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시대 버틴 '재고 떨이'…경제성장 깎아먹어
2026.04.26 18:50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1.7% ‘깜짝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유가 여파로 내수 회복세가 부진하고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기업들이 생산을 더 늘리기보다는 기존 ‘재고’를 소진하는 행태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우리 경제는 재고투자의 증감이 민간 소비지출에 견줘 경기(성장률) 변동을 키우는 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2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국내총생산을 지출 측면에서 구성하는 부문은 △내수(민간·정부 최종소비지출) △투자(설비·건설투자 등 총고정자본형성) △재고 증감(재고투자) △순수출(수출-수입)이다. 각 부문이 실질 경제성장률에 기여한 정도(%p)를 보면 ‘재고 증감’의 영향이 커지는 추세가 관찰된다.
지난 1분기 성장 기여도는 민간 소비지출 0.2%p, 재고 증감 -0.4%p로 ‘재고 감소’가 성장률을 0.4%p 깎아 먹었다. 반면 우리 경제가 역성장(-0.2%)했던 지난해 4분기에 성장 기여도는 민간 소비지출 0.1%p, 재고 증감 0.3%p였다. ‘재고 증가’가 성장률을 지탱시키는 힘이 ‘민간 소비지출’보다 큰 것이다.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면서 기업들이 목표로 관리하는 상품 재고의 수준, 즉 재고투자 행태가 민간 소비지출 항목에 견줘 지디피 성장률 변동을 초래하는 더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재고가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변동은 국내 경기순환 진폭을 완화해 경기를 안정화시켜주기도 하지만, 그와 반대로 경기변동을 확대시키는 경제교란 요인이 되기도 한다. 재고 축적은 기업들이 공장생산량을 늘린 것이니 성장에 플러스 기여를, 재고 감소는 기업들이 경기 둔화를 예상해 생산을 줄인 것이니 마이너스 기여를 하게 된다. 최근 13개 분기 중에 ‘재고 증감’이 성장률을 끌어올린 때가 6번, 깎아먹은 때가 7번이었다.
특히 2023년 이후 지난 1분기까지 13분기 중 ‘재고 증감’의 성장 기여도가 ‘민간 소비’에 견줘 플러스 쪽이든 마이너스 쪽이든 영향이 더 컸던 때는 8번, 똑같았던 때는 4번이다. 민간 소비의 성장률 증감 영향이 더 컸던 때는 한 번뿐이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소비·투자·수출 등 지디피를 구성하는 전 부문이 좋아졌음에도 3월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발발 이후 기업들이 기존 상품 재고를 소진시키는 쪽으로 경기에 대응하면서 재고변동(감소)의 성장 기여도가 급감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경제에서 상품 재고는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경기변동을 완충하는 역할을 하는 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내수 회복이 더디고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의 재고투자 행태가 단기적으로 경기변동을 더 키우고 경기순환 주기도 짧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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