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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석달새 부실채권 1.7조↑…부동산 대출이 발목 잡았다

2026.04.28 18:25

올들어 카드 연체율 상승 전환
충당금 적립률 뚝…손실흡수 약화
건설 이어 석유·철강 등 부진업종↑
금융지주, 연체율 등 관리강화 나서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김나경 이수빈 기자] 올해 1분기에도 금융그룹들이 최대 실적을 냈지만, 부실 채권 비중도 커지고 있어 자산 건전성 관리가 그룹의 주요 경영화두로 떠올랐다.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중견·중소기업과 취약차주가 늘어난 데다 일부 대기업의 대규모 여신이 연체되면서 은행 연체율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카드사를 비롯한 2금융권은 중·저신용 상환능력 악화와 적극적 채무조정이 겹쳐 연체율과 대손비용 모두 오르고 있다. 금융당국은 중동사태 영향 등을 포함해 리스크 관리 강화와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주문할 예정이다.

코로나 때보다 더 높아진 시중은행 NPL

28일 각 그룹의 1분기 경영실적 자료·팩트북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1분기 말 고정이하여신(NPL)은 총 13조 6203억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11조 9346억원)과 비교해 1조 6857억원(14.1%) 증가한 것이다. 특히 KB·신한·하나금융그룹의 NPL은 3개월 만에 각 4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NPL은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자산건전성 분류 단계 중에서 ‘고정(3개월 이상 연체돼 갚지 못할 위험이 큰)’ 이하 여신으로 사실상 완전한 회수가 어려운 부실채권을 뜻한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KB금융그룹의 부실채권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KB금융의 NPL은 지난해 말 3조 628억원에서 올해 3월 말 3조 5799억원으로 1분기 만에 5171억원(16.9%) 증가했다. 신한금융(3조 2048억→3조 6724억), 하나금융(3조 1500억→3조 6110억)은 각각 4676억, 4610억원 늘었다. 우리금융은 작년 말에 비해 2400억원(9.5%) 늘어난 2조 7570억원으로 집계됐다.

각 사의 부실채권이 늘어난 건 핵심 계열사인 은행 대출의 건전성이 나빠진 영향이다. 1금융권 중에서도 우량 차주 위주로 대출을 내주는 시중은행들은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통상 0.50%를 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됐던 2021년에 0.50%, 2022년 0.40%로 낮았고, 기준금리가 3.50%로 높아졌던 2023년 0.47%, 그 영향이 이어진 2024년 0.53%로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NPL비율이 0.34%로 지난해 말(0.28%)에서 0.06%포인트 올랐고,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0.28%에서 0.30%로 0.02%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하반기 신한은행 NPL비율이 0.33%에서 0.28%로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 흐름이다.

카드사 연체율도 상승세다. KB국민카드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0.98%에서 올해 1분기 말 1.21%로 0.23%포인트 상승했고, 신한카드는 같은 기간 1.18%에서 1.30%로 높아졌다. 카드 연체율은 작년 한 해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올해 1분기 상승 전환했다.

상업용 부동산 연체율 증가

특히 중소·중견기업과 신용대출을 받은 개인 차주들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1분기 말 하나은행의 가계 연체율은 0.31%, 소호(개인사업자) 연체율은 0.56%로 201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0.61%로 2019년 지주 재출범 이후 역대 최고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높아지고 일부 내수 업종의 업황이 악화한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걸로 보인다”며 “주택담보대출보다는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한 기업대출, 업종 중에서는 임대업의 상환능력이 다소 나빠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대기업 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말 0.03%에서 0.32%로 올랐는데, IB(투자금융) 부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서 거액 연체가 발생하면서 대기업 연체율이 급등했다.

이런 상황에 각 은행·지주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NPL커버리지비율(대손충당급적립률)은 하락했다. 부실채권에 대비해 충당금을 얼마나 쌓았는지 보여주는 NPL커버리지비율은 KB금융(148.3%→127.1%), 신한(126.0%→113.6%), 우리금융(129.9%→124.8%)로 일제히 하락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109.84%에서 95.65%로 떨어졌는데, 신규 발생한 NPL의 담보비율이 높아 충당금을 더 쌓지 못하면서 일시적으로 100%를 하회했다.

이런 가운데 임대업·건설업 경기 부진에 석유·화학, 정유, 철강 등 중동사태 영향업종이 늘어나 금융지주도 부실채권 관리에 나서고 있다. 나훈 신한금금융 리스크관리담당(CRO) 상무는 “2022년 금리 급등 이후 대손비용이 크게 올랐고, NPL 시장에서도 공급이 많아 (부실채권) 가격이 낮고, 상·매각이 활성화되고 있지 않다”며 “추후 금리상황과 시장 안정화에 따라 상매각이 정상화되면 NPL커버리지비율도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부동산 PF 관련 부실채권의 경우 매각이 활발하지 않아 각 지주의 NPL비율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도 각 은행·지주에 건전성 관리 강화를 주문할 예정이다. 중동전쟁으로 채권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의 대출금리가 전반적으로 오른 데다 수출입 기업 등의 이익창출력이 떨어져 건전성 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 작년 동기대비 기업대출이 많이 늘었다. 생산적금융으로 전환하면서 건전성 지표가 나빠지는 건 자연스러운 측면도 있지만,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더 강조할 방침”이라며 “내부적으로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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