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관의 뉴스프레소] '현대차 장남 음주운전' 기사 삭제-수정 사건이 던진 질문들
2026.01.13 08:16
| ▲ 1월 13일 한겨레 6면 기사. |
| ⓒ 한겨레 |
1) '현대차 장남 음주운전' 기사 삭제-수정 사건이 던진 의문들
2021년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 장남의 음주운전 기사가 지난해 주요 언론에서 삭제되거나 수정된 사건을 한겨레가 13일 시민편집인 칼럼으로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24일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장남 정아무개씨가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내 벌금 9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것은 2021년 8월의 일이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난해 9월 이 사건을 다룬 SBS 기사 3개와 YTN 기사 2개가 기사를 쓴 기자와의 협의 없이 모두 삭제됐다.
보도 이후 사례를 더 취합해보니 MBC와 세계일보, 뉴시스 등이 기사를 삭제했고, 한겨레와 연합뉴스, 한국일보, 서울신문 등은 본문이나 제목을 수정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한겨레에서는 뉴스룸국장 등 간부 2명 이 5일 보직 사퇴했고, 다른 회사에서도 노조 등이 앞장선 진상조사와 책임자 규명이 한창이다.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서수민 교수는 해당 칼럼에서 현대차그룹이 왜 4년 전의 사건을 지난해 9월 전방위적으로 지우려 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서수민은 미국 국적을 포기한 이지호(삼성 이재용 회장의 장남)가 해군 제복을 입은 사진이 언론에 연일 도배되며 국민들이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우호적으로 바뀌는 상황이 부러운 현대차가 후계자 이미지 개선을 위해 과도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서수민은 한겨레가 기업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기사를 수정하거나 포털에 송고하지 않은 여타 사례들을 열거하며 "한겨레는 타사에 견줘 편집권 독립의 수준이 압도적으로 높고 재벌 권력에 대한 비판적 논지를 견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사고가 잊을 만하면 불거져 나왔다"며 편집권 독립과 관련해 강력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기업의 기사 삭제 요청이 공론화되는 언론사의 풍토 자체가 부럽다"는 이번 사태에 언급되지 않은 매체에서 일하는 기자의 반응도 소개했다.
2) 청와대 관계자 "중수청 조직 이원화는 대통령 지시사항"
정부가 12일 입법 예고한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법안을 놓고 범여권의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중수청을 변호사 자격을 가진 수사사법관과 비법조인으로 구성된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한 것을 놓고 현재의 검찰 특수부를 중수청으로 거의 그대로 옮겨놓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소청 조직은 대공소청-고등공소청-지방공소청의 3단 구조로 운영되고, 공소청 수장의 명칭은 헌법 규정을 고려해 '검찰총장'을 유지하기로 했다.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약 3000명 규모로 설치되며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 참사·마약·내란·외환 등 9대 범죄를 수사한다. 중수청 인력은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되는데 수사사법관은 변호사 자격이 요건이며 법리 적용과 증거 분석을 담당하고 전문수사관은 증거 수집을 맡는다. 검찰청 검사들 대부분이 중수청 수사사법관을 맡을 수밖에 없는데 결국 이들이 중수청을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각 고등공소청에 사건심의 위원회 설치, 검사 적격심사위원회에 외부 추천위원 비율 상향, 검사의 정치 관여 처벌 규정 신설 등으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상기 제도들은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추진단 자문위원인 양홍석 변호사는 한국일보에 "검찰 특수 기능을 도려내 다른 기관을 만들고 기존 시스템을 가져다 쓰면 (이 같은)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중수청은 누가 통제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이원화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 사항"이라고 말했다.
범여권에서는 강한 반발이 나왔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봉욱 민정수석이 "법률가인 수사사법관과 부수적 역할을 하는 전문수사관을 엄격히 이원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고 적힌 문건을 공개하고 "결국 검사가 수사사법관으로 명찰만 바꿔 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법사위에서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개혁 방해 세력이 검찰개혁안을 만든 것이 아니냐는 국민 우려가 크다"고 하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재명 정부의 검찰은 그렇지 않다"며 "검찰 제도 자체가 다 나쁘거나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한병도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로 찾아온 우상호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당정 이견은 없다"고 했다. 같은 당 정청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조만간 정책의총을 열어서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개별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서 혼란을 일으키는 일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3) 국힘 전대 앞둔 김건희의 주문 "나경원 머리 높이지마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출마하려는 당대표 후보를 품평하고 특정후보 지원을 지시한 정황이 특검 수사로 드러났다고 한겨레가 13일 보도했다.
김건희 특별검사팀은 수사 과정에서 김건희가 운영했던 전시업체 코바나컨텐츠 이름이 하단에 새겨진 메모장을 확보했다.
메모장에는 "총선에 이기려면 (김기현) 조직"이라는 내용과 함께 김기현·권영세·나경원 등 당대표 후보군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특검팀은 이 메모가 이준석 전 대표가 축출되고 처음 치러지는 2023년 3월 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후보를 고른 정황으로 판단했다. 메모장에는 "나경원 머리를 너무 높이지 말라"는 내용과 함께 '1) 카리스마', '2) 호감적이어야 한다' 등 당대표의 조건으로 추정되는 대목, "권성동 장제원이 도와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나경원은 2022년 10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발탁되며 유력한 당대표 후보로 거론됐지만 2023년 1월 5일 '출산 시 대출원금 일부 탕감 구상'을 밝힌 것을 계기로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다가 8일 만에 해임됐다. 이후에도 국민의힘 초선 의원 50명이 '전당대회 출마를 하지 말라'며 압박하는 연판장을 돌리자 나경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전당대회 초반 약체로 꼽혔던 김기현 의원은 고 장제원 의원과 '김장연대'를 구축하고 친윤석열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당대표에 선출됐다.
