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공천 망치고, 20조 날렸다…秋, 이겨도 문제, 져도 문제"
2026.04.27 13:38
[대구=뉴스핌] 김용락 기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대구시장 불출마 선언 이후 처음으로 심경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27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그는 지난 25일 TBC와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의 공천 시스템 전면 개혁과 대구경북 행정통합 무산에 대한 책임 추궁, 그리고 보수 재건의 방향까지 망라해 입장을 밝혔다.
주 부의장은 "공천 문제를 바로 고치지 않고는 앞으로 어떤 선거에서도 이기기 어렵다"며 잘못된 공천 시스템이 결국 두 번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지며 당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주 부의장은 불출마 소회를 묻는 질문에 "제 개인이 반드시 대구시장이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공천 문제를) 주장한 게 아니다"라며 "2016년, 2020년, 2024년 세 번 연속 공천 파행으로 민심이 떠났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런데도 이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이 당 안에 없다"며 "2024년 총선에서 180석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공천 파동으로 110석 가까이밖에 못 얻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천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짚었다. 주 부의장은 "완장만 차면 자신이 인사권자인 양 행동하는 사고부터 바꿔야 한다"며 "공천 관리위원회는 이름 그대로 경선을 관리하는 조직이지, 누군가를 찍어내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전략 공천은 극히 예외적으로 하는 것인데 이 개념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어떤 공관위원장이 와도 불만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시스템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민주당은 출석 점수, 법안 점수 등 수십 가지 항목을 정해 2년 차, 4년 차에 외부 인사가 두 차례 평가한다"며 "하위 20%에 감점을 부과하는데, 감점 당한 의원이 오히려 그 사실을 밖에 알리지 말아 달라고 할 정도로 잡음이 없다"고 설명했다. 주 부의장은 "최소한 민주당 시스템을 그대로 베껴서라도 개혁을 해야 한다"며 "국민의힘 공천 방식은 공자님이 오셔서 해도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주 부의장의 공천 개혁론은 지방선거 이후 당 쇄신 논의의 핵심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최근 NBS 조사에서 15%를 기록하며 창당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구경북에서도 민주당 34%, 국민의힘 25%로 역전된 상황이다.
|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공천 망치고, 20조 날렸다... 秋, 이겨도 문제, 져도 문제"라고 주장했다.[사진=주호영 국회부의장실] 2026.04.27 yrk525@newspim.com |
주 부의장은 대구경북에 집중되는 공천 피해도 짚었다. 그는 "타 지역 출신 당 대표나 공천 관여자들이 대구경북에서 사람이 크는 것을 끊임없이 막는다"며 "당원 수가 가장 많고 단결만 되면 당 대표도, 대선 후보도 대구경북에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낙하산으로 오는 사람들은 지역 애착도 없고 열심히 하지도 않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피해를 대구 시민들이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부의장은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 무산 경위도 설명하며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의 당리당략을 첫 번째 원인으로 꼽으며 "행정안전위원회를 이의 없이 통과했는데 불과 사흘 뒤 법사위에서 민주당이 제동을 걸었다"며 "4년간 20조 예산 지원, 우량 공기업 이전, 국책 사업 우선 배정, 예비타당성 면제 기준을 500억에서 1000억으로 상향하는 파격적 인센티브를 발로 차버렸다"고 질타했다. 그는 "대구와 경북이 통합되면 경북에서 김부겸 후보의 득표력이 낮아지기 때문에 통합을 막고 대구에만 출마시키려 한 것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여러 곳에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내부의 통합 반대도 행정통합을 무산시킨 원인으로 꼽았다. 주 부의장은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 지도부가 통합을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고 발언했는데, 우리 당은 이를 반박하지 않았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치명적인 명예훼손이고, 당론을 어긴 것으로 윤리위원회 회부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당 대표나 원내대표 중 누군가가 시도 통합이 되면 자신에게 불리해질까 봐 그런 짓을 한 것 같다"며 "우리 당에도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가장 결정적인 변수로는 대구시의회를 지목했다. 주 부의장은 "법안 통과 불과 하루 전에 대구시의회가 반대 결의를 하며 민주당에 빌미를 제공했다"며 "이를 주도한 대구시의장과 운영위원장이 아무런 책임도 지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한 책임은 대구 시민들이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조를 어떻게 가져오냐. 그들이 그걸 날린 것"이라며 "지금 와서 통합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권한을 더 달라고 했다는데, 그건 변명이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통합 무산은 단순한 입법 실패를 넘어 대구경북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사안인데 민주당이 단독으로 광주·전남 통합법을 처리하는 바람에 20조 대 0조라는 지역 차별이 현실화됐다는 주장이다. 그는 "대구는 인구 236만에 매년 1만 명 이상이 빠져나가는데 그중 청년이 7000명 이상"이라며 "경북은 22개 시군 중 8개가 2050년까지 소멸 도시로 분류돼 있다. 이대로 가면 가는 길이 뻔히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부겸 전 총리가 대구시장 당선 후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놀부가 제비 다리를 부러뜨려 놓고 붕대를 감아주는 것과 다를 게 없다"며 "대구시장과 경북지사의 임기가 4년인데, 2년 만에 통합하고 자리를 내놓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왜 광주·전남은 20조를 받고 대구경북은 10조만 받아야 하냐. 선거라고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될 일"이라며 주장했다.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을 위한 당 지도부의 전면 쇄신도 촉구했다. 그는 "황교안, 윤석열, 한동훈, 장동혁이 역사 깊은 당에 1~2년 만에 들어와 대권 후보나 당 대표가 됐다가 다 실패했다"며 "정치는 그렇게 간단한 영역이 아니다. 훈련된 사람들이 당을 이끌도록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언제부터인가 당 지도부가 자기 이익을 노골적으로 챙기면서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며 "공심을 앞세우는 사람에게는 따르는 사람이 없고, 파벌을 만들어 자리와 공천을 나눠 줘야 따르는 당이 돼버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은 박지원, 정동영, 추미애, 송영길 등 중진들이 공천을 받고 역할을 다하는데 우리는 공천 때마다 누구를 들어낼지만 걱정한다. 이것을 못 바꾸면 백약이 무효"라고 단언했다.
현 지도부를 향한 압박도 거듭 제기했다. 그는 "지지율이 15%까지 내려온 마당에 선거 50여 일을 앞두고 자숙하고 물러서야 마땅한데 비판하는 사람을 징계하고 있다. 이미 윤리가 다 깨진 것"이라며 "이번 선거가 폭망해야 장동혁 대표가 물러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 주호영 국회부의장 2026.04.27 yrk525@newspim.com |
보수 재건의 방향에 대해서는 가치와 비전의 회복을 역설했다. 주 부의장은 "자유를 존중하고 법치주의를 따르며 약자를 돌보는 보수의 가치가 얼마나 좋은 것이냐"며 "국민에게 우리 방식대로 하면 나라가 발전하고 모두가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 그것이 보수 재건의 가장 큰 일이다. 거기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주 부의장은 "우리 후보가 김부겸 후보를 막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 움직이겠다"며 "아직 후유증이 많고, 이번 선거를 조금 승리하면 장동혁 체제를 그대로 가져가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총리에게는 "1984년부터 인연을 맺고 대학원도 함께 다닌 친한 형님 동생 사이였는데, 지난 선거를 치르고 나서 소원해진 것 같다"며 "대구 발전을 위해 진심을 다해 주시고, 대구 시민들이 민주당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는 점은 부디 바로잡아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yrk52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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