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도 잠재성장률은 ‘내리막’...OECD “내년 4분기 1.5%, 사상 최저”
2026.04.26 16:28
경제의 기초체력을 의미하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내년 1.5%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지난 1분기 경제가 ‘깜짝’ 성장했지만 저출생과 고령화, 생산성 둔화 등의 여파로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빠르게 약해지면서 ‘구조적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신 데이터를 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지난해 1.92%에서 올해 1.71%로 0.2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에는 1.57%로 0.14%포인트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4분기에는 1.52%까지 낮아진다. 매년 사상 최저치를 새로 쓰는 셈이다.
잠재성장률은 잠재 GDP의 증가율로, 잠재 GDP는 한 나라가 노동·자원·자본 등 모든 생산요소를 활용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이다.
OECD 기준 한국 잠재성장률은 2012년 3.63%를 정점으로 줄곧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내년까지 하락세가 이어지면 15년간 경제성장률의 ‘천장’이 절반 이하로 낮아진 것이다.
다른 기관들의 잠재성장률 전망도 비슷하다. 한국은행도 이미 2024년 12월 보고서에서 잠재성장률이 2021∼2023년 2.1%, 2024∼2026년 2.0%, 2025∼2029년 1.8% 등으로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지난해 1.8%에서 올해 1.6%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지난 1월 잠재성장률을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반도체 호황으로 한국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경제의 기초체력은 계속 쪼그라드는 셈이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단일 산업에 의존하는 경제는 궁극적으로 재정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정 산업 쏠림에 따라 그 산업 이외 부문은 취약해지는 ‘네덜란드병’(Dutch disease)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병은 1960년대 네덜란드가 천연가스를 대량 발견해 수출하면서 오히려 제조업 경쟁력이 나빠진 데서 나온 말이다.
저출생과 고령화, 생산성 둔화 등으로 실질 GDP가 잠재 GDP에 못 미치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 최신 데이터를 보면 한국 GDP갭(격차)률은 올해 –0.9%, 내년 –0.63% 수준이다. 전망대로라면 지난 2023년부터 5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GDP갭률이 마이너스면 실질 GDP가 잠재 GDP를 밑돈다는 뜻으로 생산설비나 노동력 등 생산요소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26일 “올해 성장률 상승세는 반도체 특수 덕분이므로 특수가 끝나면 성장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저출산 대응·노동구조 개혁 등에 더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는 이날 엑스(X)에 글을 올려 “정부는 적극적 정책 대응을 통해 올해를 반드시 잠재성장률 반등의 원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며 “잠재성장률은 경제구조 변화와 정책 대응에 따라 얼마든지 반등시킬 수 있다” 강조했다.
그는 “AI 대전환, 녹색 대전환 등 초 혁신경제 구현을 더욱 가속화하고, 특히 방산·바이오·K-컬처 등 제2, 제3의 반도체와 같은 초 혁신산업을 육성하겠다”며 “구체적인 청사진과 액션플랜을 담은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오는 6월께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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