김건희의 메시지가 국민의힘에 집단 입당한 통일교 쪽에 전달돼 특정 후보들을 당선시킨 정황도 드러났다. 김건희와 통일교의 가교 역할을 했던 '건진법사' 전성배는 2023년 2월 초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당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조수진·장예찬으로 정리하라네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윤영호는 "움직이라고 하겠다"고 답했다. 박성중만 빼고 모두 당선됐다. 당대표가 된 김기현 부부는 당선 9일 뒤인 2023년 3월17일 김건희에게 260만원짜리 로저 비비에 가방을 건넨 것으로 드러나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김건희 측은 한겨레에 "(메모의) 작성 시기, 작성 경위, 메모의 실질적인 내용 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4) 이혜훈 인사청문회 '증인 0명' 가능성
여야가 19일로 예정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할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야당은 이혜훈에게 제기된 보좌진 갑질 및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 등을 규명하려면 전직 보좌진 등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여당이 반대하고 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12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인사청문회 개최안을 의결할 계획이었지만 증인 채택 합의에 실패하면서 회의를 열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서울 서초구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과 아들 '부모 찬스' 의혹, 인천 영종도 땅투기 의혹 등 사안별로 최소 1~2명의 증인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혜훈으로부터 갑질 피해를 받은 전직 보좌진도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불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전직 보좌진과 국토교통부 관계자 등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에 반대했다.
국민의힘 재경위 간사 박수영 의원은 "민주당은 역대 기획재정부 장관 청문회를 할 때 증인·참고인을 채택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말했고, 민주당 간사 정태호 의원은 "국토부를 받겠다고 했는데 또 다른 걸 들고나왔다"고 했다.
국회 증언·감정법상 최소 7일 전에 자료 요구가 송달돼야 하는 만큼 19일 청문회 개최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청와대는 여권 일각에서 제기된 자진사퇴론에 선을 그었다. 김병욱 대통령 정무비서관은 기자들에게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도덕성을 보고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5) '체납 세금 많다' 비판 피하려 1조 4000억 탕감해준 국세청
국세청이 국세 체납액이 늘어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편법을 동원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1조 4268억원의 세금을 부당하게 탕감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세청은 2020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누적 체납액을 공개하라는 요구를 받자 이듬해부터 누적 체납액을 국세 통계포털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임시 집계한 누적 체납액이 12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자 누적 체납액 관리가 부실하다는 비난을 우려해 2021년 6월까지 누적 체납액을 100조원 미만으로 줄인 뒤 공개하기로 계획했다. 당시 국세청 국장은 감사원 조사에서 "누적 체납액 축소 목표 설정을 위한 보고 과정에서 별다른 근거 없이 120조원, 110조원, 100조원, 90조원 중 100조원을 골랐다"고 했다.
당시 국세청장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20년 8월 취임해 윤석열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6월 물러난 김대지였다. 이후 국세청은 각 지방청에 누적 체납액 감축 목표를 일률적으로 20% 줄이라는 지침을 내려보냈고, 목표 달성을 위해 누적 체납액 축소 실적을 직원 성과 평가 항목에 반영하기도 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지자 국세청은 각 지방청에 장기 압류 재산 및 고액체납자를 선별하고 소멸시효 정비를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5억원 이하는 5년, 5억원 이상은 10년인 세금의 법정 소멸시효가 지나면 체납 세금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체납 세금 소멸시효 계산 기준을 바꾸는 방식으로 2021년부터 2023년 동안 1조4268억원의 세금이 부당하게 탕감됐다.
여기에는 고액 체납자 1066명이 내지 않은 세금 7222억원도 포함됐다. 1038억원을 체납한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625억원을 체납한 정보근 전 한보철강공업 대표, 423억원을 체납한 이동보 전 코오롱고속관광 대표, 227억원을 체납한 장수홍 전 청구그룹 회장 등이 세금 일부를 탕감받았다. 특히 2조원대 다단계 사기 혐의 등으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주수도 전 JU그룹 회장이 체납한 세금 532억 원도 탕감 대상이 됐다.
그러나 김대지는 감사원 조사 과정에서 "기억나지 않는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6) 오늘의 1면 톱
▲ 경향신문 = 여 강경파, 정부 검찰 개혁안에 "특수부 시즌2"
▲ 국민일보 = 검찰청 폐지하더니… 더 센 중수청 만든다
▲ 동아일보 = 중수청에 수사사법관 與강경파 "제2의 검찰"
▲ 서울신문 = 중수청에 '9대 범죄' 몰아준다
▲ 세계일보 = 사법의 선을 넘은 '커뮤니티 애국심'
▲ 조선일보 = 한일 회담 의제에 '日 수산물' 오른다
▲ 중앙일보 = 외환 컨트롤타워가 없다
▲ 한겨레 = 9대 범죄수사 중수청 검사 중심 조직이원화
▲ 한국일보 = 檢 특수부 본뜬 중수청 '9대 중대범죄'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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