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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이렇게 벌어도 안되네”…내년말 잠재성장률 1.5% ‘털썩’

2026.04.26 18:18

반도체 호황에 경제 착시효과
올 1.75% →내년 1.57% 하향
2012년 이후 15년째 뒷걸음질

2030년까지 연금지출 증가율
OECD 회원국중 가장 가팔라


수출 대기중인 부산항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을 의미하는 잠재성장률이 1%대 중반까지 추락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6%라는 ‘깜짝 상승’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효과가 걷히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염려다. 특히 가파른 고령화에 따른 재정 지출 급증은 중장기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2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잠재성장률은 지난해 1.92%에서 올해 1.71%로 낮아진 데 이어 내년에는 1.57%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2년 3.63%를 기록한 이후 15년째 내림세가 이어지는 셈이다.

잠재성장률은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를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가리킨다. 이 지표가 장기간 하락하는 것은 경제 체질 자체가 약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이 2025~2029년 잠재성장률을 1.8% 내외로 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OECD 전망치가 더 낮다는 평이다. 이는 대외적으로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 배경에는 구조적인 인구 감소와 생산성 정체가 자리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는 2021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된 상태고,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생산성 향상 역시 아직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근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 호황은 내년 상반기까지 제한될 것이라고 한국은행이 전망한 바 있다. 결국 메모리의 주요 고객사인 AI 클라우드 수요가 꺼지면 반도체 수출이라는 단일 엔진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 또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다.

이 때문에 반도체 경기 둔화 이후를 대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최근 주요 그룹 사장단과 간담회에서 “제2·제3의 반도체 산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현재 로봇·조선·방산·원전 등 이른바 ‘포스트 반도체’ 산업이 육성되고 있지만 아직 반도체를 대체할 만한 규모로 성장하지는 못했다는 점이 한계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성장률의 약 55%가 반도체에서 비롯될 정도로 특정 산업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반도체 경기가 꺼지면 세수 기반이 약화하고, 이는 곧 재정 여력 축소로 이어지며, 확장 재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문제는 고령화에 따른 재정 부담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데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재정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연금 지출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GDP 대비 0.7% 증가해 주요 20개국(G20)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른 상승률을 기록할 예정이다. 미국 0.5%, 독일 0.3%, 일본 0.2%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는 성장 기반이 약화하는 상황에서 복지 지출만 빠르게 늘어나는 ‘구조적 불균형’을 일으킨다.

정부는 올해만 약 27조원이 투입되는 기초연금을 대상으로 개혁에 착수할 예정이다. 기초연금은 현재 노인 하위 70%에게 지급되는데, 법정 노인연령을 단계적으로 상향하면 기초연금 재원을 크게 아낄 수 있다는 평가다. 정부 용역을 의뢰받은 홍익대 산학협력단은 법정 노인연령을 현행 65세에서 2056년까지 75세로 단계적으로 높이면 지금부터 2065년까지 약 40년간 기초연금 재정을 최대 603조원 절감할 수 있다고 최근 보고서에서 밝혔다.

한편 제2 반도체 산업 부재와 고령화에 따른 재정 부담 가중은 원화 가치 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정 산업에 의존하는 경제는 대외 환경 변화에 취약하고, 고령화에 따른 연금 지출 급증은 국가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켜 화폐 신뢰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3월 말 기준 85.44로, 한 달 전보다 1.57포인트 하락했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국제 교역에서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나타내는 환율이다.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에 최저치다.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외환위기 당시 최저 68.1, 금융위기 당시 최저 78.7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 특히 지난달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은 BIS 통계에 포함된 64개국 중 일본(66.33)과 노르웨이(72.7)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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