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살아도 세금 6배 폭탄…장특공제 축소의 함정[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2026.04.27 06:01
1가구 1주택자에게 적용되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축소하자는 정부의 의도가 알려지자 정치권이 발칵 뒤집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축소하는 것은 당론이 아니라는 점을 서둘러 밝히기도 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가 생긴 것은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88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시중에 풀린 자금은 주택시장을 자극하여 전국 아파트 매매가가 1987년에는 9.42%, 1988년에는 20.04%, 1989년에는 20.20%나 올랐다.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부동산 광풍이 온 나라를 휩쓸었던 것이다. 돈이 몰리는 곳에 당연히 투기 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시세 차익을 노린 단기 거래도 확산됐다. 이에 정부에서는 집을 단기 보유 후 파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를 도입했다. 3년 이상을 보유하면 투기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이것이 이 제도의 이름이 장기‘거주’특별공제가 아니라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된 이유다. 거주할 때 공제되는 것이 아니라 보유할 때 공제가 되는 제도다.
정권에 따라 공제율은 조금씩 조정을 해왔지만 이 제도에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2020년 문재인 정부 때였다. 2019년까지는 10년 보유만 하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80%까지 받을 수 있었던 것을 2020년부터는 2년 실거주를 해야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전부 받을 수 있도록 개편했다.
문재인 정부, 보유에서 거주로 개편
세법이 개정되자 주택시장에는 혼란이 일어났다. 과거에 이미 10년의 보유 기간을 채운 사람들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80%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었는데 실거주를 하지 않을 경우 과거 보유분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자 세입자를 내보내고 본인들이 다시 거주하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자기 집에 들어가서 2년을 채우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문재인 정부에서는 2021년에 다시 한번 세법을 개정하였다. 2년만 실거주를 해서는 안 되고 최장 10년을 거주해야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모두 받을 수 있게 개정해서 지금에 이른 것이다.
그렇다면 현행 세법에 따라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어떻게 적용되고 세금이 얼마나 나오는지 비교해보자.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2026년 3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5억5454만원이고 10년 전인 2016년 3월은 5억5435만원이었다. 10년 만에 10억원 정도가 오른 것이다. 이는 강남과 같은 고가 지역 이야기가 아니고 서울 평균 아파트가 그 정도 올랐다는 것이다.
양도소득세를 정확히 계산하려면 취득비용이나 부동산 중개수수료 등을 감안해야 하지만 시뮬레이션이 목적인 만큼 최대한 간단하게 비교해 보겠다. 5억원에 서울 아파트를 사서 15억원에 판 사람의 양도차익이 10억원이라고 가정해 보자.
Case B는 10년을 보유했지만 2년 동안만 거주한 사람이다. 이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거주분 8%(=4% X 2년)과 보유분 40%(=4% X 10년)의 합인 48%가 되어 세금은 2209만원가량 나온다.
Case C는 10년을 보유했지만 거주는 하지 않은 사람이다. 이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분에 대해서도 4%가 아니라 2%가 적용되어 20%(=2% X 10년)의 합인 20%가 되어 세금은 약 4390만원이다. 현행 세법을 따라도 비거주 1주택자는 거주 1주택자에 비해 9배 이상이나 많은 세금을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만약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축소되면 세금은 얼마나 오를까.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으로 유추하면 장기보유특별공제 중에서 거주분은 유지되지만 보유분은 없어지거나 상당히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거주분 연간 4%는 그대로 유지되고 보유분은 없어지는 것을 가정해서 시뮬레이션해 보자.
Case D는 Case A와 같이 10년 동안 거주한 사람이다. 이 사람의 세금은 2825만원 정도 나오게 돼 지금보다 세금이 무려 488%나 늘어난다. 금액으로는 2345만원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Case E는 Case B와 같이 10년을 보유했지만 2년 동안만 거주한 사람이다. 이 사람의 세금은 5393만원 정도 나오게 돼 지금보다 세금이 144%가 증가한다. 금액으로는 3184만원 정도 늘어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Case F는 Case C와 같이 10년을 보유했지만 실거주 요건을 채우지 못한 사람이다. 이 사람의 세금은 6062만원 정도 나오게 되어 지금보다 세금이 38%가 늘어난다. 금액으로는 1672만원 정도 증가하는 것이다.
실거주자를 보호하고 비거주하면서 시세 차익만을 노린 1주택자에게 세금폭탄을 때리기 위해 세제 개편을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가 실거주자에 대한 세금폭탄이 되는 것이다. 비거주 1주택자는 세금이 38%(1672만원) 정도 늘어나는 것에 비해 10년 실거주 요건을 채운 사람은 그보다 더 많게 세금이 488%(2345만원)나 증가하는 것이다.
왜 이런 모순이 생기는 것일까. 거주를 하는 동안 보유 기간도 자동적으로 채워지기 때문에 보유 기간 분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없애면 10년 동안 실거주한 사람이 더 피해를 받게 되는 것이다.
보유분 줄이고 거주분 늘려야
그러면 실거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사둔 사람에게만 세금폭탄을 투하하려면 어찌하면 될까. 아주 쉽다. 보유분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4%에서 0%로 바꾸는 대신 거주분에 대해서는 4%에서 8%로 늘리면 된다. 그렇게 되면 10년을 거주한 사람은 80% 공제를 받으니 아무런 피해가 없게 되는 것이다. 만약 정부에서 이런 방법으로 세제개편을 한다면 “주택 시장을 실거주 위주로 개편하려는 의지가 있구나”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보유특별공제에서 보유분만 줄이겠다고 하면 증세를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비거주자라도 1주택자는 투기의 의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1주택자의 경우 집값이 오르더라도 자기 것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도 오르기 때문에 (돈 가치 하락으로 인해 손해를 보지 않았을 따름이지) 크게 이익을 봤다고 할 수 없다.
추가 수익을 거두려면 여러 채를 사서 수익을 올리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현행 세법은 다주택자에 대해 가혹할 정도로 무거운 세금을 부과한다.
Case G는 다주택자가 5월 9일 이전에 규제 지역에 있는 주택을 처분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는 10원도 적용되지 않는다. 10억원이 남았어도 세금은 무려 4억2131만원이나 내게 된다. 실효 세율이 42.1%를 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니다. 만약 이 사람이 5월 10일 이후에 처분하게 된다면 양도세가 중과된다. 만약 이 사람이 다른 지역에 집을 한 채 더 가지고 있는 2주택자라고 하면 세금은 6억4076만원이 된다(실효 세율 64.1%).
더구나 이 사람이 다른 지역에 집을 두 채 더 가지고 있는 3주택자라고 하면 세금은 7억5049만원이 된다(실효 세율 75.0%). 과수원에 사과가 네 개가 열렸다면 과수원 주인이 하나 가져가는데 정부는 세 개를 가져가는 시스템이다.
다주택자의 수익을 대부분 환수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1주택자까지 투기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과연 국민 정서에 맞는지 생각해 볼 시점이다.
다음 칼럼에서는 그동안 수많은 정권들이 왜 1주택자를 보호하려 했는지, 그리고 왜 1주택자에 대한 증세는 신중해야 하는지를 살펴보자.
아기곰 (‘재테크 불변의 법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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