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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부답' 김병주 MBK 회장, 구속 갈림길…홈플러스 향방 촉각

2026.01.13 15:28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위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1000억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 투자은행(IB)·유통업계에서는 김 회장과 핵심 경영진의 신병이 확보될 경우, DIP 금융과 사업부 분리 매각 등 홈플러스 회생 절차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정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김 회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김정환 부사장, 이성진 전무 등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는 지난 7일 이들에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전 9시40분께 법원에 출석했으나 "혐의를 인정하느냐""투자자들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김 부회장 역시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검찰은 MBK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이를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대규모 단기 채권을 발행해 손실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2월17일부터 25일까지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1064억원과 기업어음(CP)·단기사채(SB) 100억원 등 총 1164억원 규모의 채권이 잇따라 발행됐다는 점이 근거다. 같은 달 28일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강등되고 나흘 뒤 회생절차가 신청된 점을 고려하면, 등급 하락에 앞서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계획적 조달이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와 MBK는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예견하지 못했으며, 회생 신청 역시 강등 이후 불가피하게 이뤄진 결정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ABSTB 발행 또한 신영증권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 주도한 것으로, 홈플러스는 발행 구조나 판매 과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는 김 회장이 홈플러스가 단순한 경영 위기를 넘어 채권 상환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여부가 구체적으로 소명돼야 영장이 발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LIG그룹과 동양그룹의 기업어음 사기 발행 사건에서도 법원은 CEO가 회사의 경영 불능 상태를 구체적으로 인지했는지, 채권 발행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는지를 기준으로 책임을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채권 발행 과정에 직접 관여했다는 뚜렷한 정황이 없는 만큼, 신병 확보를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혐의 소명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로 인해 나머지 경영진들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김 회장이 미국 국적자로 해외 체류가 잦고, 과거 해외 출장을 이유로 국회 출석 요구를 거듭 거절한 전례가 있는 데다 현재 출국이 금지된 점 등을 고려하면도주 우려 등이구속 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과 상환 불능을 인식한 시점 등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소명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김 회장을 제외한 김 부회장과 김 부사장, 이 전무 등 3명에게 채무자회생법상 사기회생 혐의와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방해 혐의도 추가로 적용했다. 검찰은 MBK 측이 1조원이 넘는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MBK와 홈플러스는 회계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진 회계 처리를 문제 삼은 부당한 주장이라며 전면 부인하고 있다. MBK와 홈플러스는 "회계 처리의 적정성은 법인 차원의 회계 기준과 절차에 따라 판단돼야 하며, 이를 주주의 책임과 연결 짓는 것은 사실관계와 회계 실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MBK와 경영진이 구속될 경우 홈플러스 회생 절차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홈플러스는 현재 DIP금융(회생절차상 자금조달)으로 3000억원 규모의 긴급 현금 조달을 추진 중이다. 매각가 6000억~7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익스프레스(SSM) 사업부 분리 매각도 회생계획안이 인가될 경우 추진할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이미 현금이 바닥난 상태에서 DIP 금융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주요 경영진들이 구속되면 회사 경영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늦은 밤 또는이튿날 새벽결정될 전망이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김 회장의 신병 처리뿐 아니라 홈플러스 회생 절차 조건과 속도, 사모펀드 업계의 자금 조달 방식과 책임 범위 등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yeonpil@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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