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빚굴레에 갇혔다"…취약차주 밀린 빚 13조 탕감
2026.04.26 06:10
李 "채무탕감, 경제질서 바람직"…상환능력 파악 권한 강화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강한 의지 속 새도약기금과 새출발기금을 통해 현재까지 약 13조 원에 달하는 채무조정이 이뤄졌다. IMF 당시 사업자금을 빌린 뒤 30년 가까이 빚의 굴레에 갇힌 장기 연체 채무자 등이 재기 기회를 얻었다.
26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채무를 조정해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재기를 지원하는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신청자는 3월 말 누적 기준 19만 856명으로 전월 대비 6073명 늘었다. 신청 채무액도 30조 189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9288억 원이나 증가했다.
이 중 11조 3398억 원(12만 7564명)이 채무조정 약정을 체결했다. 5조 9349억 원은 매입형 채무조정으로 평균 73%의 원금이 감면됐고, 나머지 5조 4049억 원은 중개형 채무조정으로 평균 이자율이 약 5.2%포인트(p) 인하됐다.
7년 이상, 5000만 원 이하의 빚을 탕감해 주는 이재명 정부 배드뱅크 '새도약기금'도 시동을 걸었다. 새도약기금을 통해 장기 연체채권 총 16조 4000억 원 규모를 매입해 113만 4000명의 채무를 감면하겠다는 목표다. 현재까지 장기연체채권 7조 7000억 원(약 60만 명)을 매입, 이중 지난달까지 1조 7591억 원의 사회 취약계층 장기 연체채권을 소각했다.
새출발기금(11조 3398억 원)과 새도약기금(1조 7591억 원)으로 총 13조 원의 채무조정이 이뤄진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약차주의 채무를 탕감해 재기 지원 기회를 줘야 한다는 기조를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제14회 국무회의 겸 제4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을 빚쟁이라고 딱지 붙여서 경제활동도 제약하는 것은 국가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며 "파산 절차를 쉽게 한다든지 채무조정을 해준다든지 해서 정상적인 경제 활동 인구로 복귀시키는 게 국가 사회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채권자 입장에서도 어차피 못 받는 거 장부 잔뜩 갖고 있어봤자 의미가 없지 않으냐"라고 밝혔다.
실제 채무조정 대상자 가운데 30년 가까이 빚을 갚지 못해 정상적인 경제생활이 불가능한 사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사 입장에서도 어차피 못 받을 채무라면 연체 채권 소각을 통해 일부라도 받는 게 훨씬 낫지 않냐는 말에 동의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그동안에는 상환능력 심사가 생략되는 취약계층 채권과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한 경우 위주로 채권 소각이 이뤄졌는데, 차주 동의 없이도 주식 거래나 가상자산 보유 내역을 들여다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며 채무 조정이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르면 캠코는 예·적금, 증권 등 금융자산 및 가상자산 보유내역, 기타 소득·재산정보(과세·부동산정보 등) 등을 채무자의 사전동의 없이 상환능력 심사에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 결과 새출발기금 원금 감면자 중 월 1억 원의 고소득자나 5억여 원의 가상자산 보유자 등이 포함돼 논란이 일었는데, 채무자 상환 능력 심사에 필요한 정보를 사전 동의 없이 제공받을 수 있게 된 만큼 '도덕적 해이' 우려를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캠코 관계자는 "그동안 '재산 있는 사람'에 대한 채무를 감면해 준다는 논란이 있었는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점이 가장 한계였다"며 "법 개정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받을 수 있게 된 만큼 도덕적 해이 논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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