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납자 전수조사에 세외수입 통합징수까지…국세청 세수확보 팔 걷었다
2026.01.13 11:31
284조원 규모 세외수입 통합징수 업무도 국세청이 맡게 돼
세수 부진에 국세청 어깨 무거워져…효과 충분할지는 미지수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국세청이 113만명에 달하는 체납자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하고 그동안 각 기관에서 담당했던 세외수입을 통합 징수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지난 수년간 경기 부진으로 정부 곳간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수입 확충을 위해 징수 효율성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관련 당국에 따르면 국세청은 오는 3월 '국세 체납관리단'을 출범할 예정이다. 체납관리단은 133만명에 달하는 국세 체납자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서게 된다.
국세 체납액은 지난 2021년 99조9000억원, 2022년 102조5000억원, 2023년 106조1000억원, 2024년 110조7000억원으로 매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게다가 전체 체납액 중 80% 이상은 '정리보류'로 분류돼 사실상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모든 체납자를 직접 방문해 생활 실태와 납부 능력을 파악하고 맞춤형 관리를 하기로 했다. 생계형 체납자에 대해서는 복지부처와 연계하는 등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고,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해서는 현장 수색, 민사소송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체납액을 징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전날 체납관리단에서 실태확인원으로 근무할 기간제 근로자 500명에 대한 채용 공고를 냈다. 실태확인원은 집이나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체납 사실, 방문 일정 등을 안내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국세청은 지난해 8월 임광현 청장 취임 후 체납관리단 출범을 준비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와 경기도에서 시도했던 지방세 체납관리단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세청이 업무보고에서 3년간 2000명을 체납관리단에 투입할 계획을 보고하자 "3000~4000명으로 즉시 늘려서 해도 된다"고 독려했다.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지시한 세외수입 통합징수 역할도 국세청이 맡게 됐다. 국세청은 전날 '국세외수입 통합징수 준비단'을 출범하고 국세외수입 통합징수 체계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국세외수입은 불공정거래 과징금, 환경규제위반 부담금, 국유재산 사용료 등 조세 이외에 국가가 얻는 수입을 말한다. 2024년 기준 국세외수입 규모는 약 284조원으로 국세수입(337조원)에 버금가는 국가 재정의 중요한 재원이다.
국세외수입도 미수납액이 2020년 약 19조원에서 2024년 25조원으로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기관별로 다른 징수 절차와 시스템, 체납자 소득·재산 정보공유의 한계로 인해 강제징수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세청이 국세외수입을 통합 징수하는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국세외수입 부과 권한은 기존과 같이 각 부처가 유지하되, 징수관리는 전문기관인 국세청으로 일원화한다. 국세청은 국세외수입의 체납 실태 점검과 관련법 개정 등을 통해 속도감 있게 세외수입 통합 징수 체계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가 이렇게 국세와 세외수입 징수 관리를 강화해 나가는 것은 최근 재정수입 여건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으로 당초 전망보다 세금이 덜 걷히는 '세수 결손'을 냈다. 2년간 결손액은 87조원에 달한다.
세수 부진은 이어졌고 정부는 6월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시 10조3000억원 규모의 세입 경정을 통해 세수 전망을 낮춘 데 이어 9월에도 2조2000억원 규모로 세수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확장재정 정책으로 지출은 증가한 반면 수입 여력은 제한되면서 지난해 말 정부 재정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한국은행에서 5조원을 일시 차입했다. 지난 9월 14조원을 차입한 뒤 3개월 만에 다시 돈을 빌린 것이다.
일시 차입은 마이너스 통장처럼 잠깐 돈을 빌렸다 갚는 방식이지만, 이런 일이 자주 반복되는 것은 현재 재정 여력을 잘 보여준다. 지난해 정부 총지출 규모는 700조원을 넘지만 총수입은 640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국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곳간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재정경제부가 지난해 말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에 지급할 국방비 1조원 이상을 올해 초 이월 집행하는 일도 있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의 어깨도 무거워지게 됐지만, 징수 관리를 강화해 거둘 수 있는 효과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체납관리단 출범에 앞서 지난해 9월 국세 공무원 68명을 투입해 이번 시스템을 시범운영했다. 4000여명의 체납자를 상대로 약 2주간의 시범 운영한 결과 약 3억원 가량의 징수 효과가 있었다.
이런 방식을 전체 체납자 133만명으로 확장할 경우 1조원 가량의 추가 세수를 거둘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체 체납자 조사에는 수년이 걸리고, 적지 않은 예산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리단 운영 효과는 세수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충분치 않을 전망이다.
국세청은 3월부터 10월까지 활동할 기간제 근로자 500명 채용을 위해 약 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전체 체납자 방문을 위해서는 3년여에 걸쳐 3000~4000명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체납관리단) 시범운영은 최근 체납이 된 사람들을 중심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전체를 대상으로 했을 때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을지는 가늠하기 어렵다"며 "우선 첫 해에는 고액 체납자를 위주로 진행을 하려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조치들로 기대되는 다른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다른 국세청 관계자는 "징세를 강화해 세수를 늘리는데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다만 체납자의 실태를 전반적으로 한번 점검해보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일자리 창출이나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 강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국세청이 세외수입을 통합 관리하면 징수 효율성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전산시스템과 체납 상담 일원화 등을 통해 국민 편의도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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