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 연장 결정 사흘 앞…2천억 자금 공백 해소 과제
2026.04.27 18:38
하림그룹의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인수 추진으로 한편에서는 홈플러스가 회생을 위한 하나의 고비를 넘겼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익스프레스 매각과 별개로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금융지원 의지 없이는 홈플러스 파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서울회생법원이 지정한 회생계획안 연장 여부 결정 기한은 오는 5월4일이다. 노동절과 주말 등 연휴를 고려하면 실질적 결정은 이르면 오는 30일께 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은 약 6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연간 4천억원에 이르는 영업적자를 버티며 40여개 점포 구조조정을 마치고 흑자 전환을 이루기 위한 최소 금액이다. 대주주 엠비케이(MBK)파트너스가 투입한 긴급운영자금(DIP) 1천억원과 하림의 익스프레스 인수 추정가(3천억원 미만)를 합해도 2천억원 이상 부족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 공백을 메울 현실적 주체로 메리츠금융을 지목한다. 메리츠(증권·화재·캐피탈)는 홈플러스 전체 채권(약 2조6천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약 1조2천억원을 보유한 최대 채권자다. 이들은 홈플러스 점포 60여곳을 담보로 잡고 있어 홈플러스가 빚을 못 갚을 경우 다른 채권자들보다 먼저 담보 자산을 회수할 수 있는 우선권을 가진다. 다만, 메리츠 쪽은 신규 자금 투입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주주 가치 훼손 우려와 대주주(엠비케이)의 책임 경영이 우선이라는 이유에서다. 메리츠 입장에서는 회생 절차를 연장해 불확실성을 안고 가기보다 청산을 선택해 자금을 회수하는 편이 유리하다. 메리츠는 현재까지 2500억원 가량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가 회생 연장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법원이 ‘익스프레스 매각 후 홈플러스 본체 파산’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노조와 정치권이 메리츠를 향해 제1채권자로서 책임을 촉구하는 이유다. 안수용 홈플러스 노조 지부장은 “수십만의 삶이 걸린 기업인 만큼 책임 있는 채권자라면 자금 안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서 엠비케이·메어렵사리츠·한국산업은행에 각각 1천억원의 긴급운영자금을 요청했지만, 메리츠와 산은은 응하지 않았다. 현재 2천억원의 현금성 지원을 한 엠비케이는 향후 새로운 관리인으로 교체 후 새 회생계획 제출시 1천억원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어렵사리 메리츠의 동의가 이뤄진다 해도 과제는 남는다. 현재 홈플러스의 미납 물품 대금은 약 2천억원에 이른다. 납품업체들이 파산 가능성을 우려해 공급을 꺼리면서 진열대가 비고 매출이 줄고 대금을 못 갚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돈만큼이나 ‘신뢰 회복’이 시급한 이유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조와 정치권이 꺼내 든 카드가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참여하는 제3자 관리체제다. 유암코는 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이 공동 출자한 기업구조조정 전문 회사다. 유암코가 관리인으로 합류하면 사실상 공적 기관이 개입했다는 신호가 시장에 전달돼, 납품업체들이 공급을 재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노조와 정치권의 구상이다. 다만 유암코 쪽은 홈플러스 사태에 임금 체불·구조조정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고 국가기간산업도 아니라는 점에서 개입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홈플러스의 회생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가 유동성을 공급해 파산 대신 회생 계획안 가결 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유암코는 납품대금 지급 정상화 등으로 공급망 신뢰를 복원하는 ‘투트랙’이 맞물려야 가능하다는 것이 노동자와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홈플러스사태해결공동대책위원회는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홈플러스 사태는 10만 명의 노동자와 3천여개 협력업체, 수천 명의 입점업주가 연결된 사회적 위기”라며 유암코의 결단과 정부·법원의 적극적인 조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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