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도 잠재성장률은 '내리막'…OECD "내년 4분기 1.5%, 사상 최저"
2026.04.26 16:29
경기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신 데이터를 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지난해 1.92%에서 올해 1.71%로 0.2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에는 1.57%로 0.14%포인트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4분기에는 1.52%까지 낮아진다. 매년 사상 최저치를 새로 쓰는 셈이다.
잠재성장률은 잠재 GDP의 증가율로, 잠재 GDP는 한 나라가 노동·자원·자본 등 모든 생산요소를 활용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이다.
OECD 기준 한국 잠재성장률은 2012년 3.63%를 정점으로 줄곧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내년까지 하락세가 이어지면 15년간 경제성장률의 ‘천장’이 절반 이하로 낮아진 것이다.
다른 기관들의 잠재성장률 전망도 비슷하다. 한국은행도 이미 2024년 12월 보고서에서 잠재성장률이 2021∼2023년 2.1%, 2024∼2026년 2.0%, 2025∼2029년 1.8% 등으로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지난해 1.8%에서 올해 1.6%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지난 1월 잠재성장률을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반도체 호황으로 한국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경제의 기초체력은 계속 쪼그라드는 셈이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단일 산업에 의존하는 경제는 궁극적으로 재정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정 산업 쏠림에 따라 그 산업 이외 부문은 취약해지는 ‘네덜란드병’(Dutch disease)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병은 1960년대 네덜란드가 천연가스를 대량 발견해 수출하면서 오히려 제조업 경쟁력이 나빠진 데서 나온 말이다.
저출생과 고령화, 생산성 둔화 등으로 실질 GDP가 잠재 GDP에 못 미치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 최신 데이터를 보면 한국 GDP갭(격차)률은 올해 –0.9%, 내년 –0.63% 수준이다. 전망대로라면 지난 2023년부터 5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GDP갭률이 마이너스면 실질 GDP가 잠재 GDP를 밑돈다는 뜻으로 생산설비나 노동력 등 생산요소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26일 “올해 성장률 상승세는 반도체 특수 덕분이므로 특수가 끝나면 성장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저출산 대응·노동구조 개혁 등에 더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는 이날 엑스(X)에 글을 올려 “정부는 적극적 정책 대응을 통해 올해를 반드시 잠재성장률 반등의 원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며 “잠재성장률은 경제구조 변화와 정책 대응에 따라 얼마든지 반등시킬 수 있다” 강조했다.
그는 “AI 대전환, 녹색 대전환 등 초 혁신경제 구현을 더욱 가속화하고, 특히 방산·바이오·K-컬처 등 제2, 제3의 반도체와 같은 초 혁신산업을 육성하겠다”며 “구체적인 청사진과 액션플랜을 담은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오는 6월께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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