부 관계자는 “특검 수사 개시 시점과 선거가 맞물려 있어서 언제 통과시킬지는 좀 더 논의해 봐야 한다”고 했다.
특검은 특위가 조사해 온 이 대통령의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대장동·위례 사건, 이 대통령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건 등 7개 사건을 넘겨받아 조작 기소인지 여부를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이 추천한 특검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을 맡으면 여권에 유리한 쪽으로 수사가 흘러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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