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view 로고

VIEW

구조조정
구조조정
혈세 1100억 들어가는 부산 ‘하하캠퍼스’...진짜 과실은 어디에?

2026.04.28 18:24

“대학 유휴시설 이용한 전국 첫 모델”…시민 복지? 아니면 사립대 자산 고도화?지난 23일, 박형준 부산시장은 금정구 부산가톨릭대의 옛 신학대 교정을 찾아 '하하(HAHA)캠퍼스' 마중물 사업의 성과를 축하했다. 대학 유휴 시설을 시니어 복합단지로 전환하는 '전국 최초의 모델'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박형준 부산시장(가운데)이 4월 23일 부산가톨릭대 옛 신학대 부지에 조성하는 하하(HAHA)캠퍼스를 둘러보고 있다. 그동안 진행해온 마중물 사업의 성과를 기념하는 자리다. 사진=부산시


하지만 그런 화려한 조명 뒤편에 가려진 1100억 원대 사업의 본질을 두고는 '복지의 외피를 쓴 사학(私學) 자산 고도화'라는 날 선 지적도 함께 나온다.

소프트웨어 없는 '토목형 복지'…예산 99%가 시설비

사업의 실체를 들여다보면 예산 배정의 극심한 불균형이 드러난다. 현재까지 확정된 사업비 구조를 보면 마중물 사업 45억 원을 시작으로 기존 건물 리모델링 368억 원, 스포츠센터 신축 238억 원 등 총 606억 원의 공공 예산이 투입된다. 여기에 별도사업인 은퇴자공동체(UBRC) 조성비 486억 원까지 더하면 전체 규모는 1137억 원에 달한다.



반면, 시민들이 직접 체감할 소프트웨어인 '에듀(education) 프로그램'이나 '건강, 운동 프로그램' 운영 예산은 3년간 총 6억 9000만 원에 불과하다. 전체 사업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초고령사회 대응과 시니어 노쇠(frailty) 예방을 내세웠지만, 정작 예산의 대부분은 부산가톨릭대 소유의 건물을 고치고 새로 짓는 '하드웨어'에 집중되어 있는 것.

30년 뒤 '반환'되는 자산…시비로 사학 건물 수명 연장?

더 큰 문제는 이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자산의 '최종 귀속처'다. HAHA캠퍼스로 활용하는 부지는 원래 신학대학이 있던 자리다. 지원자가 줄면서 2019년 끝내 폐지됐다. 그 결과 약 6만3000㎡ 규모 캠퍼스가 놀게 됐다.

부산시는 지난해 11월, 교육부로부터 그런 시설 무상사용 허가를 받았다. ▲건물 1개 동은 기부채납 ▲2개 동 30년 무상사용 ▲토지 지상권 설정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풀어보면, 리모델링 대상 건물 9개 동 가운데 부산시가 확보하는 건물은 1개 동(학생관)뿐이다. 2개 동은 30년 사용한 이후 학교법인에 반환해야 한다. 부산시는 나머지 건물들의 권리관계에 대해 "추후 협의 대상"으로 남겨놓았다 했다.

땅 역시 계속 학교법인 소유다. 시는 지상권을 부여받아 각종 시설들을 조성하고 운영하게 된다.

부산가톨릭대 하하캠퍼스 조감도. 사진=부산시


수백억 원의 공공 예산을 들여 낡은 학교 건물을 최신 시설로 리모델링해주고, 건축물의 물리적·경제적 가치가 유지되는 30년 동안만 사용한 뒤 다시 학교에 돌려준다는 것. 사실상 공공 재정으로 사학의 노후 자산을 고도화하고 수명을 연장해주는 '대위 변제' 성격이 짙다.

신학대 폐지로 발생한 유휴 부지는 대학 구조조정의 결과물이다. 대학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유휴 자산 처리 비용을 부산시가 '복지'라는 명분으로 대신 짊어지고, 그 결과로 상승한 토지 및 지상물의 가치는 고스란히 사학재단(성모학원)이 누리는 구조다.

'수익형 실버타운' UBRC, 복지인가 비즈니스인가?

사업의 또 다른 핵심인 UBRC(대학 연계형 은퇴자 주거단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미국식 실버타운 모델에서 차용한 UBRC는 대개 일정 소득 이상의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유료 주거 시설이다.

현재 하하캠퍼스 UBRC의 입주 자격이나 수익 배분 구조는 베일에 싸여 있다. 만약 이곳이 수익자 부담 원칙의 프리미엄 실버타운으로 운영된다면, '시민 누구나 이용하는 복지 시설'이라는 시의 설명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공공 부지와 예산이 투입된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대학의 재정 적자를 메우는 용도로 쓰일 수 있다는 얘기다. 만일 그렇다면, 이는 보편적 복지가 아닌 특정 사학에 대한 우회 지원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검증 없는 '확대'... 제2, 제3의 하하캠퍼스 우려

이런 의구심 속에서도 부산시는 지난 20일 고신대와 '제2 하하캠퍼스'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고신대 영도캠퍼스에서 운영할 제2 하하캠퍼스는 부산가톨릭대 하하캠퍼스보다 부지 규모만 4배나 크다. 1호 모델의 공공성과 수익 귀속 문제가 투명하게 검증되기도 전에 판부터 키우는 형국이다.

박형준 시장은 이날 "부산가톨릭대를 시작으로 고신대와 서부산권 등 생활권별로 하하캠퍼스 조성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자신의 주요 치적으로 내세우는 '15분 도시'와 연계된 생활권별 거점 모델로 키워가겠다는 것.

그러나 현재의 흐름대로라면 하하캠퍼스는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에 처한 사립대들의 '부실 자산 인수 창구'로 변질될 위험이 크다. 그렇게 '판'이 커질수록 공공의 부담은 커지고, 검증의 기회는 뒤로 밀린다.

시민의 혈세가 사학법인의 자산 가치 보전이 아닌, 실제 고령층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본연의 목적에 쓰이고 있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하캠퍼스는 '공공 기여'와 '수익 사업'이 공존하는, 이중구조 사업이기 때문. '배보다 배꼽이 큰' 이 기묘한 복지 사업의 과실이 과연 누구에게 돌아가고 있는지, 시민들은 물을 수밖에 없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

댓글 (0)

0 / 100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구조조정의 다른 소식

구조조정
구조조정
1시간 전
매대 곳곳 '텅텅'…회생 절차 1년 홈플러스 생존 기로
구조조정
구조조정
2시간 전
제이알글로벌리츠, 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 신청
구조조정
구조조정
2시간 전
‘상장 리츠’ 첫 회생 신청…제이알글로벌리츠, 유동성 위기 번진다 [시그널]
구조조정
구조조정
2시간 전
불황업종 기업들 고금리 차환에 이자 눈덩이
구조조정
구조조정
2시간 전
의료기기 유통 비리 규제 법 통과했지만… “허점 여전”
구조조정
구조조정
2시간 전
오픈AI-MS ‘독점적 파트너십’ 종료…빅테크 ‘AI 다자 협력’ 가속
구조조정
구조조정
2시간 전
글로벌 생산망 구조조정…프리미엄 AI가전 집중
구조조정
구조조정
2시간 전
"2000억 묶였다" 어쩌나…하루아침에 거래정지 '날벼락'
구조조정
구조조정
3시간 전
"공장 폐쇄에 법인 통폐합까지"…삼성전자, 가전사업 체질 뜯어고친다
구조조정
구조조정
3시간 전
박홍근 "적극적 재정 역할 중요, 예산 구조조정 통해 지속가능성 경계"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