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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성수 그렙 대표 "AI 역량 평가로 채용 판도 바꿀 것"

2026.04.28 06:01

AI 역량 검사 솔루션 출시… 국내·해외 시장 공략
임성수 그렙 대표. [사진=구아현기자]


[디지털데일리 구아현기자] "인공지능(AI)를 얼마나 잘 쓰는지가 앞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임성수 그렙 대표는 AI 역량이 중요해진 채용 시장의 변화를 이렇게 진단했다. 그렙은 코딩 테스트 시장에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AI 코딩 역량 검사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그렙은 개발자 역량 평가 플랫폼 '프로그래머스'와 AI 기반 온라인 시험 감독 솔루션 '모니토'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프로그래머스는 네이버·카카오·삼성전자 등 2000여 개 기업·기관이 채용 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누적 응시자는 81만 명, 코딩 테스트 실행 데이터는 4700만 건, SW 역량 평가 데이터는 147만 건에 달한다. 모니토는 삼성전자·LG그룹·신한은행 등 1000여 개 기관에서 연간 3600건 이상의 시험을 운영했다.

그렙은 생성형 AI 등장으로 코딩 테스트 시장이 흔들리자 AI 역량 평가 시장으로 빠르게 전환했다. 당초 5월 정식 출시 계획이었던 AI 역량 검사 솔루션은 기술 검증 단계에서부터 기존 고객사들의 도입 요청이 쇄도하며 지난 3월 포스코DX 등 10여 개 기업·기관과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예상보다 이른 성과를 냈다.

그는 "AI 시대에 맞는 다음 세대 평가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방향이었다"며 "AI 역량 검사 도구가 나오기도 전에 신뢰를 바탕으로 사용해보겠다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과 박사 출신인 임 대표는 국민대 교수 재직 중 학생들과 진로 상담을 하면서 창업을 결심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채용 시스템이었다. 판단 기준을 학벌이 아닌 실제 역량으로 바꾸면 사회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2017년 카카오가 서류 심사 전 코딩 테스트를 먼저 보겠다고 발표하면서 그렙의 '프로그래머스'가 빠르게 알려졌다. 임 대표는 "실무 역량이 학벌보다 중요하다는 걸 대기업이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며 "학벌로 사회 경쟁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실무 역량의 기준을 제시해주고 싶었고 이제는 그 역량이 AI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 AI 역량 평가 핵심은 문제 해결 능력

AI 역량 평가의 핵심은 문제 해결 능력을 보는 프로세스 분석이다. 기존 코딩 테스트가 최종 결과물만 보는 방식이었다면, AI 역량 평가는 응시자가 문제를 푸는 전 과정을 기록하고 분석한다. 임 대표는 "문제가 주어지면 응시자가 AI와 함께 풀어가는 전 과정을 기록한다"며 "어떤 프롬프트를 설계했는지, AI 결과물을 어떻게 검증했는지, 목표에 얼마나 근접해가는지를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평가 기준은 6가지로 구성된다. ▲프롬프트를 얼마나 명확하게 설계했는지 ▲AI 결과물을 제대로 검증했는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추가 프롬프트를 입력했는지 ▲최종 결과물이 목표에 얼마나 근접했는지 ▲AI 활용 과정에서 문제를 논리적으로 접근했는지 ▲결과물을 실무에 연결할 수 있는 수준인지 등이다. AI가 이 6가지 기준으로 1차 채점하고 사람이 최종 판단을 내리는 하이브리드 구조로 운영된다.

고객사와 AI 역량 평가를 진행한 결과 AI 격차가 극명하게 나뉘었다. 임 대표는 "한 기업 공채에서 진행한 평가에서 AI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소수와 AI 경험이 전혀 없는 다수로 극명하게 나뉘었고, 중간층은 거의 없었다"며 "AI 역량에서 격차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임성수 그렙 대표가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AI 역량 검사의 평가 기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구아현기자]


◆ 글로벌 시장 공략 본격화

그렙은 올해를 글로벌 전환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글로벌 CBT(컴퓨터 기반 시험) 전문 기관 프로메트릭과 전략적 MOU를 체결했고, 국제 공인 영어 시험 iTEP의 국내 독점 유통도 시작했다. 프로메트릭은 전 세계 180개국 8000여 개 시험 센터를 운영하는 글로벌 시험 운영사다. 그렙은 '모니토'의 AI 감독 기술을 프로메트릭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적용해 북미 온라인 시험 시장을 우선 공략할 계획이다.

'모니토' 기술 고도화도 추진 중이다. 모니토는 응시자의 PC 화면 공유, 웹캠 촬영, 스마트폰 환경 체크를 통해 시험 환경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AI 기반 온라인 시험 감독 솔루션이다. 현재는 시선 추적, 신원 확인, 이상 행동 탐지 등을 AI 비전 모델로 처리하고, AI가 탐지한 의심 행동을 감독관에게 즉시 전달해 사람이 최종 판단을 내리는 하이브리드 구조다. 최대 2만 명까지 동시 접속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시험 운영이 가능하다.

그렙은 올해까지 기존 패턴 매칭 방식의 한계를 넘어 LLM 기반 실시간 부정행위 탐지 기술을 적용한 AI 서비스로 전면 전환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국내 공채 시즌에 수만 명의 감독 데이터를 개인정보 동의를 받아 축적하고 있다"며 "이 규모의 시험 감독 데이터를 보유한 곳은 전 세계에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국내 온라인 테스팅 솔루션 중 유일하게 국가 공인 검증을 획득한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신뢰도 높은 원격 시험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학들의 AI 역량 평가 수요도 주목하고 있다. 임 대표는 "미국 대학들이 AI 역량 평가 도입 의사를 적극 타진하고 있다"며 "미국 학습 관리 시스템과 연동하는 작업을 하반기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활용 역량은 앞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며 "이 역량을 측정하고 인지시키는 것이 그렙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렙은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도 준비 중이다. 임 대표는 "AI 역량 평가로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에서도 기회를 넓혀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평가와 교육의 틀 자체를 바꾸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형태의 대학 설립도 구상하고 있다. 임 대표는 "AI 시대에 기존 대학 시스템이 제대로 된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수년 내에 저렴한 학비로 AI 활용 역량을 검증받고 그 결과를 전 세계 어디서든 통용되는 '에이전틱 유니버시티'라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대학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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