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發 정비사업 충격②] 입주물량 나와도 전세는 ‘0건’, 겹겹이 규제에 실거주부터
2026.04.28 07:11
정비사업 조합원, 은행에 전입의무 약정서 제출
“정부 방침에 은행도 자율 규제…매물 줄어들 수 밖에”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전입 의무 등이 정비사업과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6·27 대책에서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담대를 받을 경우 6개월 내 전입하도록 조건이 붙으면서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이러한 규제를 성격이 유사한 잔금대출과 이주비 대출 등에도 적용하고 있어 규제 여파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예컨대 최근 청약을 실시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라클라체자이드파인’(노량진6구역 재개발)의 경우 거주 의무는 없지만 잔금대출을 이용할 경우 전입신고 의무가 부과돼 입주가 불가피하다.
재개발·재건축 입주권과 분양권은 토지거래허가 대상에 포함돼 2년 실거주 의무가 적용된다.
앞서 정부와 서울시는 지난해 3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용산구가 토허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해당 지역 내 입주권과 분양권이 허가 대상에 포함된다고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바 있다.
물론 지난 2024년부터 강남3구, 용산구 등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의 주택에 대해 최초 입주일부터 3년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주는 규제 완화책이 시행됐으나, 이마저도 대출을 이용하면 전입 의무와 충돌하는 구조다.
그나마 입주장 시기 전세 공급의 한 축으로 꼽히던 조합원 매물도 위축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본 이주비 대출을 내주는 은행권에서 조합원들에게 전입의무 약정서를 요구하기 시작하면서다.
실제로 올해 이주를 시작한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원들은 KB국민은행으로부터 이주비대출을 받으면서 전입의무 약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주비 대출을 받는 것은 재건축·재개발 된 주택을 취득하는 과정에 있다는 것 아니겠나”라며 “이주비 후 잔금으로 이어지는 대출 구조상 전입 의무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이주비 대출 단계부터 인지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기본 이주비 대출에 대해 금융당국이 주담대와 동일하게 담보인정비율(LTV) 40%를 적용하고, 다주택자에게는 대출을 금지하는 등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조합원에게 주택 준공 후 6개월 내 전입의무까지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조합원과 청약자들이 주택 소유권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대출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전세 세입자를 구할 수 있다.
다만 수도권·규제지역 1주택자의 전세대출 한도가 2억원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자금조달이 쉽지 않고 정부 정책 방향이 실거주하지 않는 집주인들에게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이어지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단 설명이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은행은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 속 자율적인 지침을 세우고 영업 활동을 한다”며 “정부 정책이 실거주를 조건으로 대출을 내주라는 것이기 때문에 그에 맞는 내부 지침을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이주비 대출은 엄밀히 따지면 주담대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전입 의무를 요구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정부에서 부동산 관련된 금융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은행들이 알아서 대출을 깐깐하게 관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전세 매물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신규 입주 매물도 주는 등 전세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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