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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원전 르네상스, 부산발 K원전 ‘세계 속으로’

2026.04.28 17:46

올해 부산국제원자력산업전
19개국 420개 부스 대성황
동유럽 중심 SMR 주력 태웅
체코 국영기업과 협약 체결
대창솔루션·코어로보틱스 등
부산 기업들, 해외 진출 속도
지난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 부산국제원자력산업전’에서 태웅 허욱(왼쪽) 사장이 체코 스코다JS의 카렐 베드나르쥐 사장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작은 사진은 부산공동기업관의 대창솔루션 부스(위)와 코어로보틱스의 '원전 1차측 필터교체 로봇'. 각 사 제공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돌아온 원전 르네상스와 소형모듈원자로(SMR)의 부상 속에서 지역 기업들이 글로벌 원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동남권이 글로벌 SMR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파운드리(생산기지)로 도약할 기회의 창이 열렸다는 기대도 커진다.

태웅은 지난 2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개막한 ‘2026 부산국제원자력산업전’ 현장에서 체코 국영기업인 스코다JS와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28일 밝혔다. 협약의 골자는 태웅이 지난 3월 스코다JS에서 수주한 캐스크(사용후핵연료 저장·운반 용기) 2기에 이어 내년부터 캐스크 공급을 5기까지 확대하고, 스코다JS가 앞으로 추진할 체코 원전 사업에도 공급자로 참여한다는 내용이다. 스코다JS는 체코 테믈린·두코바니 원전 4기에 연간 10기의 캐스크를 장기 공급해온 기업으로, SMR과 캐스크 사업이 주력이다.

태웅은 체코를 거점으로 동유럽 원전 시장 확대를 노린다. 앞서 지난해 루마니아 원자력플랜트 업체에 단조품을 공급하기도 했다. 동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에 대응해 SMR과 캐스크 분야에 집중 투자하며 차세대 원전 시장으로 떠올랐다.

SMR 분야에서는 북미를 시작으로 이미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캐나다에 건설 중인 미국·일본 합작사 GE 히타치의 SMR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단조부품을 납품했다. 이어 올해는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의 미국 첫 상업용 SMR 건설 사업에 주기기 단조부품 수주를 추진한다. 태웅의 장기 거래처이자 최근 SMR 사업에 뛰어든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과도 협력을 준비하고 있다.

태웅 측은 “태웅은 2020년부터 SMR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준비한 결과 지난해 캐나다 수출에 이어 올해 체코에서도 원전사업 공급 파트너로 선택되는 성과로 이어졌다”며 “올해 테라파워 수주에 성공한다면 GE 히타치의 3.5세대 SMR에 이어서 4세대 SMR까지 레퍼런스를 확보하게 되는 것으로, 2030년 이후 SMR이 상용화된다면 레퍼런스를 토대로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산국제원자력산업전에 부산기업공동관으로 참여한 대창솔루션도 지난달 캐나다 SMR 건설사업에 투입되는 스팀터빈 핵심 부품인 '저압 터빈 블레이드 캐리어'를 수주했다. 기존 글로벌 대형 원전 터빈 부품에 더해 차세대 SMR 시장에도 진입한 성과다. 원전폐기물 운반·저장용기(RWC)도 2030년까지 300억 원 이상 판매를 내다보며 원전 해제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코어로보틱스도 부산기업공동관에서 '원전 1차측 필터 교체 로봇' 등을 선보이며 체코, 아랍에미리트 등 바이어를 만났다. 한국수력원자력과 공동 개발한 필터 교체 로봇은 국내 원전에서 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특허 등록도 마쳤다. 코어로보틱스 관계자는 "원전 분야에 특화해 종합적인 역량을 갖춘 국내 유일한 전문 로봇 기업으로서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4일 폐막한 올해 부산국제원자력산업전은 세계 원전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확인한 자리였다. 19개국 130개 관련 기업과 기관이 420개 부스를 선보였고, 예년보다 다섯 배 이상 많은 16개국 51개사 해외 바이어가 초청돼 참여 기업들과 약 460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한수원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과 관련해 초청한 체코 측 핵심 인사 40여 명도 전시회 현장을 찾아 체코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한국과 체코 간 양국 협력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원자력기자재진흥협회 정희균 사무총장은 “전 세계 원전 시장이 활기를 찾고 개발사 70여 곳이 SMR 설계에 뛰어들면서 국내 원전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진입에 관심이 높아졌고, 세계 또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며 “원전 산업 생태계와 제조업 기반을 갖춘 동남권이 ‘SMR 소부장 파운드리’를 구축해 고부가가치 산업을 이끌 수 있도록 국가적인 정책과 지자체 간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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