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때 좋은 일 하고파”…60대 아버지, 장기기증으로 3명 살리고 영면
2026.04.28 11:04
뇌사 상태 빠진 뒤 가족 동의로 간장과 신장 기증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해 온 60대 아버지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영면에 들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2월22일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정찬호(68·남)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과 양측 신장을 기증해 투병 중이던 환자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고 28일 밝혔다.
정씨는 2월19일 목욕탕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유가족에 따르면 정씨는 평소 “이 세상을 떠날 때 좋은 일을 하고 가고 싶다”며 생명 나눔에 대한 굳은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다.
가족들은 고인의 뜻을 존중해 기증을 결심했으며, 정씨의 일부가 세상 어딘가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에 큰 위안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3남 중 둘째로 태어난 정씨는 무뚝뚝하지만 자신이 맡은 일에는 책임을 다하는 성실한 가장이었다. 젊은 시절 자동차 부품 회사에서 20여년간 근무했고, 이후 중년에 우유 대리점을 시작해 최근까지 운영하며 묵묵히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아내 장인희씨는 “남편은 가정을 책임지려고 늘 노력하며 가족을 위해 고생만 하고 간 사람”이라며 “최근 1~2년 사이에야 친구들과 여행도 다니며 모처럼 여유를 찾았는데 안타깝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아들 정상기씨는 “그동안 가족을 위해 헌신해 주신 사랑을 잊지 않겠다”며 “자주 찾아뵙고 아버지를 늘 기억하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소중한 가족을 두고 떠나신 기증자 정찬호님과 그 가족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며 “생명 나눔의 고귀한 뜻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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