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 내내 ’100m 17초' 속도로 달렸다
2026.04.27 00:44
26일 런던 마라톤에서 쏟아진 신기록 행진에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이 열광했다. 사바스티안 사웨(케냐)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꿈의 기록 ‘서브2’(마라톤 풀코스를 2시간 이내에 달리는 것)에 성공했다. 2위 요미프 케젤차(에티오피아)도 2시간이 못 돼 결승선을 통과했다.
사웨는 이날 레이스 초반부터 안정적인 페이스를 유지했다. 선두 그룹에서 초반 5㎞를 14분14초(2시간 00분 3초 페이스)에 통과했고, 하프 지점을 1시간 00분 29초에 지나며 흐름을 이어갔다. 사웨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세계기록을 겨냥해 페이스메이커에게 “하프 지점을 1시간0분30초 안팎에 통과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정확히 들어맞았다.
반환점을 돈 사웨는 더 빨라졌고, 30㎞ 지점부터 케젤차와의 본격적인 우승 경쟁이 시작됐다. 사웨는 결승선을 약 1.7㎞를 남기고 스퍼트를 시작해 케젤차를 따돌렸고, 버킹엄궁 앞 결승선을 1시간59분30초에 통과하며 두 팔을 번쩍 치켜들었다.
사웨는 풀코스 데뷔전인 2024년 발렌시아 마라톤에서 우승(2시간2분05초)하며 단숨에 세계 최정상급 마라토너로 떠올랐다. 지난해 런던 마라톤에서도 2시간2분27초로 우승해 ‘차세대 기록 제조기’로 불렸다. 사웨는 우승 직후 “오늘 이 자리까지 오직 기록 단축만을 위해 계속 노력했다”면서 “인간에게 한계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 기쁘다”고 말했다.
2시간 이내에 42.195㎞를 달리는 것은 오랫동안 ‘불가능한 도전’으로 여겨졌다. 마라톤 올림픽 금메달만 2개인 엘리우드 킵초게(케냐)가 201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1시간59분40초를 기록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킵초게는 특수 설계된 코스와 차량 레이저 유도, 페이스메이커 41명이 투입돼 기록 향상을 도운 비공식 이벤트였다. 세계육상연맹에도 공인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사웨에 뒤져 2위에 그쳤지만, 케젤차의 기록(1시간59분41초)도 충분히 놀라웠다. 그동안 공식 대회에서 한 번도 없었던 2시간 벽을 깬 선수가 한꺼번에 두 명이나 나온 것이다. 3위 제이컵 키플리모(우간다)도 2시간0분28초로 종전 세계기록보다 빨랐다.
1981년 시작된 런던 마라톤은 베를린·보스턴·시카고·뉴욕·도쿄 대회와 함께 ‘세계 6대 마라톤’으로 꼽히는 메이저 이벤트다. 런던 그리니치 공원에서 출발해 템스강 주변을 지나 버킹엄궁 앞에서 레이스가 끝난다. 대체로 평탄하지만, 베를린이나 시카고처럼 ‘신기록 제조기’로 분류되는 코스는 아니다. 런던 마라톤에서 세계 신기록이 나온 것은 이날 전까지 2002년 할리드 하누치(미국·2시간5분38초)가 마지막이었다. 대신 런던 마라톤은 초청 선수에 대한 대우가 좋아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우승 경쟁이 치열한 만큼 기록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윤여춘 마라톤 해설위원은 “최적의 날씨와 라이벌 구도가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오전 기온이 섭씨 10~14도의 건조한 날씨로, 사웨 입장에선 케냐 현지에서 훈련할 때와 거의 유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세계 신기록 페이스면 35㎞쯤부터 경쟁자 없이 혼자 뛰는 경우가 많은데, 이날은 40㎞를 지날 때까지도 케젤차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친 것이 막판 스퍼트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진화를 거듭하는 최첨단 러닝화도 기록 단축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웨와 케젤차는 아디다스가 개발한 초경량 마라톤화를 처음 신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발 한 짝 무게가 97g으로 이전 모델보다 약 30% 가벼워졌고, 밑창의 카본 구조도 더욱 개량해 주행 효율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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