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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OPEC 탈퇴 선언…석유시장 재편 가속화

2026.04.29 00:31

아랍에미리트(UAE)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플러스(+) 탈퇴를 선언했다. 이는 원유 공급을 조절해 시장 균형을 맞추고 가격을 방어해온 OPEC과 리더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UAE는 5월1일부로 OPEC과 비중동 산유국까지 아우르는 OPEC+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UAE가 OPEC에 가입한지 60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수하일 알 마즈루이 UAE 에너지 장관은 "모든 전략을 매우 신중하고 장기적으로 검토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현재 시장은 공급 부족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결정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적절한 시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마즈루이는 또한 UAE가 전쟁으로 인한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집단적 의사결정 구조에 얽매이지 않고 보다 유연하게 시장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UAE는 "아라비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의 혼란을 포함한 단기적인 변동성이 공급 동향에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근본적인 추세는 중장기적으로 전 세계 에너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 UAE 탈퇴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OPEC이 이미 내부 분열과 미국의 생산 증가로 고전하는 가운데 영향력이 더욱 약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원자재 데이터기업 케플러의 호마윤 팔락샤히 수석 석유 애널리스트는 "이는 사상 최악의 타격"이라며 "OPEC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OPEC 주요 회원국들의 원유 수출이 막히며 해당 국가들의 부담이 커지고 내부 균열이 심화됐다. 반면 UAE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원유 수출량의 절반 이상을 자국 영토를 통해 운송할 수 있어 비교적 유리한 입장에 있다.

OPEC은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UAE는 이란전쟁 발발 이전 OPEC 내 3위 산유국이었으며 전체 공급의 약 12%를 차지했다. 일일 산유량은 480만배럴이며 OPEC 할당량에 따라 하루 약 340만배럴 생산이 가능했다.

UAE와 사우디는 수년간 OPEC+ 회의에서 충돌해왔다. UAE는 신규 투자로 확보한 생산 능력을 활용해 최근 몇 년간 OPEC에 자국 생산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해 왔지만 사우디는 공급 억제를 통해 시장을 관리하려 했다. 이러한 갈등은 과거에도 UAE를 탈퇴 직전까지 몰고 갔지만 실제 실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중동전쟁으로 OPEC에 대한 UAE의 불만이 급격히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전쟁 기간 동안 UAE는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2800여발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받았는데 이는 걸프지역과 이스라엘까지 통틀어 최대 규모다. UAE의 유력 인사들은 아랍 국가들이 자국 방어에 힘을 충분히 보태지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리스타드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지정학 분석 책임자이자 전 OPEC 에너지 수요 애널리스트는 이번 결정에 대해 "장기적으로 보면 OPEC의 구조적 약화를 의미한다"며 "UAE가 조직 밖에 있게 되면 생산 확대에 대한 유인과 능력을 동시에 갖추게 되며 이는 사우디가 시장의 핵심 안정자 역할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미국 라이스대학교 크리스티안 코츠 울리히센 연구원은 "기존 관계가 위태했던 상황에서 아부다비 측은 이란전쟁으로 그 가치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인식이 더욱 강해졌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UAE는 사우디와 함께 시장에 즉시 공급할 수 있는 여유 생산 능력을 보유한 소수의 OPEC+ 국가 중 하나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약 하루 66만배럴의 유휴 생산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UAE가 이미 최대 생산 수준에 근접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UAE 국영 석유공사(ADNOC)는 자국 생산 능력을 하루 485만 배럴로 제시하고 있으며 이는 목표치인 500만배럴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 목표를 달성할 경우 추가 공급 여력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여러 국가들이 OPEC을 떠났다. 앙골라는 생산 감소와 함께 감산 할당을 둘러싼 갈등 끝에 2023년 말 탈퇴했다. 에콰도르는 생산 감소로 2020년 탈퇴했다. 2018년에는 소규모 산유국인 카타르가 천연가스 산업에 집중하기 위해 OPEC을 떠났다. 다만 주요 산유국이 탈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OPEC의 유가 지지 정책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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