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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유발하는 ‘스위치’ 찾았다…“녹슨 자물쇠처럼 굳어버려”

2026.04.28 21:10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속에서 염증을 폭발적으로 키우는 분자 스위치가 발견됐다. 이 스위치를 끄면 기억과 사고를 담당하는 뇌세포 연결을 보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8일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 스튜어트 리프턴 교수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학술지 ‘셀 케미컬 바이올로지(Cell Chemical Biology)’에 발표했다.

뇌에는 자체 면역 시스템이 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외부 위협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역할을 한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는 이 시스템이 오작동한다. 위협이 사라진 뒤에도 면역 반응이 꺼지지 않아 만성 염증 상태가 이어진다.

불필요하게 계속 켜져 있는 화재경보기처럼, 신호가 없어도 경보음이 울리는 상황이다. 이 염증이 뇌세포 사이 연결인 시냅스를 서서히 끊어낸다.

연구팀이 주목한 단백질은 ‘STING’이다. 정상 상태에서 STING은 면역 경보 역할을 한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는 이 단백질이 ‘S-니트로실화(S-nitrosylation)’라는 화학 변형을 겪는다. 쉽게 말하면 자물쇠에 녹이 슬어 잠금 해제 상태로 굳어버리는 것과 같다. STING이 이 상태가 되면 면역 신호를 끊임없이 내보내 염증을 증폭시킨다.

연구팀은 이 변형이 일어나는 정확한 지점까지 특정했다. STING 단백질의 148번 시스테인(cysteine 148) 아미노산이다. 이 지점이 변형되면 STING이 군집을 이루며 염증 신호를 쏟아낸다. 변형된 형태인 ‘SNO-STING’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사후 뇌 조직, 알츠하이머 단백질에 노출된 실험실 배양 면역세포, 알츠하이머 모델 생쥐 모두에서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 병리 단백질에 의해 생성된 일산화질소가 STING 단백질의 화학적 변형(S-니트로실화)을 유도하고, 이로 인해 활성화된 면역 신호 경로가 미세아교세포를 자극해 신경염증을 증폭시키는 메커니즘을 보여주는 도식. [셀 케미컬 바이올로지 2026년 4월호]


악순환 구조도 드러났다. 알츠하이머의 대표 병리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와 알파-시누클레인이 쌓이면 염증과 일산화질소가 만들어진다. 이 일산화질소가 STING을 변형시키고, 변형된 STING이 염증을 더 키우는 식이다. 불씨가 기름을 만나 더 큰불이 되고, 그 불이 또 다른 기름에 옮겨붙는 구조다.

연구팀은 148번 시스테인 부위가 없는 변형 STING을 알츠하이머 생쥐 모델에 도입했다. 뇌 면역세포의 염증이 줄었고 시냅스도 보존됐다. 시냅스는 뇌세포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연결 지점으로, 알츠하이머에서 이 연결이 끊어질수록 기억력과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

리프턴 교수는 “시스테인 148을 표적으로 삼으면 STING 전체를 차단하지 않고 병적 과활성만 억제할 수 있다”며 “감염에 대응하는 정상 면역 반응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30년 전 S-니트로실화를 처음 규명한 리프턴 교수의 연구팀은 노화, 대기오염, 산불 연기 같은 환경 요인이 이 변형을 유발하고 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과 연결된다는 사실도 밝혀왔다.

연구팀은 현재 시스테인 148을 차단하는 소분자 화합물을 개발 중이다. 향후 추가 전임상 실험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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