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국세청, 누적체납액 커지자 1조4000억 부당 탕감"
2026.01.13 10:01
고액 체납자 출국금지 풀어주고 명품 돌려줘
국세청이 1조 4,000억 원 규모의 누적 체납액을 편법을 동원해 탕감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중점 관리 대상인 고액체납자의 출국금지 조치를 풀어주고 압류를 해제해 준 사례도 적발됐다.
감사원의 '국세 체납징수 관리 실태' 결과에 따르면 국세청은 2020년 10월 기준 임시 집계한 누적 체납액이 122조 원 규모로 확인되자 부실 관리 비난이 우려된다며 '100조 원 미만'으로 축소하기로 계획했다. 이후 각 지방청에 누적 체납액 감축 목표(20%)를 일률적으로 할당했다.
체납액을 줄이는 방법은 세금을 받아내는 것이지만 국세청은 소멸시효를 부당하게 소급시켰다. 국세채권 소멸시효 기산점은 '압류해제일'이지만 '추심일', '압류일' 등 그보다 이전 시점으로 소급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시효가 지난 채권을 많이 만들어 못 받은 세금을 지워나간 것이다.
특히 고액 및 재산은닉 혐의자는 중점 체납 관리 대상인데도 국세청은 지방청에 별도로 점검을 지시한 뒤 고액 체납자 1,066명의 체납액 7,222억 원에 대해 임의로 소멸시효가 지난 것으로 처리했다. 이 중에는 명단공개·출국금지·추적조사 등 '중점 관리' 대상이 된 체납자도 289명이나 포함됐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의 경우 한 고액 체납자 일가에 대해 임의로 출국금지를 풀어주고 고급 와인 1,005병, 에르메스를 비롯한 명품가방 30점 등 재산의 압류도 해제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의 이 같은 행태로 2021년 1조 1,891억 원의 국세채권이 위법하게 소멸됐고 2022년, 2023년에도 이 같은 행위가 지속돼 지난 3년간 1조4,268억 원의 국세채권이 위법하게 소멸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국세청에 국세징수권을 부당 소멸시키는 일이 없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하고 관련자들에 주의를 요구했다.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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