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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보다 많은 공정수당…“비용부담에 고용위축 우려”

2026.04.28 17:53

■기간제 공공 근로자에 수당 지급
청소·경비·조리원 고용불안 해소
1년 미만 퇴직하면 최대 249만원
노동계 환영…“경영평가 연계해야”
비정규직 개선 맞물린 민간도 촉각
“기업들은 추가 비용 감수하더라도
고용 유연성 확보에 나설 것” 지적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내년부터 공공 부문 1년 미만 기간제 근로자에게 ‘공정수당’을 지급하기로 한 것은 단기 쪼개기 계약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1년 미만 기간제 계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불가피하게 단기 계약을 유지하는 공공기관에는 공정수당 부담을 지워 안정적인 고용 체계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번 대책이 민간 부문의 기간제법 개선 논의와 맞물려 있는 만큼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공 부문과 달리 민간의 기간제 고용 불안을 수당으로 해결하려 할 경우 되레 쪼개기 고용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8일 정부가 발표한 공공 부문 비정규직 처우 개선 대책에 따르면 내년부터 1년 미만 기간제 근로자가 계약 종료 시 받을 수 있는 공정수당은 최대 248만 8000원이다. 정부는 공정수당 산정 기준 금액을 월 254만 5000원으로 정했다. 이는 최저임금의 118% 수준이다. 이 금액을 기준으로 근무 기간이 2개월 미만이면 지급률 10%, 7개월 이상 12개월 미만이면 8.5%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기준 금액은 매년 최저임금에 연동돼 해마다 달라진다.

정부가 공공 부문 1년 미만 기간제를 공정수당 지급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들이 불안정한 고용 형태와 낮은 임금에 놓여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간제 근로자는 정규직보다 임금 수준이 낮은데, 공공 부문 1년 미만 기간제의 월평균 임금은 280만 원으로 전체 기간제보다 약 9만 원 낮다. 이들은 사무보조원·시설물청소원·환경미화원·경비원·급식조리원 등 저숙련·저임금 직종에 주로 분포해 있다.

정부는 공공 부문에서 1년 미만 기간제 계약을 원칙적으로 퇴출할 방침이다. 공정수당은 기존 1년 미만 기간제의 처우를 개선하는 동시에 단기 계약을 유지하는 공공기관의 재정 부담을 높이는 장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1년 미만 기간제 근로자에게도 퇴직금에 준하는 성격의 보상을 제공할 경우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1년 미만 단기 계약을 활용할 유인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정수당 지급률(최저 8.5%)은 퇴직금 환산 비율(8.3%)보다 높다. 여기에 앞으로 1년 미만 기간제 계약을 체결하려면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채용사전심사제를 통과해야 하고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도 관련 실태와 공정수당 운영 여부가 반영된다. 이 때문에 공공 부문에서의 쪼개기 고용은 비교적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으로 유도하던 과거 대책과 달리 이번 정책은 비교적 빠르게 안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공정수당 도입을 둘러싼 신중론 또한 적지 않다. 공정수당은 경기도에서 먼저 도입돼 일정한 성과를 낸 제도로 평가받지만 전국 단위 제도화 과정에서는 부작용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국회는 2022년 공공기관이 비정규직에게 공정수당을 지급하도록 하는 취지의 기간제법 개정안에 대해 “비정규직 근로자 사용이 고착화될 수 있고 재정 부담에 따라 직접 고용이 감소할 수 있다”며 “파견·용역 등 외주화가 확대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재원 마련도 과제다. 정부는 공정수당 지급에 필요한 재원 규모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추후 공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수백억 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향후 민간 부문에 어떤 방식으로 반영될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정부의 노동정책은 대개 공공 부문에서 먼저 시행된 뒤 민간 부문으로 확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공 부문의 1년 미만 기간제와 민간 부문의 1년 11개월 기간제 문제를 모두 ‘비용 절감 목적의 불안정 고용’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왔다. 일부에서는 단기 고용으로 인한 불안을 공정수당이라는 비용으로 보상하는 방식이 민간에 적용될 경우 기업들이 추가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고용 유연성을 확보하려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정수당을 공공 부문에 도입하는 것과 민간 부문에 적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논의”라며 “비정규직에 적정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논의가 현행 최저임금제도나 헌법상 원칙과 충돌할 가능성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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